Major Incidents from European History over
International Relations Realm
국제 관계학의 역사에서 시대별 맥락을 짚을 때 반드시
검토하고 분석하는 몇 가지 역사적 사건이 있어요.
그 역사와 시기를 보면 15세기에서 20세기까지 백여 년
언저리의 간격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여 매우 흥미롭죠.
오늘은 이런 국제적 사건과 국가간 조약의
역사를 요약하여 정리해 볼까요.
1453년, 콘스탄티노플 함락 Fall of Constantinople
1453년이 중세를 끝장 낸 연도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해 서양 중세사 최고의 사건인즉슨.. 비잔틴 제국, 즉
(동)로마 제국이 오스만 제국의 공격으로 멸망한 일일테죠.
무려 2200년을 이어온 제국이 멸망한 사건이니까요.
오스만 제국은 이슬람 통치의 절정을 찍고 6백 년 넘게
존속한데다 폐쇄적 기독교 문화 속에 골골하던 유럽을
아득히 초월했던 14~17세기 세계의 패권국이자
동시대 유럽 군주들 공공의 적이었습니다.
콘스탄티노플 공방전의 나비 효과로 지중해 동쪽 항로가
막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대서양 일주 항로를 개척했으니
역사의 거대한 새옹지마이자 아이러니라 할 수 있겠죠.
(동양의 신비… 후추를 어디서 수입하냐고?!)
이베리아 반도의 대항해 시대, 피렌체 등 도시 국가들의
르네상스 인문 혁명, 거기에 북독일의 종교 개혁이 바야흐로
적정 혼배합하여 유럽의 근대를 열어 젖히는 찰나였어요.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 화의 Peace of Augsburg
1517년에 95개조 반박문으로 촉발된 종교 개혁이
일단락된 사건이자 루터교를 공인하여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신교를 인정한 계기의 바로 그 사건입니다.
16세기 중반 합스부르크 황제 카를 5세에 맞서 전쟁하던
신교 영방국들이 페르디난트 1세와의 극적인 합의를 통해
루터교 종파를 공인한 군주간 합의 사건이라 볼 수 있어요.
(페르디난트는 카를의 동생이자 독일 대리 통치자..)
페르디난트는 당시 선제후와 농민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간 교세를 꺾기보다 상호 협력하여 자치를 인정하는
개혁 성향으로 독일권 제후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사람..
화의 내용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개별 제후의 종교 통치권을
황제나 교황과 분리하여 최초로 인정했다는 바로 그 점입니다.
해당 영지의 종교를 제후가 택한 종파로 정한다는 내용이죠.
허나 루터교는 인정 받았는데 당시 더 진보적 성향이던 칼뱅
장로교 제후국들이 제외된 문제가 여전히 잔존한 상황이었죠.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 Peace of Westphalia
상호 경쟁하던 국가의 군주들이 독일 뮌스터와
오스나브뤼크에 모여 30년 전쟁의 종식을 선언한
바로 그 조약입니다. 오늘날 국제법의 효시라 하죠.
(요샌 웨스트팔리아로 부르기 시작하기도..)
1618년에 시작한 종교 전쟁 후반부 중요한 변곡점이자
네덜란드 독립 전쟁과도 맞물린 17세기 최대의 사건이
바로 30년 전쟁입니다. 근대 최초의 국제전이라고 하죠.
루터와 칼뱅에서 시작한 투쟁이 130년 만에 여기까지 이른
겁니다만, 프로테스탄트 전쟁을 단순한 종교 문제로 보면
부족하고 교황과 황제 중심 거대한 국정 체계 패러다임이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는 용트림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신교 투쟁의 결과물이 결국 개별 제후가 다스리는 봉토의
자치 주권을 인정하는 내용인 것에서 알 수 있죠. 이제 황제의
통치를 받는 제후의 시대가 아니라 독자적 군주가 된 겁니다.
주권, sovereignty의 개념이 본격화하고 이로 인해 절대
왕정 및 왕권 신수설이 대두되는 발판을 마련하지만 동시에
자유주의의 맹아가 싹트는 동인도 마련되기 시작하는 거죠.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 Peace of Utrecht
스페인 왕위 계승 전쟁을 끝내고 체결한 조약입니다.
생소한 전쟁일텐데 유럽 왕가 간 세력 균형전으로 이해해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를 다스리던 ‘지는 해’ 합스부르크와
프랑스를 다스리는 ‘뜨는 해’ 부르봉 왕가가 주인공인데요.
(부르봉 킹이 바로 ‘태양왕’ 루이 14세. 확장욕 쩌는 분..)
스페인 왕위 계승전에 루이 14세 손자인 앙주 공 필리프가
선순위로 떠오르는 상황을 오스트리아와 영국과 네덜란드가
막아서며 발발한 전쟁입니다. 부르봉이 스페인과 프랑스를
병합하면 견제 불가능한 거대 국가가 탄생하기 때문이죠.
의외로 (그때까지 약체로 분류되던) 영국의 견제가 제대로
먹혀 부르봉이 스페인을 계승하되 프랑스 왕위는 포기하는
조건으로 협상이 타결됩니다. — 루이 14세, 야욕 좌절…
유럽 영토에서 어느 한 나라가 잘 나가 바보짓을 벌이면
엇비슷한 국력의 나라들이 합심하여 다구리를 먹이는…
현재도 이어지는 불문률이 여기서부터 시작된 겁니다.
주권에 영토 개념을 넣는 법리도 형성되었고요.
1815년, 빈 회의 Congress of Vienna
나폴레옹 전쟁을 끝내고 프랑스를 패자로 공인하며
이후 전 유럽에 불어닥칠 자유주의 바람에 제동을 걸고
왕정 복귀를 천명한, 보수 반동의 대명사격 사건입니다.
오스트리아 재상 메테르니히가 주재한 걸로 유명하죠.
프랑스 대혁명 후 집권한 나폴레옹은 황제로서(!) 유럽
각국에 전쟁을 벌였는데요. 역설적으로 유럽 전역에 퍼진
것은 혁명이 낳은 프랑스의 정신이었어요. 자유, 평등, 박애.
회의 대표자는 힘센 나라의 왕과 귀족이었죠. 영국,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자국에 혁명이 수입되면
꼼짝없이 목이 날아가는 분들.. 국경선과 전리품 배당을 놓고
혈안이 되어 똥고집을 부리며 진척이 더디던 중이었는데요.
보나파르트가 유배지를 탈출해 파리로 진군하고 있다는 소식에
다들 화들짝 놀라 협정서에 조인을 했다고 해요. 쌩 코메디..
(메테르니히의 댄스 파티도 찾아 보세요. 배꼽을 잡을 듯..)
이른바 유럽 협조 체제, Concert of Europe이란 국가간
공조가 명문화하여 등장한 거에요. 핵심은 위 위트레흐트 때
다구리.. 와 대동소이하고 이 시스템이 40여 년을 유지했죠.
그러나 한번 불씨를 당긴 자유주의의 대세는 거스를 수 없어요.
30년 7월 혁명(‘레미제라블’ 배경), 32년 영국 선거법 대개혁,
1848 연쇄 혁명과 공산당 선언… 이미 불길은 타오른 거죠.
1919년, 베르사유 조약 Treaty of Versailles
제1차 세계 대전을 종식하고 독일의 패배를 선언하며
막대한 배상금 조건으로 두번째 전쟁의 빌미를 제공한,
독일 제국과 연합군 승전국들 사이의 조약입니다.
빈 회의로 패전국 프랑스가 실질적으로 잃은 것이 없던 데 비해
베르사유 조약의 결과는 독일인들에게 참담한 치욕이었어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배상금으로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닥쳤고
바이마르 공화국은 몰락했으며 히틀러 집권의 계기가 되었죠.
일찍이 경제학자 케인스가 이 비극을 예견했다는 거 아시죠.
(이때 협상 대표단 중 일원이었다가 참다 못해 사퇴..)
특히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의 뻘짓은 어마어마했어요. 그의
하이라이트는 이렇다 할 강제력을 갖지 못한 국제 연맹 창설로
‘마치 무언가 해결된 듯한’ 국제 관계의 판타지를 조장한 점이죠.
장렬한 뻘짓의 대행진이 전간기 20년의 나날을 채워요.
바야흐로 한스 모겐소가 현실주의로 스타가 될 조건이 형성..
안 될래야 안 될 수가 없는 시대로 흘러가고 있었죠.
거기에 세상은 대공황의 광풍에 휩싸이고 있었고요.
이런 악조건에 어떻게 전쟁이 또 안 날 수 있겠어요.
1945년, 얄타 회담 Yalta Conference
제2차 세계 대전을 끝내고 루스벨트와 스탈린과 처칠이
모여 깡패처럼 전후 국제 질서를 결정지은 그 회담입니다.
우리나라는 여기 놀아난 직접 피해 당사자국… 아시죠?
베르사유 조약이 종전 직후 전쟁 문제를 처리하는 성격인데
반해 얄타 회담은 종전이 임박한 시점에 전후 문제를 미리
조율하는 강대국 슈퍼 파워들의 미래 회의 같은 거였죠.
이 사건의 가장 큰 상징성은 팍스 브리태니카의 레짐이 이미
저물었다는 것, 그리고 미국의 대항마로 소련이 등장하여
냉전 시대의 시작을 알린 실질적 계기라는 점이에요.
(실제 미국은 소련의 태평양 전쟁 참전을 이끌어냄.)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한반도가 둘로 갈라져 지금까지도
폐해를 입어야 하는 원인을 만들었죠. 도대체 왜 때문에?!
패전국 일제가 아닌 우리가 분단되어야 하는 거죠?!
그렇게 냉전이 시작하여 1989년 동유럽 혁명까지 존속해요.
하지만 이 땅의 냉전 파편은 아직도 진행 중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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