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s of Crecy and Poitiers, 14th Century
http://jangyune.tistory.com/entry/백년전쟁-잉글랜드프랑스
백년 전쟁이 시작하자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잉글랜드가 프랑스를 압살합니다.
초창기 전투에서 뚜껑 열어보니
양국 군사력에 큰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어요.
이를 여실히 입증한 두 사건이 바로
크레시 전투(1346년 8월 26일)와
푸아티에 전투(1356년 9월 19일)입니다.
잉글랜드 대 프랑스, 숫자의 차이
크레시는 프랑스 북서부 칼레 바로 밑에 있고요.
칼레는 브리튼 섬에서 가장 가까운 도버 해협 근처랍니다.
잉글랜드의 지휘관은 에드워드 3세.
프랑스의 지휘관은 필리프 6세.
잉글랜드 군은 6천에서 2만 정도로 추정되고
프랑스 군은 2만에서 10만 근처까지 추정됩니다.
칼레 남쪽의 크레시 숲 인근 구릉 지대에
잉글랜드가 V자 형 진을 짜고 프랑스를 맞습니다.
양익의 끝 언덕 위엔 장궁병을 배치하고
중앙에는 하마 기사라고, 중무장한 기사들을 말에서 내려
중보병으로 진을 짜고 있었습니다.
푸아티에 전투에서도 양상은 비슷하게 전개했는데요.
프랑스 중부 푸아티에 남쪽에 잉글랜드가 먼저 진을 쳤어요.
이때 잉글랜드 지휘관은 흑태자 에드워드.
크레시에서 열여섯 나이에 보병 분대장으로 출전했었죠.
푸아티에에선 경험이 풍부한 지휘관이 됩니다.
프랑스 지휘관은 장 2세.
잉글랜드 군 약 7천, 프랑스 군 약 2만.
크레시와 푸아티에에서, 전황의 전개
크레시와 푸아티에 양쪽 전투 모두
잉글랜드를 프랑스가 추격하는 양상으로 시작했어요.
프랑스는 오랜 시간 추격하여 피로한 상태였지만
머릿수 차이를 믿고 그대로 진격하기로 했죠.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가 승리한 데에는
크게 네 가지 원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첫번째, 잉글랜드 지휘관이 유리한 지대를 선점하여
지형의 이점을 끌어안고 적군을 압박할 수 있었습니다.
크레시에서 에드워드 3세는 V자형 언덕를 뒤로 한 구릉을,
푸아티에의 흑태자는 언덕과 개천을 뒤로 배수진을 선점했죠.
두번째, 지휘 체계가 일사불란했던 잉글랜드에 비해
프랑스의 명령 통제 상황은 개판 오분 전이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는 추격전의 피로에도 불구하고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공격을 감행했는데 그 이유가
서로 먼저 싸우겠다고 나서대는 통에 그러했다고…ㅠ
잉글랜드 군은 숫자 차이 때문에 두려움이 컸으나
철저히 명령을 수행하는 훈련이 된 정신 상태였던 반면,
프랑스 군은 사기만 드높은 상태였다고 하네요.
세번째, 잉글랜드 전력을 효율적으로 만든 가장 큰 이점은
기병, 보병, 궁병 간 협력 전술이 잘 먹혀들어간 점이에요.
기병이 하마하여 중앙에 진을 치고 그 양익의 장궁병이
적 기병을 제압하는 방식이었는데 궁병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보병이 나서서 이들을 보호하는 패턴이 아주 원활했어요.
(하마란 말에서 내렸다는 뜻입니다. 기병이 자진하여 전술적으로
보병이 되었다는 뜻. 잉글랜드는 이 전술을 자주 썼어요.)
푸아티에에선 배후 숲에 기병 분대를 숨겨두었다가
결정적 순간에 적 측면을 돌격하여 궤멸시키는 눈부신
기동성까지 보여주었어요. 흑태자의 전략이었죠.
장궁병에 맞서 프랑스엔 제노바 용병인 석궁병들이 있었고
초반에 방패 없이 싸우다가 나중에 방패 가지러 후퇴했는데..
기사들이 도망친다고 베어버리는ㅠ, 환상적 팀웍을 보여줬죠.
네번째, 무기 면에서 중무장 기사의 갑주가 잉글랜드 장궁에
전혀 먹히지 않음을 완벽하게 입증했기 때문이었어요.
중세 전쟁사는 중장 기병의 시대였습니다.
전신을 무거운 갑주로 보호하고 말에 올라탄 기사인데요.
이들이 대형을 갖춰 속공 돌격하면 막을 수가 없었어요. 왠만해선.
기사가 전장에서 더 이상 힘을 못 쓰게 된 것은 중세 말기 들어
활과 총포 등 원거리 사격 무기가 기병의 진격을 제압하면서부터..
백년 전쟁은 활이 갑주를 앞선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어요.
특히 웨일스에서 유래한 잉글랜드 장궁은 전쟁의 전기를 바꾼,
당시에는 실로 무시무시한 게임 체인저였어요.
장궁의 활약상은 깊이가 있는 내용이니
다음 편에서 설명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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