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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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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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ew Point of No Return?




간밤에 전쟁 한 번 났다가

평화 협정까지 갔다 온 기분입니다.


사안의 결과에 따라 운명이 왔다갔다 할 처지에 있으면서도

기밀 정보에서는 소외되어 있는 한반도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좋을 만한 논점을 몇 개 적어 볼께요.


번째, 이번 일은 북미 양국의 수뇌부, 즉 정상이 아니라

서로를 혐오하는 강경파들이 한 번 붙은 사건인 것 같습니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이 맞붙은 일이 아니고요. (다행이죠?)

존 볼턴, 김계관, 최선희 모두 기존 외교 문법에 익숙한

구시대적 인물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수뇌부가 직접 나서서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는

여지가 아직 충분히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번째, 이번 일로 한 가지가 너무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내 정치권 내 입지가 엄청나게 좁다는 거죠.

좁은 정도가 사람들이 늘상 상상하는 범위를 초월할 정도로요.


특히 볼턴의 뒤에 도사리는 네오콘, 또한 공화당 주류로부터 오는

경계와 의심의 눈초리가 트럼프를 옥죄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이 정도 선에서 저들의 원성을 한 번 들어주지 않으면 다음에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해요.


또한 북한 내 기득권 강경파의 반발도 꽤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얼핏 지나가는 자막으로 비슷한 뉴스가 최근에 있었죠.

강경파가 김정은을 공격했다고… 설전이 있었던 모양이죠.


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믿고 갈 수 있겠는가…

공개 서한이 이례적으로 정중하게 톤 다운을 유지한 점을 볼 때

아직은 믿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거에요.


회담을 취소하는 것까지는 강경파의 손을 들어줄 수 있었지만

취소의 형식인 서한의 톤은 철저한 트럼프 어법이었다고 봅니다.


의외로 정중한 어법을 세심하게 배치한 것을 보고 솔직히 놀랬습니다.

편지의 어법만 놓고 보면 19세기 연애 편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간밤의 사건에서 놀랄 만한 지점은 실은 두 가지였죠.

갑자기 취소를 했고 그 형식으로 편지를 보냈다는 것,

또 하나, 그 편지의 어조가 엄청나게 정중했다는 것..


번째, 가장 논란 거리일 수도 있는데.. 조심스러운데요.

이런 충격 요법을 쓰기 직전에 만난 우리 대통령과

어떤 식으로든 의견 교환이 있지 않았겠는가… 예측합니다.


갑자기 취소 통보를 하면 어때요.. 이렇게 대놓고 묻진 않았겠죠.

그러나 북한을 대화 마당으로 끌어내는 큰 액션이 하나 필요하다는

기본적인 줄거리에는 우리 대통령이 합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간밤 브리핑에서 폼페오 장관이 분명히 밝혔거든요.

북한이 싱가폴 회담 사전 소통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회담을 이행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국제 관례상

이런 절차에 응했어야 마땅한 건데 북한이 안 했다는 거죠.


이 불소통의 배경에 북한 강경파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고

미국을 상대로 자존심 세우기 일변도의 기존 문법만 고집한

북한 기존 외교 라인이 오판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몰랐을까요. 천만에..

이에 대한 대응책을 의논하는 것이 엊그제 한미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의제였을 것이고요.


다섯번째, 언론 보도로 드러나지 않은 의외의 걸림돌이 있는 듯하고

단둥 회담으로 드러난 새로운 북중 관계가 바로 그 복병인 것 같아요.


한미 회담 전 이례적인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맥락과 크게 상관 없는 몇 개의 언급을 해서 의아했어요.


이를테면 교역 문제를 언급했다는 거죠.

한미 관계에서는 교역 문제가 이미 일단락된 상황인데..

아, 저건 지금 진행 중인 미중 무역 전쟁을 뜻하는구나.. 생각했죠.


일반인에게 아직 드러나지 않은 정황일텐데

시진핑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 구도를 한반도 문제에 끌어다

연결짓는 모종의 시도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추정합니다.


단둥에서 이와 관련한 제안을 북한에 했거나

아니면 미국이 그렇게 오해할 만한 정황을 연출했거나..


어쨌든 트럼프의 머리 속에는 지금 중국이라는 변수가

새롭게 등장하여 지끈지끈 두통을 일으키는 중인 듯합니다.


시진핑의 공작이 무엇인지 정보가 전혀 없어 모르겠는데요.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남북미 3자 관계로 종전 선언까지 극적으로 갈 수 있는

드라마틱한 그림을 깨버릴 정도로 파급 효과가 큰 무엇이라는 것.


시진핑의 머리 속에는, 트럼프 주도 하의 남북미 3자 구도를

깨버리지 않으면 향후 수십 년간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끼어들

여지가 사라져버린다..는 다급함이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전문가들이 지금까지 자제해왔던 대북 경제 원조일 거라고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잘은 모르겠네요.


이상… 써놓고 보니 소설이 너무 많긴 하네요.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아,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이

이것이 트럼프 식 벼랑 끝 협상 전술이라고 본다면

이런 충격 요법으로 얻을 만한 대가가 있을 것인가.


있습니다. 6월 12일 판문점으로 바뀐다면

이보다 더 극적으로 미디어의 조명을 받을 수가 없는 거죠.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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