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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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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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먹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이 사람을 지금 짚어내지 않으면 머리 속에서
사라질 것 같아 두려운 뮤지션을 기어코 소개해야겠다.


보컬의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은,
거의 100%에 가까운 연주型 프로그레시브 락밴드
킹 크림슨...


킹 크림슨에서 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함께 하고 있는 보컬리스트 겸 기타리스트...
에이드리안 벨류 Adrian Belew 이다.



발음이 어려운 그의 라스트 네임은
'Belew = 벨류'라고 쓰고 '벌루'와 '벌류'의
중간 정도 음가로 읽으면 된다.
'벌'도 사실은 '블'에 가깝다.


프로그레시브 락밴드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서 이 카테고리를 통해
다루고 싶은 것이 본 블로거의 맘이긴 하지만...
쉽지는 않다. - 왜냐하면 의외로 이 장르의 세계에서
프로페셔널하고 또 데디케이티드한..
이른바 전업 보컬리스트가 적기 때문이다.


이미 다룬 바 있는 존 앤더슨 정도가
정말 흔치 않은 전업 보컬리스트 정도이고
여성으로서는 애니 헤이슬럼 정도가 꼽힌다.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장르의 특성 때문이리라.
아, 피터 가브리엘도 있겠다.


존 앤더슨..


애니 헤이슬럼..


피터 가브리엘..



이 장르의 음악은 그나마 보컬이 필요할 경우에는
그래서 연주자가 악기를 치면서 노래를 한다.
그러나 -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
악기를 연주하면서 동시에 노래한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노동이다.


에이드리안 벨류는 물론 보컬리스트 이전에
대단히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기타리스트이다.
그는 프랭크 자파, 데이빗 보위, 토킹 헤즈 등과 작업했다.
(대충 성향이 파악되지 않는가...)


벨류가 킹 크림슨과 함께 한 것은 1980년대 초부터였다.
이 시기는 밴드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


80년대 4기 시절의 젊은 벨류...



잘 알려져 있다시피, 당시 킹 크림슨은 이미 로버트 프립
창작과 프로듀싱 전반에서 전권을 굳힌 단계였고
꾸준히 발표한 앨범에 대한 평가는 호의적이었으나
지나치게 크게 히트한 데뷔 앨범의 영향력을 벗지는 못하여
창작 과정에서 다소간의 난항에 봉착한 시점이었다.


또한 시대가 바뀌어 디스코나 펑크의 새로운 리듬
사람들의 귀 뿐만 아니라 시선을 사로잡던 시기였고
뉴웨이브나 뉴에이지의 새로운 창작적 트렌드는
전통적인 프로그레시브 뮤지션들에게 더 이상
'진보성(progressiveness)'이라는 영예를 허락하지 않았다.


킹 크림슨을 논하면서 로버트 프립을 빼놓을 수는 없는데
기실 프립의 플레이는 학구적이고 실험적이었지만
그렇다고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카리스마는 0.2% 부족하여
데이빗 길모어스티브 하우 스타일은 될 수 없었다.
그는 다른 파트와 온전하게 혼연일체할 때에 빛이 발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어떤 게스트가 그와 함께 협연하는가
하는 문제가 밴드 운영의 첫머리에 늘 대두되곤 했다.


중년기의 로버트 프립...


연주모드 벨류...



그나마 이렇게 프립이 있는 듯 없는 듯한
카리스마로 밴드를 주도하며 라이브를 이끈 것도
70년대 후반까지만 통했던 것 같고
78~79년부터 불어닥친 새로운 음악의 흐름
킹 크림슨을 더 이상 그들답지 못하게 막았다.


그 시기는 디스코와 펑크에서 촉발된
클럽형 댄스음악이 주류로 급부상
하던 때였고
현대 대중음악의 뿌리가 되는 흑인음악 중에서도
극단적으로 상업적인 껍데기가 백인들에 의해
메이저 음악으로 둔갑
하던 시기였다.


흑인음악의 원류를 찾아 진솔하게 음악을 탐구하는
재즈 및 블루스 씬의 열정도 한풀 꺾이던 시기였고
클래식 음악에서 원류를 탐사해 보려던 프로그레시브
아티스트들의 노력도 약발이 떨어져 가던 시기였던 셈이다.


키스 에머슨이나 릭 웨이크만반젤리스 등 선구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탐구한 신디사이징 사운드의 진실도
80년대에는 단순화한 비트에 뉴웨이브 사운드의 광풍에
모래폭풍 닥친 듯이 묻혀버려야 했던 형국이다.
오죽하면 예스90125 같은 앨범을 냈겠는가...


고뇌하는 스타일의 프립...ㅋ


79년 무렵 벨류...



이런 시대상황... 다소 암울했던 것인데
로버트 프립은 나름 수퍼멤버의 기용을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했다.


80년대에는 유달리 수퍼밴드가 많았다.
앞에서 얘기한 이런저런 시장환경으로 인해
아티스트들이 멤버 간의 합종연횡을 통해
상업적 난관을 타개해 보려 애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고 보면 80년대 버젼의 킹 크림슨 라인업은
그들 버젼의 수퍼밴드였던 셈이다.


이렇게 해서 프립의 곁은 전설의 드러머 빌 브루포드가 지켰고
무시무시한 실력을 가진 베이시스트 토니 레빈이 등장했으며
그리고 기타와 보컬을 겸하는 에이드리안 벨류가 합류했다.
이른바 킹 크림슨 4기... 환상의 라인업이란 이런 것인가...


레전드.. 빌 브루포드


공포의 엄지.. 토니 레빈



프립이 처음부터 킹 크림슨의 이름으로
이 새 출발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의 주요 목적은 브루포드를 꼬셔내는(ㅎ) 것이었고
디시플린이란 전혀 다른 프로젝트 밴드로 출범했다.
나중에 Discipline은 앨범과 트랙의 제목이 되기도 했다.


사실 킹 크림슨은, 곧 로버트 프립
한 번도 세컨드 기타를 밴드에 들여놓은 적이 없었다.
(오히려 퍼커셔니스트에 대한 욕심이 항상 컸던 것 같다.)
이는 당시의 달라진 환경에서 전혀 새로운 관점을 빌어
혁신적인 사운드를 구축해 보고자 했던
그의 욕망의 발현이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 새로운 사운드는 라이브에서 생소한 패턴으로
기존의 락음악을 해석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는데
브루포드레빈이 일렉트로닉한 베이스/리듬을
책임지면서 뉴웨이브를 방불케 하는 기본을 깔아주고
프립벨류전혀 트윈스럽지 않고 서로 완전히 이질적인
보이싱을 담아 패시지를 전개해 나간... 그런 패턴이었다.


일렉트릭을 많이 쓴 브루포드의 세팅...


또 하나의 화려한 세팅... ㅎㄷㄷ



이런 패턴의 셋업에서 네 개의 각 파트는
적정한 에코와 이펙트에 의해 맛깔나게 확성되어
키보드를 쓰지 않았음에도 모든 소리가 뉴웨이브스럽게
신디사이징되는 매우 80년대적인 효과를 낳았다고 본다.


실제로 Three of a Perfect Pair 앨범에서 가장 히트한
Sleepless 같은 트랙은 유리드믹스휴먼 리그를 생각나게 하는
매우 뉴웨이브스러운 몽환적 사운드로 가득차 있어 매력적이다.
특히 이 트랙에서 브루포드레빈이 만들어 내는
폴리리드믹한 베이스 비트는 대단히 환상적이다.


이런 사운드의 창조를 통해 킹 크림슨
그들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낸 셈이었으며
두 대의 기타가 뿜어내는 이질적 앙상블은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인식되어, 이후 90년대 중반의 5기 라인업 때에는
두 대의 기타 + 두 대의 퍼커션 + 베이스와 채프먼 스틱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으로 이 패턴을 확대 재생산해 나갔다.


유리드믹스.. 90년대쯤일 거다..


휴먼 리그.. 80년대 전성기..



벨류다소 설익지만 관능적인 보이스 컬러
새롭게 창조한 모던한 판타지를 해석하는 데에
제격인 목소리와 가사를 제공하였다.
실제 라이브의 소리를 들어보면 어딘지
데이빗 보위의 냄새도 짙게 난다.
레빈과 들려주는 하모니도 썩 훌륭하다.


벨류의 보컬이 멋지게 등장하는 트랙으로는
Sleepless, Frame by Frame, Elephant Talk(랩?ㅋ),
Three of a Perfect Pair, Discipline 등이 있다.
이 중 Sleepless의 관능미와 Frame by Frame의 서정성이
Three of a Perfect Pair같은 경우 3박자의 이국적 프레이즈가
프립의 손끝에서 반복적으로 재생되는 히트 트랙이다.
발라드처럼 달콤한 Matte Kudasai(일본말)도 괜찮다.


요즘의 벨류 모습..



이 모든 작품에서 프립은 키노트 플레이어로서
중심 프레이징의 시작과 끝을 스스로 책임져 왔다.
킹 크림슨의 모든 것은 그에게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지만
그러나 꼭 그것이 정답이 아닌 경우도 허다했다.


특히 라이브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앉아서(!)
연주에 전념하는 로버트 프립의 빈 자리를 채워줄,
에이드리안 벨류와 같은 연주자의 자리는 크다고 하겠다.
전체적인 내용이 주로 프립과 연주 패턴에 치중하긴 했지만
본 포스트에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킹 크림슨의 화려한
시절을 함께 채워준 주변 연주자의 중요성이라고 하겠다.


데뷔 무렵의 프립..



요리하는 자가 있으면 설겆이하는 자가 있게 마련이고
받쳐주는 병사가 없으면 장군은 홀로 싸울 수 없다...는 것,
바로 그 점을 말하고 싶었다.


기회가 오면 70년대의 킹 크림슨에 대해서는
따로 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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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러쉬가 갑자기 왜 락으로 둔갑하냐고
볼멘소리 하는 분들도 있겠으나...
그냥 쉽게 쉽게 가자.. 어차피 본 블로거 맘이다.ㅎ


예상했겠지만..
이 포스팅은 순전히 (The) Power of Love
한 트랙만을 딥따 들이파는 시간으로 마련하였다.
본 블로거의 젊은 시절을 지배한 싱글 중 하나인지라...ㅎㅎ
(그리고 이 노래는 엄연히 가스펠이고 락이지 않은가?)


사랑의 힘이라고 번역되는 이 위대한 싱글은
한 젊은이의 창조적 가창력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다.
제니퍼 러쉬 Jennifer Rush 되시겠다.



위키피디아에서 Power of Love를 찾아보면
괄호 열고 Jennifer Rush song이라는 친절한 부제가 달려 있다.
Power of Love라는 노래가 꽤 여러 종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제니퍼 러쉬는 이 노래의 창작에도 상당히 관여했기 때문에
이렇게 대표 저작자로서 취급을 받아도 타당하다고 본다.


제니퍼 러쉬에게 물어본 적은 없지만.. ㅋ
작곡할 때 어디서 개입을 했을지 상상해 보면 답이 나오는 듯하다.
대략만 세어봐도 대여섯 군데는 나오는데, 후렴구만 보더라도...


1) 유명한 'Cause I am your lady~ 하는 상승 프레이즈..
2) 이어 And you are my man~의 끝부분 처리하는 기교..
3) Whenever you reach for me~에서 가장 높은 음 reach..
4) We're heading for something~에서 가장 높은 음 head..
5) Somewhere I've never been~의 강조하는 somewhere I..
  (이건 끝부분 fading out할 때 직전에만 등장..)


2)는 자신이 잘 하는 R&B 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넣었을 테고
3), 4), 5)는 모두 자신의 최고음을 질러줘야 하는 부분이니
당연히 보컬리스트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을 리 없다.
1)은 악기로 치면 그냥 밋밋한 부분이고 노래로 가사와 어울려야만
완벽하게 맛이 사는 파트일 터이다..


이렇게 신비로운 자태도 있군...



제니퍼 러쉬는 60년 쥐띠 生이다.
이 노래가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는 (85년 6월)
갓 스물 다섯이 된 꽃처녀였던 셈이다.
창조적인 해석능력이 극에 달해 있을 때
나온 작품일 것이니... 그래서 秀作인 것이다.


그의 본명은 하이디 스턴.. 음악가 가문의 딸이다.
아버지는 오페라 가수, 어머니는 피아니스트, 오빠들도 뮤지션이다.
폭발적인 가창력과 풍부한 성량은 아버지의 유전자를 받은 셈이다.
뉴욕에서 나고 자랐지만 독일에서도 성장했다고 알려져 있다.
어딘지 기품이 있는 음색은 다분히 유럽적인 것이다.


한창 20대 시절의 러쉬... 고혹적이다.



80년대 중반에 발표된 이 싱글은 속된 말로 대박을 쳤다.
싱글로서 1위를 차지한 나라의 차트만 세어봐도,
영국을 필두로, 아일랜드,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바다 건너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에 이르고...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에서도 히트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별 재미를 못본 나라가... 미국이었다.
싱글 차트 TOP 40를 진입하지 못했으니... 안타깝다.
그러나 분명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1985년
제니퍼 러쉬가 주도한 시장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당시 황인용의 영팝스에서도 많이 틀어 주었었다..


아메리칸, 유러피안? 이국적인 외모..



한창 때 가냘픈 러쉬...



제니퍼 러쉬가 이루지 못한 미국 차트 진입의 꿈은
2년 후 로라 브래니건이 해냈다. 1987년..
Gloria로 엄청 히트했지만 소포모어 징크스에 시달려야 했던
브래니건이 아닌가? 어찌 보면 불행한 가수였다.


글로리아의 후광을 벗어 던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건만
이후 대중적인 이미지를 전환시키지는 못한 것 같다.
마이클 볼튼과 연합하여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
같은 노래도 발표하지 않았던가... R.I.P. 로라 브래니건..


브래니건이 부른 사랑의 힘은 참으로 절절하다.
허스키라면 절대 뒤지지 않는 이 알토 아가씨...
가끔 삑사리도 냈지만 전체적으로 러쉬가 발견하지 못한
거칠고 질곡많은 애절함의 정서를 표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


로라 브래니건.. 애잔해 보인다.



현대에 가장 잘 알려져 있는 이 노래의 버젼은
셀린느 디온의 1993년 싱글일 터이다.
이 노래를 그나마 알기라도 하는 지금 세대는
디온의 노래인 줄 알고 있겠지...


디온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유럽적인 스타일을 가진
디바이다. 그래서 절정의 가창력이란 이런 것이다 하고
뽐내듯이 이 작품을 해석해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본 블로거 개인적으로는
너무 완벽한 디온의 버젼이 싫을 때도 있음이 사실이다.
제니퍼 러쉬가 90을 완성한 후에 10을 더한 셀린느 디온이라..
약간 얌체스러운 듯하여 좀 그렇다. 사견이다 물론..


물론 상업적인 성공은 이 버젼이 가장 크게 기록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그토록 염원하던 1위를 달성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의외로 아주 폭발적이지는 못했다.
확실히 유럽인들의 취향에는 러쉬가 더 제격이다.


이 시절 디온이 가장 예쁜 것 같다.



남성 보컬리스트들도 이 노래를 많이 불렀다.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건 에어 서플라이의 싱글일 것이다.


남자들이 부를 때 한 가지 낯뜨거운 점은
'I am your lady' 하는 가사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것이다.
러셀 히치콕은 재치있게 이렇게 바꿨다.
'Cause you are my lady... And I am your man...


신선하지 않은가?
이후로 이 가사는 남자가 부르는 Power of Love
표준 버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한창 때 두 러셀... 뽀글 파마..



에어 서플라이는 (= 러셀 히치콕은)
파워 발라드의 황제라고 왠만큼 알려져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Power of Love는
별 재미를 못 보았다. 밋밋하게 해석했기 때문이다.


오페라 가수인지 팝페라 테너인지 요새 정말 헷갈리는
안드레아 보첼리는 러셀 히치콕 이후 남성 버젼을
가장 완성도 있게 소화한 보컬리스트인 것 같다.
영어가 좀 어색하지만 그래도 매끄럽게 불렀다.


그는 점잖다... 뭐, 성악가니까..



거듭 주장하지만 이 노래는 엄연히
락 발라드의 계열에 속하는 창법을 자랑한다.
'I am your lady' 하는 낯뜨거운 가사를 꿀꺽 삼킬 수만 있다면
왠만한 하드락 보컬리스트들이 한 번쯤 시도해 볼만하다.


20대 시절 라이브인 것 같다.



이 노래가 가진 이런 강점과 매력은
(오로지 이 한 곡을 위해 쏟아부어 낸 듯한)
스물 다섯 젊은 보컬리스트 제니퍼 러쉬
창조적인 해석능력이 없었다면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팝락을 추구하는 후배 가수들이
한 번쯤은 Power of Love를 시도해 보려고 무던히도
애쓰고 있다고, 본 블로거는 힘주어 주장한다.


곱게 늙어가시는 러쉬 누님의 최근 라이브..



고음 높이 올라가기 비교는 참 1차원적이지만
각 버젼의 코드가 상이하여 심심풀이로 비교해 봤다.
제니퍼 러쉬A Major, 셀린느 디온A flat Major,
로라 브래니건F Major, 러셀 히치콕안드레아 보첼리
E flat Major였군... 물론 모두 레코딩 上의 음높이이다.


제니퍼 러쉬의 음높이가 가장 높아 놀라왔다.
셀린느 디온이 제일 높을 줄 알았는데...
하이 테너인 보첼리가 참 꽤나 높이 올라가는군.
그냥 참고로... 재밌으라고... ㅎㅎ (퍽!)
믿기지 않으면 유투브로 비교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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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노래를 잘 한다.. 또는 노래 잘 함을 추구한다 할 때
클리셰처럼 쓰는 표현이 '천상의 목소리'이다.
(본 블로거가 아는 한 성악가는 예명이 skyvoice이다...ㅎㅎ)


천상의 목소리가 뭘까?
천사가 내는 목소리? - 들어본 사람이 없지 않은가?
들으면 천국이 열리는 목소리? - 안 열리면?ㅋ


뭔가 특별하게 정의가 내려질 법도 하건만
진정한 천상의 목소리란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들었을 때에 딱 '아, 이것이구나' 하고 감이 오게끔
만드는 그런 목소리이어야 한다고나 할까?


위대한 보컬리스트의 이야기를 하려고 서론을 뽑았다.
존 앤더슨 Jon Anderson 이다. 아!!!



락 음악 역사상 위대한 보컬리스트 하면
누구요~ 누구 빠졌어요~ ... 하는 소모적 논쟁이 벌어질 텐데
거기에 동참하고픈 마음은 결단코 없고...
본 블로거는 그냥 앤더슨을 천상의 목소리로 밀련다.
아니, 내가 밀지 않아도 그는 이미 그러하다. 거럼...


예를 들어 로버트 플랜트를 보자.
기본적인 미성은 타고 나야만 하는 것이고
날카로운 쇳소리는 미성에 샤우트 창법이 합쳐져야 하는 것...
이따금씩 서정적이거나 연극적인 코드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감성을 키워낸 것이다.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으로 따지자면
플랜트는 50% : 50% 정도...?


꽃미남 시절 플랜트.. 곱기도 하네..



이언 길런을 보자.
그는 원래 락을 할 수 있는 목소리를 타고나지 못했다.
늙어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순전히 노력에 의해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은 20% : 80% 정도...?


길런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더랬지..



존 앤더슨에게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을 따져 본다면?
90% : 10% 정도 아닐까 싶다. 모르긴 해도...


엄청나게 공격하는 분들 많겠지만 나름 근거는 있다.
본 블로거, 늙은 재결합 버젼 예스의 라이브를 많이 봤지만
단언컨대 앤더슨이 힘들어 하는 제스처를 본 기억이 없다.


별로 힘에 부치지 않고도
모든 트랙의 노트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촌철살인(응?) 카리스마적 해석능력... 그것이 앤더슨...
이런 철두철미함이 젊어서도 그러했고 늙어도 마찬가지이다.


젊은 레드 제플린의 라이브를 참 좋아하지만
이미 플랜트는 그 시절부터 한 키 내리는 모험을 감수키도 했다.
길런이야 워낙 소리가 어려우니 삑사리 부지기수였고...


노래를 잘 부른다 못 부른다의 이분법적 사고를 떠나서
앤더슨이 소리를 뽑아내는 자태를 보아하면
내심 무한정의 질투 에너지가 생성된다.
'저런 소리를 저렇게 힘들이지 않고...!'
실제로 해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노트들이다, 물론!


플랜트와 길런의 절창도 막상 따라 하려면 힘들지만
'뭐, 저들도 저렇게 힘들어 하니' 하는 위안이라도 느껴지는데
앤더슨에게서는.. '저렇게 힘들여서 音을 뽑아내고 있구나'
- 하는 인상을 절대로 읽어낼 수 없다는 것...
바로 이것이 이유 아닌 이유이다. 터무니 없는가?


그의 악기는 어쿠스틱 기타...
(그것 그렇고, 아유 참 어리네..)



또 한 가지, 앤더슨이 천상의 목소리인 이유...
그의 노트는 재현하기가 어렵다!
(응? 공책이 어렵다고? -.-)


그가 부르는 한 음 한 음은 이어 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음렬이라는 말씀...
이건 아마도 왠만한 평론가와 식자층이
모두 인정할 것이다.


그의 노트들이 어렵다는 점은
그와 함께 한 연주자들이 어떤 성향의 인물이었는지만
대충 훑어 보아도 답은 나온다.


예스 시절엔 릭 웨이크만이 함께 했고...



스티브 하우도 있었다.



80년대는 반젤리스와 함께 했고...



마이크 올드필드와 함께 하기도 했다.



변화가 심한 음렬, 장조와 단조를 파고드는 화성,
변박과 재즈적 엇박자들, 몽환적인 사운드 톤...
뭐, 이들 서넛의 공통점만 꼽아봐도 대략... 난감이다.
'바보들의 어렵기만 한 작곡기법'..
백과사전 편찬하면 제1장에 언급될 사람들이다.


이런 바보들의 대표 트랙?
예스 시절엔 Roundabout을 빼고 얘기할 순 없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Close to the Edge..
스티브 하우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Long Distance Runaround..
아, 대곡에 명곡인 Starship Trooper까지... 빼놓을 곡이 없다!


존 & 반젤리스 시절에는 (한국서만 히트한) Polonaise 말고도
서양에서는 Friends of Mr. Cairo가 가장 히트곡일 것이다..
본 블로거는 Deborah를 쬐금 더 좋아하지만..
존 & 올드필드의 대표곡이라면 Shine일 것이고.. (Mr.빅 아님)
앤더슨이 솔로로 발표한 Hold on to Love도 참 좋다.


한 곡 한 곡 앤더슨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고음역의 몽상적 사운드가 물씬.. 가득할 터..!
앤더슨의 멜로디 성향을 보면 그는 확실히
브리티쉬 포크의 영향을 짙게 받았음이 분명하다.
아메리칸 하드락의 블루~한 전통과는 달라요..


이들과 주욱 함께 수십 년을 함께 동고동락했고
이들이 한때 가장 신뢰했던 보컬리스트라면...
오히려 네임밸류에서 조금 앞선다는 그 어떤 다른
보컬리스트보다 좀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은가..


이 핑게 저 핑게 모두 집어치우고..
최근에 Polonaise를 요모저모 다시 뜯어 들었지만
앤더슨의 보컬은 흉내내기가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어렵지 않은 듯 자연스레 고개를 젖히며
폐부를 가르는 흉성을 한풀이하듯 뽑아내는
그 절창의 재능이란... 참...


후배 보컬리스트들을 더욱 좌절케 만드는 일이 뭔지 아는가?
- 나이를 먹어서 저런 소리를 더 자연스럽게 뽑아낸다는 것!!
지천명의 앤더슨이 Roundabout을 오리지널 키로
뽑아내는 광경은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DVD로 확인하시라..


참 곱게도 늙어가시네요... ㅎㅎ



본 블로거, 개인적으로는
Polonaise는 삶이 무료하고 무기력해질 때 자주 듣는 트랙...
Roundabout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할 때 찾아듣는 트랙...
들로 나름 정의하여 인생을 함께 하고 있는데..


그가 내게 주는 활력은 바로 천국을 맛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에너지, 그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천상의 목소리란 본 블로거에게서
이렇게 정의가 내려지는 것인가? - 아마도...ㅋ


천상의 목소리, 존 앤더슨을 음미해 보라.
천국을 맛볼 수 있을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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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평가를 받아 위대함을 떨친 밴드도 많지만
반대로 락의 흑역사에서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은
불운한 밴드도 많이 있었다.


오늘날 70~80년대를 향수할 줄 아는 올드 락 팬 중에는
이런 전차로 서바이버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꽤 많다.


오늘의 주인공은 서바이버의 전성기를 이끈
지미 제이미슨 Jimi Jamison 되시겠다..



사실 서바이버는 Eye of the Tiger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OST가 과연 서바이어에게 약이었던가
독이었던가에 대해 평가하기는 쉽지가 않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서바이버의 색깔과 한계를 지나치게 빨리 규정해 버린..
그래서 약보다는 독으로 더 작용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곡은 참 좋다. 그 리프 하며 멜로디와 코드 하며..)


그들의 앨범 가운데에서 개인적으로는
Vital Signs가 가장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바이버를 아는 락팬이라면 주저없이
이 음반에 엄지손가락을 세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Vital Signs 커버..



Vital Signs... 그들의 다섯번째 정규작..
서바이버의 음악사 30년을 한 번에 규정짓는 이 앨범은
한 밴드의 음악적 성향이 집대성된 최고의 명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정당하지 못한 평가를 받은 불운의 음반이기도 하다.


본 앨범으로 대변되는 '서바이버'스러운 사운드란..
퓨어 메이저 코드 위주의 화려하고 직선적인 화성 전개..
복잡하지 않으면서 박력있는 미국적 비트와 리듬..
기타와 키보드가 일구어내는 적정한 밸런스..
그리고 그 두 파트가 번갈아가며 만드는 리프의 궁합..
... 등으로 규정되는 것들이다.


라이브 사진이 별로 없어서 유감..



여기에 한 가지 더...
지미 제이미슨의 절창의 보컬도 빼놓을 수 없는 음악적 요소인데
남성적이고 거친 질감이 살아있는 중저음을 뽐내면서도
고음에서 오페라틱 락을 방불케 하는 감수성이 그 특징이다.


이건 사실 코브라 활동 시절의 사진..



제이미슨의 보컬 컬러를 대변하는 작품은
이 앨범 최고의 히트작인 High on YouI Can't Hold Back,
The Search is Over 등인데...
특히 High on You는 가장 서바이버적인 사운드가
그 극점에 다다른 정수 중의 정수라고 본다.


정통 하드락 밴드인 코브라에 재적했던 제이미슨에게 있어
서바이버처럼 말랑말랑한 음악을 하는 밴드로의 이적은
사실 대단한 모험이었음에 틀림없다.


제이미슨과 같은 보컬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파트의 뮤지션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뭉칠 수 있었던 셈인데
서바이버의 사운드를 결정짓는 주술사들인즉슨..


기타와 키보드를 함께 연주하는 짐 페테릭과..



기타리스트인 프랭키 설리반이다.



이 중 가장 오래 된 창단 멤버로서 지금도 서바이버를 이끌고 있는
짐 페테릭이야말로 서바이버의 리딩맨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는 기타와 키보드를 모두 능숙하게 다루는 재주꾼이자
상당한 감각을 지닌 작곡가로도 칭송을 받았다.


현재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서바이버의 라이브 투어는
1985년 제팬 투어실황인데, 여기서 페테릭은 전문적인
키보디스트로서 설리반과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으며
I'm Not That Man Any More의 인트로 파트에서는 독립적으로
설리반과의 블루지한 듀오 프레이징을 선보여 각광받은 바 있다.


계속해서 전 세계에 공개된 1987년 나고야 투어 때는
짐 페테릭의 키보드 테크닉이 절정에 달했던 때였고
당시 각종 락음악지의 키보드 부문 수위를 휩쓸던 중이었는데
나고야에서 연주한 Is This Love의 산뜻한 키보드 연주는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너무 페테릭 얘기만 해서 좀 그렇지만
사실 서바이버에서 짐 페테릭을 빼놓고는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90년대 이후에 페테릭이나 설리반을 제외하고
제이미슨 혼자서 서바이버 타이틀을 이끌었을 때에는
라이브 기량이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턱없이 못 미쳤던 것도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서바이버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끈
프론트맨은 지미 제이미슨임이 확실하다.
그의 야성적인 외모가 많은 여성팬을 모은 것도 사실이고
그 시원시원한 창법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것도 사실이다.


긴 머리 때문에 더 야성적..



사실 서바이버는 초창기 록키 OST 시절에
데이브 비클러라는 또 하나의 명창에게 빚진 면이 크긴 하다.
비클러가 없는 Eye of the Tiger... 상상도 안 되지 않는가 말이다.


비클러의 눈빛이 정말 호랑이 같다..



안타깝게도 비클러는 당시 성대에 이상이 생겨
부득이하게 서바이버의 전성기를 함께 할 수 없었다 하는데
지금은 다시 회복하여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금도 본 블로거는 서바이버의 음악을 들으며
삶의 고단한 단면들을 한 고비씩 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듣는 한 떨기 가녀린...
The Search is Over의 선율... 그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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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 분야 포스트를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오늘 한 곡의 청명한 트랙을 들으니 마음이 동한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인데... (이하 WHRM)
이 골드 앨범에 청명한 보컬을 제공한 보컬리스트..


맥스 베이컨 Max Bacon 되시겠다...



그는 모비 딕이나 나이트윙 같은 밴드에서 활약했다고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의 유명세는 오직 한 밴드..
GTR에서 활동한 기록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GTR...
조용히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락 팬들에게 전설처럼 남아버린 그 밴드..


전설의 밴드가 남긴 전설의 명반...



'발끝을 맞춰서봐'라고 외치는 아름다운 발라드가
지금도 음악팬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는 그 수려한 트랙들..
그것들을 만들어낸 80년대 중후반의 밴드 되시겠다.


GTR은 1986년에 가공할 기타리스트
두 명이 의기투합하면서 락 씬에 등장했는데...


스티브 하우 Steve Howe



스티브 해킷 Steve Hackett



두 스티브가 그들이다.
'가공할'이란 표현을 썼지만 당시엔 정말 가공할 일이었다.
한 밴드에서도 보기 힘든 걸출한 뮤지션들이
여러 명씩 의기투합하여 밴드를 만들다니...
그리고 그 앙상블이 매우 뛰어난 결과물을 빚어내다니...


그렇다. GTR은 80년대에 유행한 수퍼밴드 되시겠다.
수퍼밴드의 시작이 야드버즈요, 그 끝은 미스터빅이라고 했던가...
일반적으로 수퍼밴드는 걸출한 아티스트.. 보통은 기타리스트가
다른 핵심멤버를 규합하는(=꼬셔내는) 형태로 시작하고는 한다.


레인보우는 리치 블랙모어가 주동하였고
오지 오스본 밴드는 오지가 주동하였다.
배드 잉글리쉬는 닐 숀이 불러 모았고...


보통 어느 한 사람이 주동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데에 반해
GTR은 두 스티브가 비슷한 비중으로 합심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두 스티브.. 둘 다 프로그레시브 씬에서 한 가닥 하던 기타리스트이다 보니까
일렉트릭 기타의 새로운 영역을 실험하는 데에 팀컬러의 비중을 두게 되었다.


(물론 그 '새로운 영역'이란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나 닐 숀의
정확하게 정반대편에 위치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드락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


이름도 GTR.. guitar의 약어이다.
이들의 트랙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일렉기타가 이런 소리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는
사운드가 아주아주~ 즐비하다. 풍성한 gtr의 향연..


특히 WHRM에서 해킷이 연주한
synthesizer guitar의 사운드는 아주 유니크하고 unforgettable하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못 본 사람들은 인트로에 등장하는 사운드가
키보드로 연주한 것일 거라고 지레짐작할 터이다. 그러나 기타였다 사실은..


해킷은 언제나 저 사진에 보이는 안정감 일백프로의 포스쳐로
조용하고 사색적으로 음미하듯이 기타를 연주하는데..
저 포즈로 조용하고도 박력있게 얼터네이트 피킹을 날려주시는..
바로 그 사운드가 WHRM의 인트로 프레이즈 되시겠다.
멋진 사운드 아닌가?


하우는.. 아시다시피..
클래시컬하고 스페니쉬한 프레이즈를 즐기는 연주자이고..
이 앨범에서는 그의 이런 특성이 그리 강하게 풍겨 나오지는 않는다.


기타의 새로운 사운드.. 라는 취지에 동감한다면
이 앨범은 하우보다 해킷의 지배력이 더 강한 앨범이었다..고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


밴드의 출신 배경이 이렇다 보니
너무 기타리스트 얘기만 했는데...
이런 그들의 '새로운 영역' 운운하는 사운드에
묘하게 합치하는 음색이 맥스 베이컨이었다.


혹자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지티알이 왜 깨졌는지 알아?"
- "맥스의 '앵앵거리는' 소리가 짜증나서야!"


앵앵거린다... strident라고 정확하게 위키피디어에 표현되어 있다.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두고 이런 단어를 써가면서 폄하할 수 있는지 의문인데...
(나 참...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노래를 얼마나 잘 하길래?)


비록 맥스 베이컨이 GTR 실적 이외에 혁혁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뮤지션으로 살아온 사람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앨범에서 보여준 유니즌과 싱크로는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앨범의 성과가 이를 입증하지 않는가?
비록 한 장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GTR의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은
앨범 차트 11위까지 올랐고 싱글로서 WHRM은 14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어디 이런 성과가 두 스티브에게서만 비롯된 것이겠는가?
락큰롤은.. 종합무대예술이고 팀웍에 의한 결과물이다.


맥스의 사운드는, 물론.. 일반적으로 락 보컬리스트들이 지향하는
선굵은 보이스 컬러와는 정확하게 차별적인 무언가가 있다.
성대를 트레이닝하는 방법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 같고..
어쩌면 타고 난 자연음색이 변성기를 거쳐 안착한 경로가
다른 사람과는 달랐음에 틀림없다.


속된 말로, 락음악을 배우는 과정에서
보컬리스트들이 흔히 접어들게 되는 경로...
'목소리를 맨바닥에 갈아버리는' 트레이닝 코스... 그리고 득음하는...
맥스 베이컨은 바로 이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다.


왜? - 그야, 타고난 자신의 음가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고 쿨한 태도인가?
한 아티스트의 당당한 애티튜드가 물씬 느껴지지 않는가?
그 애티튜드인즉슨.. WHRM의 테마를 장식하는 그 당당함.. 되시겠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 얼마나 시원시원한가?


이와 비슷한 음색을 갖고 있는 보컬리스트는
피터 세테라, 피터 가브리엘, 제이슨 쉐프 정도...?
가브리엘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음에서 살짝 아슬아슬한
'목에서 나는' 소리를 즐기는 보컬리스트들 되시겠다.
덕분에 삑사리 확률이 가장 높은 이들이기도 하다. (가브리엘 빼고..)


Toe the Line을 듣고 그 애절함에 눈물지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맥스의 목소리를 두고 '앵앵거림(strident)' 운운은 안 했으면 한다.
어찌 되었든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절세가창의 보컬리스트였으니까...


자, WHRM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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