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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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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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BC 전문가: 북미 회담이 꼭 그렇게 못할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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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 포스트: 나도 트럼프 정권의 레지스탕스이다




윌리엄 아킨 NBC 군사안보 전문 논평인의

퇴직 기념 기고문 중에서; 의외로 트럼프 잘 한다?

https://medium.com/@ggreenwald/full-email-from-william-arkin-leaving-nbc-and-msnbc-1fb0d1dc692b




미 지상파 주요 언론 중 폭스 빼고 가장 보수적인

NBC에서 수십 년간 군사안보 전문 논평을 해오신

William Arkin이란 대기자가 퇴직하면서 기고를

했는데 그 안에서 트럼프 북핵 정책을 살짝 고평가..



…하는 듯한 뉘앙스의 문장이 섞여 있지만 사실

읽어보면 큰 건 없고 오히려 트럼프 까는 얘기가 더

많다는 내용이 지난 주 화제가 되었죠. 아주 반짝.



그래서 직접 읽고 판단하시라고 긁어와 번역 답니다.

번역을 잘 했나 좀 어렵긴 하네요. 원문과 같이 읽으세요.








Full email from William Arkin,

leaving NBC and MSNBC


NBC 및 MSNBC를 떠나며


윌리엄 아킨 대기자


2019년 1월 2일




1월 4일은 NBC뉴스와 함께 한 본 기자 경력의 마지막 날짜라서 동료들에게 (영원히는 아니겠지만서도) 작별의 인사를 고하려 한다. NBC를 떠난 적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엔 좀 더 달콤씁쓸할 수밖에 없다. 세계 정세와 저널리즘 양쪽에서 동시에 위기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소엔 사람들이 맞닥뜨리는 도전이나 위험을 해설하는데 최적화한 본 기자의 전문성이 지금 이 순간엔 다소 거추장스러워진다는 느낌도 든다. 매일매일의 사건을 보도하는 기자 정신이나 트럼프 정부의 서커스를 바라보는 흥미 어느 쪽에서든, 방송사의 흥분한 정서에서 이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30년 전에 로버트 윈드렘 및 프레드 프랜시스 밑에서 펜타곤의 냉전 관련 뉴스를 공급하면서 기자와 NBC와의 관계는 시작되었다. 1999년 코소보 내전 중 생방송 애널리스트로 데뷔한 이래 NBC 심야 뉴스와 인연을 이어왔고, 올스타 장성들과 정부 고위 관리가 가득한 난리통에 홀로 선 민간인으로서의 유니크한 위치를 때로 짓궂게 즐기기도 하며 버텨온 것 같다. 한편으론 학자로서 반핵 및 반군사 메세지를 혼자서 고집불통의 지식을 뽐내며 설파하기도, 기자만의 개인 영역에 탐닉하는 영화 평론가로서 온갖 저주받은 걸작들에 대한 비평을 숨김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9.11이 터졌을 때 다시 NBC로부터 호출이 왔었다. 수 주 동안 방송 안팎에서 알 카에다 정보를 제공하고 보병 전력보다 드론을 활용한 공중 타격이 더 효과적이라는 등 시급한 현안을 논했던 것 같다. 거의 계엄령에 준하는 무력 제재 일변도의 긴박한 국가 상황에서는 자기 자신을 주변 정황에 감정이입하는데 참으로 애를 먹었다. 다소간의 퇴각 취지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컬럼 논평인으로 물러앉았을 때조차 이라크 전쟁 발발이 임박하고 있다는 예측에 길길이 뛰던 데스크와 격론을 벌여야 할 정도였다. 항구적 전비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믿던 강경파들에게 그렇게 테러를 막고 싶다면서 왜 정작 전략은 부재한 것인지 태클 걸던 때도 기억이 난다.



그때는 고위 관료 집단이 국가의 가치와 공공의 안녕을 추구하는 절차에 있어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일념 하에 주로 국방 안보 카르텔의 비대해지는 권한에 대해 일필휘지로 펜을 휘둘러댔다.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기사를 편집해 ‘미국의 특급 기밀’이란 엄청난 책을, 국토 안보 기능에 번지는 더러운 파시즘에 관해 ‘미국적 쿠데타’란 책을 펴냈고, 놀랍게도 이것은 트럼프와 ‘딥쓰로트’ 행정부가 출범하기도 훨씬 전의 일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이후엔 트럼프 대통령이) 구축하는데 실패한 지속적인 변화 체제의 전조적 징후를 논한 책들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SNS 언론 시대의 새로운 물결이 도래하는 와중에 NBC(를 비롯한 주류 언론사들)가 세상의 뉴스를 다 따라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은 어느 정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이에 덧붙여 더 이상 전선도 구체적 승리도 규정할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전쟁을 과연 어떻게 기사로 전달할 것인가에 관해 지적인 도전 과제도 주어졌다. 본 기자의 눈에는 더 중대한 문제도 있었으니, 확실한 안전이나 안보를 장담할 능력도 안 되는 국가 안보의 지도자들과 장성들에게 이상하게도 새로운 시대에는 오히려 더 무제한적인 권한이 주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새로운 전쟁”에 임전하고 있음이 명약관화하지만, 전쟁을 승리로 이끌 위대한 지도자나 전략가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승전했다거나 갈등을 종식시켰다고 당당하게 선언할 존재가 워싱턴 정가에도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데이빗 퍼트레이어스, 웨슬리 클라크, 제임스 매티스, 허버트 맥매스터 등 향수 냄새 풀풀 날리는 군복 스타들이야 많겠지만 아쉽게도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진정한 군사 안보의 리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럴진데 소위 “전문 논평인”이랍시고 뉴스쇼에 등장하는 언론 패널들은 쿵짝을 맞춰줄 밖에 도리가 없다. 그 대단하다는 미국의 안보 리더들이 지금까지 거양한 결과를 적당히 무시할 배짱만 있다면야 쿵짝 맞추기는 쉽다. 불과 18년 전보다도 더 안전해진 중동 국가가 하나도 없고 세계 정치는 더 다극화해 버려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그 결과 말이다.



테러와의 영원한 전쟁이 일상이 된 이후 NBC(또는 다른 신문)에서 가진 토론에서 한 번도 본 기자의 소신과 논지를 벗어난 적은 없다는 데에 자부심을 가진다. 그 논지인즉슨 테러리스트들이 왜 싸움에 개입하는지 근본 원인을 이해하지 않고 테러는 절대로 뿌리 뽑을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우주와 사이버 체계를 포함한) 방공망 전력이 단순히 국방의 미래가 아니고 현재 진행형 전쟁 자산이란 점도 본 기자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점이겠다.



NBC(등 주요 언론)가 전쟁을 보도해온 태도는 흡사 경마 중계와 유사하다. 도널드 럼즈펠드 대 군 장성, 폴 월포위츠 대 에릭 신세키, 중앙 정보국 대 딕 체니, 악질 고문관 대 세련된 세력 - 파견군 규모와 사상자 숫자는 뒤로 하고 -, 심지어 오바마 대 의회 - 그저 지나치게 어려운 문제라서 관타나모 기지 폐쇄도, 핵 군축도, 푸틴 대응도 못하는 불쌍한 오바마 이야기는 덤으로 - 구도에 이르기까지. 세상의 모든 국가 안보 관점을 이런 정치 소설로 둔갑시키는데 힘써온 셈이다. 미군 장성들과 안보 지도자들의 무능함에 관해 보도할 수 없는 현실에 낙담할 수밖에 없음이다. 미국이 중동에서 또 지금은 아프리카에서 저지르는 삽질이 언론의 일상적인 보도로 묻혀 눈감고 지나가 버리게 만듦에 충격과 공포를 느낌이다.



본 기자가 원체 까다롭고 격식이나 절차에 익숙치 않아 그간 싸지른 뒷처리 때문에 NBC가 얼마나 고생했을지 잘 알고 있다. 그저 핵 무기, 공군력, 알 카에다에 대해 알고 있는 기자의 자그마한 전문성으로 톰 브로코우 앵커와 방송사가 조금은 더 똑똑해지는데 기여하였기를 바랄 뿐이다. 또 결국 이라크에 대량 학살 무기가 존재하지 않았고 이를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던 NBC 이사진에 당당하게 납득시키려 한 소수의 몇 사람 중 하나가 본 기자였다는 사실에도 위안을 얻는다. 수 년 간 국가 안보 주제로 MSNBC 본사 제작진과 끊임없는 격론을 벌였고 크리스 매튜스에서 존 호켄베리까지 현명한 언론인들께 주제넘은 참견질을 일삼았다. 하지만 NBC를 포함한 주류 언론이 워싱턴 정가의 대변인으로 작용하는 듯한 최근 분위기를 접하며 언론의 사회적 사명이란 대의와 진실을 전달하는데 실패한 것은 아니었나 하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로버트 윈드렘 선배가 2016년 대선 때 신설 탐사 보도팀을 맡아 복귀를 종용한 적이 있었다. 테러와의 영원한 전쟁이나 힐러리 클린턴의 호전적 매파 성향을 꿰뚫어 통찰하는 것이 기자에게 주어진 미션이라고 그땐 그렇게 여겼었다. NBC의 모든 임직원이 어깨 너머로 벼락 스타로 주류에 갓 입성한 이들을 예의주시하던 때였던지라 흥미롭기도 했다. 그런데 별안간 트럼프가 당선되어 모든 탐사 보도가 느닷없는 트위터 봇물에 휩쓸렸고, 국가 안보와 정치 보도 전면에서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격랑의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NBC가 안보 사안을 손익 계산의 문제에 연결지어 기사를 양산하기 시작했음을 기억한다. 아무도 전쟁에서 이기지 못했는데 게임은 아직도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본 기자는 트럼프 행정부 하의 국가 안보 확립이란 것이 (세계 정세에서) 각광을 받지 못한 것은 고사하고 위험한 권세가 축조된 양상이라고 늘 주장해왔다. 지금은 더욱 제멋대로인지라 실질적 비판을 허용하지도 않고 있다. NBC조차 일정한 생기를 잃고 지리한 중재 역할이나 인습적인 수사에나 집중하여 정부를 옹호하거나 미묘하게 위기를 조장하고 있는데, 이는 정책의 결과보다 격식이나 절차에나 치중하는 꼴인 셈이다. 이 시점에서 뒤따르는 후속 보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미국민들이 잃어버리고 있는 부분에 관해 더 큰 우려가 생긴다. 이에 한 발 물러나서 미국이 벌여온 전쟁에 왜 좀처럼 변화가 없는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직장을 떠나며 고용주를 욕하고 비방하는 것이야 인지상정이겠으나 갖가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NBC에서 함께 한 지난 세월은 보람찬 일이었다. 신시아 맥파든 기자 같은 사람과 일한 경험은 평생의 영예이다. 맥파든이나 케빈 모나한 기자로부터 방송에 관한 많은 것, 즉 내부 제보자의 시선을 제공한다거나 하나의 독창적 아이템이 얼마나 파워를 얻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을 배웠다. NBC의 젊은 신진 기자들 역시 매우 탁월하다. 공격성 반론을 일삼아온 본 기자를 늘 지지해준 노아 오펜하임 PD에게 감사한다. 탁월한 전문 능력을 발휘해준 자넬 로드리게즈에게도 감사한다. 심야 뉴스 제작 스탭 모두 길고 지루한 본 기자의 보도에 늘 지지를 보내주었다. 방송 네트워크가 세상을 떠안을 것이라며 야심찬 계획을 묵묵히 밀고 나가는 필 그리핀 대표이사에는 늘 경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동료들과 함께 이룬 성과에 보람을 느끼지만 더 할 일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지금은 휴식을 취해야 할 순간이리라. 데스크의 독재적 간섭과 회사 내규의 지원 없이 다시 사색과 집필로 돌아오게 되어 만족스럽다. 물론 늘 내 필생의 과업이라 여겨온 일, — 비밀스런 사안을 찾아내 지루한 기사를 쓰는 일로 복귀할 것이고 미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기사 소스를 제공해주는데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세계 정세가 대단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에 기자가 주력해온 안보 분야에 관해서도 가만히 앉아 생각하고 보충할 시간이 필요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가 포로로 잡힌 작금의 정황이라면, 모든 사람이 느끼듯이 기자 또한 미국이 잃은 것들이 참으로 많다고 생각한다. 언론 보도를 이해 못하거나 정권의 압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제도권의 통제나 심지어 당파적 이익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이 말하는 당파란 것이 뉴욕 경제계나 워싱턴 정가를 나머지 미국민들과 분리하여 지칭한 것이라면 그들이 옳을지 모르겠다고, 외부자들과 정부 내 제보자들을 향해 신랄하게 응답하련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렬한 삽질들을 바라보면서 기자가 처음부터 스텝이 꼬였었구나 하는 점을 깨닫는다. — 대러시아 관계를 풀어보려 한다거나, 북한 비핵화에 주력한다거나,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시킨다거나, 아프리카 파견에 의문을 표시한다거나, 정보 기관 및 연방 수사국과 각을 세운다거나 하는 삽질 말이다. 물론 대통령은 무식하고 무능한 사기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NBC가 거의 기계적인 논조로 반대 의견을 내세우며 어쩌면 더 큰 갈등이나 전쟁을 불러올지 모를 정책을 재빠르게 옹호하며 나선 데에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정말 미국은 시리아에서 철수하면 안 되는 것인가?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대담한 액션이 그렇게 못할 짓이란 말인가? 러시아 관련해서도 — 미국 민주 정치의 토대가 그토록 조작에 취약한 것이었나 새삼 통탄하고 근심할 일이지만서도 — 아니 그럼 다들 냉전 시대로 돌아갈 작정인가? FBI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 그간 그토록 나쁜 일을 벌여온 집단이 하루 아침에 영웅이 되는 것인가?



트럼프 아니더라도, 현대 정치의 새로운 지형에서 유치한 소셜 미디어 놀이에는 이미 진력이 나 있던 차이다. 그리고 그 “사이클”이란 것 때문에 NBC(뿐만 아니라 모든 주류 언론)의 현직 언론인들도 숨조차 제대로 고르기 힘든 아픔을 겪고 있긴 하다. 개인의 삶에 대한 것이든 강경한 뉴스에 관한 것이든, 현재 우리 시대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너무 먼 길을 돌아가고 있지 않은가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오늘날 정보의 홍수라는 현상이 국가의 민주화와 사회의 통합을 촉진하는 만능 열쇠라거나 디지털 열반의 신세계가 될 수는 없음에 기자 또한 동의한다. 이미 국민들 사이에 스마트폰 및 소셜 미디어에 대한 피로증이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하며, 정보 과다의 역효과나 저널리즘의 사회적 역할이 간편 클릭이나 채팅만으로 해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추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계에서 물러나는 즉시 사회 전체가 엄청난 SNS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 장담한다. 그러하기에 NBC와 모든 주류 언론의 앞에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가 여전히 잔존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에 대해선 앞으로 더 깊게 생각하여 글로 남기고자 한다.



컨설턴트란 직종이 왜 존재하는가에 대해, 컨설팅 외주 계약을 통해 모든 회사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쏙 듣고 싶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기자가 회고하기에 NBC는 적어도 그런 뻔한 컨설팅 짓거리 하는 언론사는 아니었다. 당연한 소리이지만 기자 자신도 데스크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쏙쏙 고분고분 갖다준 역사가 없어 이에 보람을 느낀다. 모든 회사와 기관이 두려워하는 가치 — 변화, 리스크, 차별화 같은 것들(사실 역설적으로 그들 기업의 창의성을 돋구는 동력 아니겠는가.) — 지금까지 기자의 보도 지침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들이다.



집필과 논평의 주업으로 복귀하게 되어 기쁘다. 올 겨울엔 지난 십여 년을 몰두한 9.11 음모론 관련 소설의 탈고 작업을 끝마칠 예정인지라 들떠 있다. 이 작품은 소설이긴 하지만 테러분자들을 색다른 시각에서 이해하려는 저작의 일환이다. 또한 새로운 책 두 권에 관한 프로젝트도 착수할 예정인데, 방송사 주변을 배경으로 기밀 정보를 취급하는 매력적 제보자와 외톨이 기자에 관한 픽션이 그중 하나이다. 지금까지 읽었다면 눈치 채셨겠지만, 왜 미국은 항구적 전쟁 수행 정책에서 좀처럼 손을 뗄 수 없는가를 다룰 논픽션 책도 하나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제와 리더쉽에 관한 분석을 다룬 미디어 비평이야 수도 없이 많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 안보와 관련한 비평서는 많은가? 그렇지 않다. 현재의 화염과 분노 정책을 넘어서서 실천가능한 다른 대안을 찾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행운을 빌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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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봇물 터지는 공격들

https://www.washingtonpost.com/outlook/2018/09/06/i-too-am-part-resistance-inside-trump-administration/?noredirect=on&utm_term=.03aa5fa2c55f




지금 미국 정가가 발칵 뒤집힌 상황인데요.

(트럼프 집권 후 언제는 안 뒤집혔겠냐만은…)


트럼프 정권 내부자들이 잇따라 익명으로 폭로 기고를

내고 있고 그 시기가 중간 선거 전에 묘하게 봇물

터지듯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일 아니니까 팝콘 각으로 구경하면 되겠습니다만

당장 중간 선거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긴 하네요.


물론 문제가 많은 정치인이겠죠. 누가 아니랍니까.

단, 미국인 입장에서. 검은 머리 미국인 아니니까.


우리 입장에서 임기 끝날 때까지 최대한 빼먹을 거

빼먹으면 된다는 쿨한 의식으로 무장하면 어떨까요..


도덕책 천사표가 집권한다 한들 우리 외교 문제를 무슨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주는 건 아니란 것, 오바마가 위안부

문제 배배 꼬아놓았을 때 이미 경험한 거 아니냐, 이거에요.


저들의 악마 지도자라도 좋다, 내 땅에 평화만 다오..

어차피 임기 끝나면 국물도 없는 사람이니 임기 내에만

잘 뽑아먹고 우리 챙길 거 챙기면 그뿐이라는, 뭐 그런…


적어도 지금 정부가 방향성을 거기에 정조준하여

움직이고 있다고, 본 블로거는 생각하고요.


조심스럽게 호응을 구하고 싶네요.

한번 판단해 보세요.


폭로의 도화선이 된 뉴욕 타임스 기사는 아래에서 들어가

보실 수 있고 번역문도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이번엔 곧바로 이어서 지난 주에 워싱턴 포스트가 터트린

후속 폭로에요. 일단은 서로 다른 사람 같아 보이긴 하는데..

(같은 사람이란 추측도 있죠.)


이 사건에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번역문을 게재합니다. 저작권에…?! 본인이 신분 까지 않는 한

고소 당할 일은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문제시엔 삭제합니다.


아, 그리고 다른 때와 달리 주석이 많아 미안합니다. 왠만하면

안 달고 최대한 현지화한 의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이 원문은

도저히 그렇게 안 되게끔 쓰셨네요. 미국 최적화한 로컬한

미국 문화 어법이 너무 많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대니얼 드레즈너는

이 글 쓰신 분이 아니겠죠…?ㅎ







I, too, am part of the resistance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

나 역시 트럼프 정부 내 저항군이다



I should have been the first one out of the gate.

내가 누구보다 먼저 폭로했어야 하거늘



대니얼 드레즈너

 - 터프츠 대학교 국제 정치학과 교수, 포스트에브리씽의 단골 기고인


9월 6일



(대니얼 드레즈너: 다소 이채롭긴 하지만 오늘 비판적 논조의 특집 기사 하나를 공개하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료이자 본 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향후 수입에도 타격을 받을, 익명을 요구한 “원 저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본 기사를 익명으로 게재하여 구독자 여러분께 더 담대한 고민의 기회를 드릴 수 있을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이전 지도자 누구도 직면한 적이 없던 유형의 중대한 기로에 설 것 같다. 지난 수요일 뉴욕 타임스를 통해 폭로한 익명의 고위 관료의 특집 기사가 굳이 아니라도 말이다.



*번역자 주석: 뉴욕 타임스 폭로 기고는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고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 폭로의 진원지가 된 사건이다.

https://www.nytimes.com/2018/09/05/opinion/trump-white-house-anonymous-resistance.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그가 처한 진퇴양난의 상황인즉슨 — 그나마 더 똑똑한 나는 대통령이 상황 파악조차 부족하단 점을 알고 있지만 — 다수의 관료들이 대통령의 정책과 그 고약한 성정을 좌초시키는데 업무의 방향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나도 물론 안다. 내가 그런 관료 중 하나이니까. 바로 나란 말이다! 내가 직접 기억을 끌어모아 이 폭로 기사를 썼다고 주장하지 않는 한은 내가 누군지 추측도 못할 터이다.



더 명확히 하자면 잘 알려져 있는 좌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2016년에 “트럼프만은 안 된다”며 거부한 적 있는 우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대통령의 샬롯츠빌 발언으로 상처받을 교육받은 중산층 “저항군”도 아니다. 반이민 정책에 따른 아동 격리 조치로 분노할 교양있는 미국인도 아니다. 헬싱키 외교 참사가 거슬리는 국제 관계 열혈 지지자도 아니다.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질려버린 경제학 능력자도 아니다. 나는 작금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힘을 보태며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한편 이 끔찍하고도 끔찍한 작자에 동조하고 선동하는 죄를 씻기 위해 이 익명의 기고를 쓰고 있는 조용한 저항군이다.



*번역자 주석: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에 샬롯츠빌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에서 좌파 시위대와의 충돌로 폭동이 일어난 데 대해 쌍방 잘못으로 논평하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급기야 한 가정의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수준까지도 추진한 적이 있어 미국 내에서 상당한 윤리적 반발을 야기했다. 지난 7월에는 헬싱키 등지를 돌며 러시아 등 유럽 각국을 순방했는데 나토의 동맹국은 비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겐 우호적인 발언을 하여 빈축을 샀다.



트럼프에게 임명장을 받은 다수의 관료는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미국의 민주 정치를 수호하고 그가 충동적으로 길을 잘못 들 때마다 나서서 훼방을 놓기로 이미 굳게 서약했다. 나도 익명 기고의 백악관 내 첫 타자가 될 뻔했는데 누군가 먼저 선수를 쳐버린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똘똘 뭉치고 있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다. 이렇게 한층 더 강하게 트럼프를 코너로 몰수록 미국의 민주 정치는 결단코 훼손될 일이 없을 것이다.



선출된 국가 원수의 의사를 묵살하고 현명한 독자 제현께 우리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리는 것보다 더 민주적인 길이 없음을,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있기에 이 기고를 쓴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답이 아니다. 남 탓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조용한 저항군 활동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갖추진 못한 사람이란 점이다. 그와 일하는 누구든, 어떤 명확한 우선 순위나 원칙이 있어도 거기에 제어가 안 되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들 중엔 확고부동한 원칙과 소신을 가진 이들이 있으며 후속 기고를 통해 이 점을 분명히 할 것이다. 내가 가장 먼저 폭로했어야 했는데 다른 익명의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 다 내 느린 필력 때문이니 날 비난하라!



오해는 하지 마시라. 연일 끝도 없이 현 정권을 때리는 언론 보도조차 잡아내지 못한 긍정적 업적도 있다. 세제 개혁이나 사법부 전면 물갈이나, 비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위와 딸의 선언 등. 아시겠지만 정말 멍청이들이다.



그런데 이 업적들은 다 조용한 저항군들이 벌인 일이다. 속이 뻔히 드러나 보일 만큼 성질 급하고 부정적인 데다 쪼잔하기까지 한 대통령의 리더쉽 스타일이 한 일이 아니라.



대통령과의 회의는 원래 주제를 벗어나 산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가 하나마나 한 뻘소리를 거듭 장담하는 통에 채 설익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결론을 내기도 하며 심지어 결론도 없는 무모한 말잔치가 왕왕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대화의 원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까먹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어떤 지침을 일관성 있게 내줄 수준이 못 된다. 참말이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도무지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형국이니 그렇다는 말이다.



*번역자 주석: ‘어떤 상황에서도 올바른 지침을 줄 만한 일관성 있는 존재’라는 뜻으로 원 저자는 여기서 북극성, lodestar라는 말을 썼다. 통상적 영어권 시민이 자주 쓰지 않는 이 단어를 평소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자주 쓴다는 이유로, 익명 기고자 중 하나가 부통령이라거나 또는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부통령 반대파가 기고했다는 등의 갑론을박과 추정이 현재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난맥상이다. 참고적으로 대표적인 펜스 반대파이자 차기 대권 후보를 노리는 사람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지만, 장관 측에서 기고가 나왔을지 모른다는 주장은 아직 입증된 적이 없다.



“변덕이 죽 끓듯 해서 언제 또 말을 바꿀지 알 수 없다니까. — 잠깐, 자네 왜 이렇게 가까이 서 있나? 녹음하는 것 아니야? 누구(오마로사)처럼 나 배신하려고?” 어느 고위 관료는 백악관 회의에서 자신의 배반을 의심하는 대통령에 관해 격앙된 반응으로 이렇게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번역자 주석: 오마로사는 트럼프 체제 유일한 흑인 행정관이었던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을 일컫는다. 지난 12월에 사임하며 트럼프를 맹비난하는 폭로 저서를 출간하여 대통령과 거의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이 난장판에서 할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백악관에도 정상적인 성인이 몇 명은 있다는 사실에 미국인들이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 우리는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여론 조사 동향도 지켜보고 있기에, 몇 년 간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 모든 사항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제쳐두고라도 우리는 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 체제를 이른바 투트랙으로 끌고 가야 마땅하다. 한쪽에서 조용한 저항군들은 주류 언론사 기자들이 쓰려고 하는 기사에 익명의 정보원으로서 웨스트윙 사태의 진실을 똑바로 전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론 단행본 저자들과 특집 기고문들에 익명의 제보를 지속 공급해야 한다.



흔한 음모론 비슷하게 정부를 장악하는 엘리트들이 되잔 말이 아니다. 국가를 위한 존엄한 역할을 익명으로 하자는 것 뿐이다.



현재의 불안한 상황을 목도한 초창기 각료들 중에는 수정 헌법 25조를 들먹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헌정 초유의 위기 상황을 바랄 사람이 있겠는가. 우드워드 대기자의 저서 출간과 내 기고보다 나중에 나왔어야 할 (뉴욕 타임스) 폭로, 거기에 무수히 많은 자잘한 언론 제보가 줄을 잇는 방식이 훨씬 낫다. 이렇게 한들 갓난아기 징징거리듯 구는 대통령을 격분하게 할 수나 있으랴. 상황이 끝날 때까지, 또 원고료 끊길 때까지 우리는 정권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우리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흘리면 그만이다.



*번역자 주석: 1967년에 채택한 수정 헌법 제25조는 대통령이 직무가 규정하는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한 절차를 규정하였다. 여기엔 여태껏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 경우의 수가 있는데 내각 과반수가 찬동할 경우 대통령이 비자발적으로 사퇴하고 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를 대리하는 절차가 그것이다. 한편,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이자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바 있는 밥 우드워드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맹비판했는데 이 시기가 뉴욕 타임스 및 워싱턴 포스트의 익명 폭로 기고 시기와 우연찮게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더 큰 관심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제에 끼친 해악 따위가 아니라 임기 끝나고 나는 어디 한직이라도 찾아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 뿐이다. 어디 괜찮은 여름 임시직이라도 찾아낼 형편이 될까? 트럼프를 도운 모든 사람의 공통 문제일까, 아니면 몇몇 사람만 기소 당하고 끝날 것인가?



*번역자 주석: 최대한 한국 사정에 맞게 의역했으나 원문에는 Martha’s Vineyard 및 Alan Dershowitz라는 생소한 지명 및 인명이 등장한다. Martha’s Vineyard는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섬이며 많은 대통령들이 휴양지로 찾아 여름에만 임시 서비스직 일자리가 급증한다는 지역이다. 앨런 더쇼비츠는 하버드 대학교 형법학 교수이며 저명한 형사 변호사로서 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을 주로 수임한다 하여 미국 사법 체계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인사이다. 더쇼비츠에 관해 더 궁금하면 아래 기사로 들어가볼 수 있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posteverything/wp/2018/07/05/this-column-is-not-about-alan-dershowitz/?utm_term=.9c69d90c007f



바야흐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 날아올 구인장에 대비해 친분 마일리지 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 별로 조용하지도 않은 — 저항군들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정치를 넘어서서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설 때 비로소 진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일 터이다. — 그때 되서 신분이 밝혀지면 내가 비밀리에 벌인 좋은 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정부에 분노할 때 울타리를 넘어 쓸데없는 딱지를 떼어버린 건 우리들이다. 그건 내게도 이익인 행위이니까.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면, 내게 이익인 일이 결국 미국에게도 좋은 일이란 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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