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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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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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9.11
    (긴급) 존 볼턴 잘렸다... 이제 대화 국면이 열렸구나
  2. 2018.09.17
    워싱턴 포스트: 나도 트럼프 정권의 레지스탕스이다




John Bolton Fired: Will This Work as an Affirmative

Signal to the US-DPRK Denuke Talks?







간밤에 꽤 괜찮은 뉴스가 날아 들어서 짤막하게 포스팅을

안 할 수 없네요. 다들 들으셨죠? 존 볼턴해임되었습니다.



정기 구독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 보도를 주로 유심히 읽어 보았는데

번역본을 신속하게 올려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사오나, 요사이

뉴욕 타임스와 살짝 저작권 관련 트러블이 계류 중이라 전문 번역은

아무래도 힘들겠습니다. — 소송 중인 건 아니에요.



그래서 오늘자 — 저쪽 시간으로 화요일자 속보 — 긴급 뉴스를

신속하게 훑고 문단 별로 내용 요약하여 전달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아마도 뉴욕 타임스는 저작권이 잘 안 풀릴 것 같으니 추후에도 전문

번역은 못 올릴 것 같습니다. 아쉽지만...







이란, 아프가니스탄 및 특히 북한 문제 전문가로 외교 정책 노선의

핵심 역할을 자임하고 있던 존 볼턴에 대한 해임과 경질이 미국 시간

화요일 아침에 공식화하였답니다. 언제나처럼 트위터 해고를..



뉴욕 타임스 기자와 단독으로 문자를 주고 받은 바로는 볼턴 스스로

사임을 청하는 형식이었다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볼썽사납게 먼저

언성 높이고 하는 형태는 아니었다고… 딴은 그러하다 하고요.



원래 현지 시각 화요일 오후 1시 반에 폼페이오 국무 장관 주재

백악관 브리핑이 예정되어 있었고 볼턴 보좌관 배석이 공식 일정으로

발표되었다는데 이때 불참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하고요.







트럼프 행정부에서 존 볼턴 존재감의 의의를, 이제는 많은 한국

시민들이 알고 계시지만,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대이란 및 대북한

강경파 노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볼턴의 교체는 지금까지 미 국무부 내에 상존하던 전통적 강경파

외교 실무자들의 일보 후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거겠죠.

워싱턴의 일반론도 일단 이런 즉시적 해석을 내놓고 있어요.



그러나 한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경질의 배경에 작용한 직접 원인이

한반도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현재 트럼프 정부에

두통을 몰고 오는 가장 큰 사안이 한반도 문제는 아닐 겁니다.)







지난 18년간 수천의 군인을 희생양으로 삼아야 했던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탈레반 반군을 대상으로 지리한 응전을 계속해온 미군을

철수하는 문제가 트럼프—볼턴 간 갈등 요인의 핵심이었고요.



탈레반과의 싸움을 멋지게 끝내 평화의 전도사 이미지를 선전하기

위해 원래 트럼프 대통령은 반군 지도자를 캠프 데이비드에 초청해

평화 협정에 조인하는 ‘쇼’를 연출하고 싶었던 모양이에요.



이 ‘위대한 쇼’ 프로젝트에 극렬하게 반대한 인물이 볼턴이었다죠.

그런 쇼 안 하고도 철군할 수 있는데 뭐하러 쓸데없는 일을 벌이냐

하는 반대 논리였다는데요.



이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린 것 같습니다. 재선을 위해

적당한 ‘쇼’의 연출이 시의적절하게 필요한 분이잖아요. 결국 쇼는

안 하기로 한 모양이에요.



사실 펜스 부통령 파벌 역시 극렬하게 쇼에 반대한 한 축이었대요.

대통령과 부통령의 노선이 대립하는 모양새가 숨어 있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고, 부통령 안에 찬동하던 볼턴은 일종의 새우

등이랄까, 결과에 책임지는 희생양으로 이런 결과를 맞은 듯해요.

부통령을 자를 수는 없는 노릇이니..







가장 직접적인 최근 요인이 아프가니스탄 문제였긴 했으나 정가의

관측에 의하면 그 이전에도 이란 및 북한 등 문제로 볼턴이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면이 있을 거라고 예측들 합니다.



이란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경제 지원이나 이란 대통령과의 전격

회동 등 트럼프 특유의 예측불허 방책을 최근 시도하려 했으나

이것도 (볼턴 등 외교 라인 내 전통적 강경파들의 반대로) 무산된

일이 있었다 하고요.



또 몇 달 전 미군 드론을 이란군이 요격한 일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보복 공습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필요한 확전을 자제하자며,

전격적으로 취소를 단행한 일도 있었고요.







북한 관련해서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동아시아 주변국을

자극할 최근 미사일 시험에 관해, 전통적 강경파들의 시각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계속해서 ‘이 정도는 용인할 만하다’는

긍정 시그널을 보내온 일이 있었죠.



또 지난 6월말 전격적인 판문점 회동에 볼턴이 극렬하게 반대했고

(많은 한국인들이, 방해될까봐 대통령이 급히 볼턴을 몽골로 보내

버렸다고 이해했는데) 실상을 까보니 볼턴 본인이 엄청 실망하여

스스로 몽골 일정을 강행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이때 그 직전 방일을 전후하여 일본 돈줄을 뒷배로 한 친일파 미국

관료들이 북한 미사일 시험을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분석했고 볼턴이

자랑스럽게 방송에서 이 분석을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일본에

있던 트럼프 대통령이 ‘난 생각이 다르다’며 북한을 쉴드 쳐주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더랬죠.







하나 더 덧붙여서, 최근 남미 정국을 눈여겨 보신 분들은 다 알고

계시겠으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려는 움직임 뒤에

미국의 힘이 작용하고 있잖겠어요. 이 배후 공작을 볼턴이 주도해

왔는데 사실상 실패했다는 것이 최근까지 세간의 평가라 하죠.



베네수엘라 사안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 속에 차곡차곡 마이너스

점수를 매겨 놓기에 충분한 동인이 아닐 수 없겠어요. — 베네수엘라

사태는 결국 교착 국면으로 장기화할 것 같네요.







문제는 이런 정국 하나 하나를 넘길 때마다 볼턴 특유의 강경한

궁시렁 버릇이 튀어 나오면서 이미 다 결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여기 저기 불평을 옮기고 다니는, 어찌 보면 한 조직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하급자로서 절대로 취해서는 안 되는 비생산적

행태를 보여왔다는 거에요.



이런 일이 몇 차례 쌓이고 쌓이니 트럼프 대통령이 속으로 계산해

놓은 살생부 지수에서 점수가 차곡차곡 누적되고 있었을 거다..란

추정들이 지금 막 나오고 있어요. 그동안 행동을 보면 언제 잘려도

잘릴 만했다..고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하고요.



볼턴의 퇴장으로 그를 지렛대로 삼아 외교 노선을 움직이려던

의회 내에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겠고... — 공화당 유타 주

상원의원 밋 롬니가 대표적이고요. 반대로 세상이 더 평화로워져

환영한다는 온건파들도 있어요. — 공화당 켄터키 주 상원의원

랜드 폴이 대표적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무엇일까요. 순수하게 자국 우선주의적

외교안보 정책을 통해 전선을 확대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더 중요한

상대인 G2 중국과의 일전에 국력을 집중하자는 걸로 보이고요.



볼턴 등 전통 강경파들이 그들에게 익숙한 매파 노선을 밀어 붙이는

행태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국력을 집중해야 할 때 쓸데없이

전선을 확대하는 것이니, 아니 미국이 온 세상을 상대로 싸우고 다닐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일 거라고... 트럼프 전략의 현주소를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항상 주장하지만 말만 거칠게 할 뿐, 의외로 트럼프는 현실적인

평화주의자에 가깝다니까요. 거친 언사도 길게 보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방책에 불과하죠. 17년에 북한과 그랬쟎아요.)







자, 사안의 골자는 대략 이러하고... 앞으로 정국에서 중요한 건

후임자가 누구인가, 언제 인선되는가 하는 등에서 트럼프 외교

정책의 장기 밑그림을 읽을 수 있겠죠? 다음 주중으로 새로운

사람을 임명할 것이고 아마도 대선 전까지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게 될 거라고, 워싱턴 정가에서 예상들 하는 듯합니다.



볼턴 등 친일적 전통 매파들의 방해 공작을 뚫고 평화 국면을

납땜해보려 눈물겹게 애써온 문재인 정부에게도 앞으로 강한

호재로 작용하지 않겠는가 하여 기쁘게 생각하고요. (훌륭한

국무위원들이 복을 몰고 온 듯하네요. 강한 조국 만세입니다.)



북한 역시 다시 올 수 없는 이 기회를 십분 살려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비핵화와 경제 재건,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가는 대로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싶어요. 미사일 좀 그만 쏘시고..



모쪼록 트럼프 대통령의 의외로 평화적인 복심과 의중을 적확하게

읽고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진 인사가 인선되길

강력하게 희망합니다. 이상으로 긴급 포스팅을 마쳐요.




*New York Times, to be redirected to...

https://www.nytimes.com/2019/09/10/us/politics/john-bolton-national-security-adviser-trump.html?campaign_id=60&instance_id=0&segment_id=16896&user_id=e7d084cab856e4f42b6946f15c96889e&regi_id=96722704in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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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봇물 터지는 공격들

https://www.washingtonpost.com/outlook/2018/09/06/i-too-am-part-resistance-inside-trump-administration/?noredirect=on&utm_term=.03aa5fa2c55f




지금 미국 정가가 발칵 뒤집힌 상황인데요.

(트럼프 집권 후 언제는 안 뒤집혔겠냐만은…)


트럼프 정권 내부자들이 잇따라 익명으로 폭로 기고를

내고 있고 그 시기가 중간 선거 전에 묘하게 봇물

터지듯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일 아니니까 팝콘 각으로 구경하면 되겠습니다만

당장 중간 선거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긴 하네요.


물론 문제가 많은 정치인이겠죠. 누가 아니랍니까.

단, 미국인 입장에서. 검은 머리 미국인 아니니까.


우리 입장에서 임기 끝날 때까지 최대한 빼먹을 거

빼먹으면 된다는 쿨한 의식으로 무장하면 어떨까요..


도덕책 천사표가 집권한다 한들 우리 외교 문제를 무슨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주는 건 아니란 것, 오바마가 위안부

문제 배배 꼬아놓았을 때 이미 경험한 거 아니냐, 이거에요.


저들의 악마 지도자라도 좋다, 내 땅에 평화만 다오..

어차피 임기 끝나면 국물도 없는 사람이니 임기 내에만

잘 뽑아먹고 우리 챙길 거 챙기면 그뿐이라는, 뭐 그런…


적어도 지금 정부가 방향성을 거기에 정조준하여

움직이고 있다고, 본 블로거는 생각하고요.


조심스럽게 호응을 구하고 싶네요.

한번 판단해 보세요.


폭로의 도화선이 된 뉴욕 타임스 기사는 아래에서 들어가

보실 수 있고 번역문도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이번엔 곧바로 이어서 지난 주에 워싱턴 포스트가 터트린

후속 폭로에요. 일단은 서로 다른 사람 같아 보이긴 하는데..

(같은 사람이란 추측도 있죠.)


이 사건에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번역문을 게재합니다. 저작권에…?! 본인이 신분 까지 않는 한

고소 당할 일은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문제시엔 삭제합니다.


아, 그리고 다른 때와 달리 주석이 많아 미안합니다. 왠만하면

안 달고 최대한 현지화한 의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이 원문은

도저히 그렇게 안 되게끔 쓰셨네요. 미국 최적화한 로컬한

미국 문화 어법이 너무 많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대니얼 드레즈너는

이 글 쓰신 분이 아니겠죠…?ㅎ







I, too, am part of the resistance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

나 역시 트럼프 정부 내 저항군이다



I should have been the first one out of the gate.

내가 누구보다 먼저 폭로했어야 하거늘



대니얼 드레즈너

 - 터프츠 대학교 국제 정치학과 교수, 포스트에브리씽의 단골 기고인


9월 6일



(대니얼 드레즈너: 다소 이채롭긴 하지만 오늘 비판적 논조의 특집 기사 하나를 공개하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료이자 본 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향후 수입에도 타격을 받을, 익명을 요구한 “원 저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본 기사를 익명으로 게재하여 구독자 여러분께 더 담대한 고민의 기회를 드릴 수 있을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이전 지도자 누구도 직면한 적이 없던 유형의 중대한 기로에 설 것 같다. 지난 수요일 뉴욕 타임스를 통해 폭로한 익명의 고위 관료의 특집 기사가 굳이 아니라도 말이다.



*번역자 주석: 뉴욕 타임스 폭로 기고는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고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 폭로의 진원지가 된 사건이다.

https://www.nytimes.com/2018/09/05/opinion/trump-white-house-anonymous-resistance.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그가 처한 진퇴양난의 상황인즉슨 — 그나마 더 똑똑한 나는 대통령이 상황 파악조차 부족하단 점을 알고 있지만 — 다수의 관료들이 대통령의 정책과 그 고약한 성정을 좌초시키는데 업무의 방향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나도 물론 안다. 내가 그런 관료 중 하나이니까. 바로 나란 말이다! 내가 직접 기억을 끌어모아 이 폭로 기사를 썼다고 주장하지 않는 한은 내가 누군지 추측도 못할 터이다.



더 명확히 하자면 잘 알려져 있는 좌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2016년에 “트럼프만은 안 된다”며 거부한 적 있는 우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대통령의 샬롯츠빌 발언으로 상처받을 교육받은 중산층 “저항군”도 아니다. 반이민 정책에 따른 아동 격리 조치로 분노할 교양있는 미국인도 아니다. 헬싱키 외교 참사가 거슬리는 국제 관계 열혈 지지자도 아니다.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질려버린 경제학 능력자도 아니다. 나는 작금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힘을 보태며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한편 이 끔찍하고도 끔찍한 작자에 동조하고 선동하는 죄를 씻기 위해 이 익명의 기고를 쓰고 있는 조용한 저항군이다.



*번역자 주석: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에 샬롯츠빌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에서 좌파 시위대와의 충돌로 폭동이 일어난 데 대해 쌍방 잘못으로 논평하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급기야 한 가정의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수준까지도 추진한 적이 있어 미국 내에서 상당한 윤리적 반발을 야기했다. 지난 7월에는 헬싱키 등지를 돌며 러시아 등 유럽 각국을 순방했는데 나토의 동맹국은 비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겐 우호적인 발언을 하여 빈축을 샀다.



트럼프에게 임명장을 받은 다수의 관료는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미국의 민주 정치를 수호하고 그가 충동적으로 길을 잘못 들 때마다 나서서 훼방을 놓기로 이미 굳게 서약했다. 나도 익명 기고의 백악관 내 첫 타자가 될 뻔했는데 누군가 먼저 선수를 쳐버린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똘똘 뭉치고 있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다. 이렇게 한층 더 강하게 트럼프를 코너로 몰수록 미국의 민주 정치는 결단코 훼손될 일이 없을 것이다.



선출된 국가 원수의 의사를 묵살하고 현명한 독자 제현께 우리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리는 것보다 더 민주적인 길이 없음을,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있기에 이 기고를 쓴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답이 아니다. 남 탓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조용한 저항군 활동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갖추진 못한 사람이란 점이다. 그와 일하는 누구든, 어떤 명확한 우선 순위나 원칙이 있어도 거기에 제어가 안 되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들 중엔 확고부동한 원칙과 소신을 가진 이들이 있으며 후속 기고를 통해 이 점을 분명히 할 것이다. 내가 가장 먼저 폭로했어야 했는데 다른 익명의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 다 내 느린 필력 때문이니 날 비난하라!



오해는 하지 마시라. 연일 끝도 없이 현 정권을 때리는 언론 보도조차 잡아내지 못한 긍정적 업적도 있다. 세제 개혁이나 사법부 전면 물갈이나, 비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위와 딸의 선언 등. 아시겠지만 정말 멍청이들이다.



그런데 이 업적들은 다 조용한 저항군들이 벌인 일이다. 속이 뻔히 드러나 보일 만큼 성질 급하고 부정적인 데다 쪼잔하기까지 한 대통령의 리더쉽 스타일이 한 일이 아니라.



대통령과의 회의는 원래 주제를 벗어나 산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가 하나마나 한 뻘소리를 거듭 장담하는 통에 채 설익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결론을 내기도 하며 심지어 결론도 없는 무모한 말잔치가 왕왕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대화의 원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까먹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어떤 지침을 일관성 있게 내줄 수준이 못 된다. 참말이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도무지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형국이니 그렇다는 말이다.



*번역자 주석: ‘어떤 상황에서도 올바른 지침을 줄 만한 일관성 있는 존재’라는 뜻으로 원 저자는 여기서 북극성, lodestar라는 말을 썼다. 통상적 영어권 시민이 자주 쓰지 않는 이 단어를 평소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자주 쓴다는 이유로, 익명 기고자 중 하나가 부통령이라거나 또는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부통령 반대파가 기고했다는 등의 갑론을박과 추정이 현재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난맥상이다. 참고적으로 대표적인 펜스 반대파이자 차기 대권 후보를 노리는 사람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지만, 장관 측에서 기고가 나왔을지 모른다는 주장은 아직 입증된 적이 없다.



“변덕이 죽 끓듯 해서 언제 또 말을 바꿀지 알 수 없다니까. — 잠깐, 자네 왜 이렇게 가까이 서 있나? 녹음하는 것 아니야? 누구(오마로사)처럼 나 배신하려고?” 어느 고위 관료는 백악관 회의에서 자신의 배반을 의심하는 대통령에 관해 격앙된 반응으로 이렇게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번역자 주석: 오마로사는 트럼프 체제 유일한 흑인 행정관이었던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을 일컫는다. 지난 12월에 사임하며 트럼프를 맹비난하는 폭로 저서를 출간하여 대통령과 거의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이 난장판에서 할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백악관에도 정상적인 성인이 몇 명은 있다는 사실에 미국인들이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 우리는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여론 조사 동향도 지켜보고 있기에, 몇 년 간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 모든 사항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제쳐두고라도 우리는 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 체제를 이른바 투트랙으로 끌고 가야 마땅하다. 한쪽에서 조용한 저항군들은 주류 언론사 기자들이 쓰려고 하는 기사에 익명의 정보원으로서 웨스트윙 사태의 진실을 똑바로 전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론 단행본 저자들과 특집 기고문들에 익명의 제보를 지속 공급해야 한다.



흔한 음모론 비슷하게 정부를 장악하는 엘리트들이 되잔 말이 아니다. 국가를 위한 존엄한 역할을 익명으로 하자는 것 뿐이다.



현재의 불안한 상황을 목도한 초창기 각료들 중에는 수정 헌법 25조를 들먹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헌정 초유의 위기 상황을 바랄 사람이 있겠는가. 우드워드 대기자의 저서 출간과 내 기고보다 나중에 나왔어야 할 (뉴욕 타임스) 폭로, 거기에 무수히 많은 자잘한 언론 제보가 줄을 잇는 방식이 훨씬 낫다. 이렇게 한들 갓난아기 징징거리듯 구는 대통령을 격분하게 할 수나 있으랴. 상황이 끝날 때까지, 또 원고료 끊길 때까지 우리는 정권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우리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흘리면 그만이다.



*번역자 주석: 1967년에 채택한 수정 헌법 제25조는 대통령이 직무가 규정하는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한 절차를 규정하였다. 여기엔 여태껏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 경우의 수가 있는데 내각 과반수가 찬동할 경우 대통령이 비자발적으로 사퇴하고 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를 대리하는 절차가 그것이다. 한편,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이자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바 있는 밥 우드워드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맹비판했는데 이 시기가 뉴욕 타임스 및 워싱턴 포스트의 익명 폭로 기고 시기와 우연찮게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더 큰 관심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제에 끼친 해악 따위가 아니라 임기 끝나고 나는 어디 한직이라도 찾아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 뿐이다. 어디 괜찮은 여름 임시직이라도 찾아낼 형편이 될까? 트럼프를 도운 모든 사람의 공통 문제일까, 아니면 몇몇 사람만 기소 당하고 끝날 것인가?



*번역자 주석: 최대한 한국 사정에 맞게 의역했으나 원문에는 Martha’s Vineyard 및 Alan Dershowitz라는 생소한 지명 및 인명이 등장한다. Martha’s Vineyard는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섬이며 많은 대통령들이 휴양지로 찾아 여름에만 임시 서비스직 일자리가 급증한다는 지역이다. 앨런 더쇼비츠는 하버드 대학교 형법학 교수이며 저명한 형사 변호사로서 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을 주로 수임한다 하여 미국 사법 체계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인사이다. 더쇼비츠에 관해 더 궁금하면 아래 기사로 들어가볼 수 있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posteverything/wp/2018/07/05/this-column-is-not-about-alan-dershowitz/?utm_term=.9c69d90c007f



바야흐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 날아올 구인장에 대비해 친분 마일리지 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 별로 조용하지도 않은 — 저항군들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정치를 넘어서서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설 때 비로소 진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일 터이다. — 그때 되서 신분이 밝혀지면 내가 비밀리에 벌인 좋은 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정부에 분노할 때 울타리를 넘어 쓸데없는 딱지를 떼어버린 건 우리들이다. 그건 내게도 이익인 행위이니까.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면, 내게 이익인 일이 결국 미국에게도 좋은 일이란 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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