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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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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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Jacques Rousseau:

A Man of Revolution, Never Born with Fortune













프랑스 대혁명을 출산한 정신적 아버지 장 자크 루소에 관해

사회계약론 한 가지에만 포커스를 맞춰온 대부분 교과서로 인해

급진적 사상가로 박제한 고정 관념만 양산해온 모양인데요.



그의 인생을 한 번 찬찬히 훑어 보자고요.

의외로 이런 사람이었어..? 하실 걸요.



프랑스의 영웅인데, 태생은 스위스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712년의 제네바 공화국이죠.

칼뱅파 종교와 정치의 온상 같은 곳이에요, 18세기 말까지는.



왠지 루소와 장 칼뱅의 인생은 정반대 거울을 보는 듯해요.

프랑스 태생의 칼뱅이 제네바에서 명성을 얻고 뼈를 묻었지만

제네바에서 태어난 루소는 프랑스에서 활동해 혁명 사상을

낳고 거기서 죽었거든요. 신기한 우연의 일치죠?



루소는 생전에도 자유로운 의식을 가진 제네바의 일원임을

자랑스러워 했다네요. 하지만 프랑스에서 그는 팡테옹 국립

묘지에도 안장된, 결코 빼앗길 수 없는 건국 지도자입니다.




...Pantheon, Paris where Rousseau is buried





부잣집에서 고이 자란 금수저 인생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었어요.

태어나자 마자 모친을 여의었고 열 살 때 부친은 모종의 사건에

연루된 나머지 방랑 생활을 떠나 자식을 돌볼 수 없었어요.



떨어지기 전까지 부친과의 사이는 그럭저럭 화목했다 해요.

어려서 아버지와 독서 경험을 통해 문학적 소양을 키웠다죠.

이후 삼촌 손에 컸지만 애정과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죠.



그냥 이리저리 떠돌며 보호를 의탁한 청소년기였어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해 눈치보며 삶을 구걸한 처지였죠.

법원 서기나 조각가 공방에서 견습생으로도 있었는데

하도 때리고 갈구는 통에 뛰쳐나온 적도 있었다고…



열 여섯 쯤인가 사보이 공국 토리노로 이주해서 가톨릭으로

복귀하는 신교도를 돌보던 13세 연상 와랑 부인 밑으로

들어가요. 제대로 학교를 다닌 적 없는 루소가 그나마

그럴 듯한 교육을 받은 유일한 때가 이 시기에요.





Françoise-Louise de Warens






부인 직업의 특성상 주변에 성직자나 지식인들이 넘쳐났고

그들로부터 어깨 너머로 지식 동냥 하듯이 음악, 수학, 철학

등의 학문을 배워 나가요. 30대 중반 무렵까지 한때 연인

관계로 발전했던 부인의 후원을 받아 생활했다 해요.

루소는 부인을 평생 사모하고 경애했다네요.



이런 청년기를 보낸 그의 애정관은 자유분방하지만 방탕한 기질도

있었어요. 서른 셋에 10세 연하의 하녀인 마리 테레즈 르바쇠르

동거를 시작하나 정작 혼인은 나이 들어서야 올렸다죠. 자식을 다섯

낳았는데 부양할 능력이 안 되면 불행해진다며 모두 고아 병원에

보내 버렸고요. (이 행적은 훗날 두고두고 욕을 먹어요.)



그는 수학에 재능있는 음악학자이기도 했어요. 자신만의 숫자

기보법을 개발해 파리의 왕립 과학 한림원에 출품하러 갔다가

드니 디드로 등 백과전서파의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게 되죠.



백과전서파디드로달랑베르, 케네, 볼테르, 몽테스키외

등이 참여한 프랑스 계몽주의의 일파에요. 1751년에 초판

출간한 백과전서로 과학의 체계를 재정립하고 지식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려던 일종의 지성인 사회 운동이죠.

루소는 음악이나 정치학 관련 항목을 써줬어요.



다재다능한 polymath 루소는 정치 철학 이외 분야의 성공작이

의외로 다양해요. 1752년 오페라 작곡가로서 마을의 점쟁이

루이 15세 앞에서 초연되는 성공을 거두었고, 1761년엔 18세기

낭만파 소설의 걸작 신엘로이즈를, 사회계약론 직후 소설 양식을

빌린 교육론 에밀을 출간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어요.



어쩌면 근대 사상과 문화 다방면에서 재능을 꽃피운, 다 빈치

이후 천재적 르네상스맨의 마지막 인물일지도… 낭만파 문학과

계몽 사상이란 면에서 볼테르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가며

프랑스 시민의 잠재 의식을 일깨운 사람이란 평을 받는 거죠.

(혁명으로 목이 잘린 루이 16세의 평이라는 말도 전해져요.)





Jean-Jacques Rousseau (1712~1778, Geneva)






당대 사회의 명성은 비정치 분야에서 거두었지만 오늘날 모든

사람이 기억하는 루소의 진정한 가치는 정치 사상에 있어요.

첫 철학 논문 학문예술론을 1750년에 발표했는데

디종 학술원 공모에서 1등상을 받았다고 해요.



이 학문예술론을 확장 발전시켜 1755년에 인간불평등기원론

출간했는데 이 유명한 책을 통해 우리가 아는 진보적 공화주의

사상의 싹이 움트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어요.



자연 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 이성에 대한 고찰, 시민 사회 형성을

방해하는 불평등과 그 요인인 사적 재산권 등에서 심층적인 논의를

발전시킨 명작이에요. 원시 공산 사회의 묘사가 카를 마르크스에게

깊은 영향을 준 이야기는 유명하죠.



루소의 인생작 두 권은 한 달 간격을 두고 1762년에 출간되요.

프랑스 대혁명의 이론서 사회계약론, 그리고 5월에 나온 에밀.



(에밀은 사회적 인간 교육에 대한 진보 철학적 담론.. 역시

대성공하여 칸트의 규칙적 시간을 빼앗았다는 걸작이지만,

여기선 아주 대충 언급만 하고 지나가겠습니다.)



학문예술론에서 사상의 문제를, 인간불평등기원론에서 국가 사회를

진단한 그가 모든 생각을 결집하여 내놓은 역작이 사회계약론이며

오늘날 민주 정치의 뿌리는 이 한 권의 책에서 갈라져 나온 거죠.










개인과 사회가 서로 양립하여 자유와 평등을 추구하게 할 인간

본성으로서의 일반 의지가 작용한 사회 계약을 통해 비로소,

양도나 분할이 불가능한 절대적 속성의 국가 주권이 나오기에

오직 피치자인 인민만이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리 모두

잘 아는 근대 공화정 사상이 여기에서 완성되는 거에요.



아울러 토머스 홉스리바이어던존 로크통치론을 거치며

혼돈의 쌍곡선으로 피어 오르던 공화주의 정치 사상이, 이 한

사람의 깔끔한 논변으로 종합 정리되어 곧 깨어날 근현대

시민 사회 계급에게 선물처럼 다가온 것이기도 해요.

1651년 - 1689년 - 1762년의 연속성인 셈이죠.



루소가 가장 강조한 핵심 가치는 인간 본성이 추구하는 본질로서

자유평등, 그리고 인류 보편적 사회 연대 의식이었어요.

liberty, equality, fraternity* … 이를 위한 수단으로서

직접 민주주의에 의한 공화적 정치체의 구성을

실천적 대안으로 제시했죠.



*일본에서 초기 번역이 잘못 자리잡는 바람에 박애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만 오늘날 현대어 어감으로도 박애가

와닿지 않으시니만큼, 계급을 초월한 사회적 연대감 정도로

해석함이 제일 타당하다는 최근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해요.

- 자유, 평등, 연대..


이는 혁명을 이끈 자코뱅 당원들에게 투쟁 프로세스를

매뉴얼로 만들어준 것이나 진배 없었어요. 대혁명 시절

루소의 이 책 하나 손에 안 들고 다니는 사람 없었다죠.

이론적 기본서라고 불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사회계약론과 에밀, 둘 다 국가 체제의 근본적 혁신과 가톨릭

사회 비판 등 급진적 내용을 담고 있었고 하필 두 명저가

연달아 출판되는 바람에 루소는 유럽 전역에서 폭풍같은

논란의 주인공이 되요. 덕분에 8년간 유럽 각지를

떠돌아 살 수밖에 없었다나…



변변한 학교도 나오지 못하고 당대 최고 인기의 예술가 반열에

오르지만 특유의 철학적 성찰을 통해 근대 공화정의 바탕을

완성한 장 자크 루소… 안타깝지만 혁명의 발화점을 몸소

목격하지 못하고 바스티유 사건 11년 전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조용히 살다 갑니다.



자유로운 기질을 타고났다고 미화할 수도 있겠지만 현대적

기준으로도 결코 윤리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인물은 아녔어요.

말년에 참회록을 써서 스스로 반성하기도 했거니와…



하지만 오늘날 민주 정치 체제의 비호 아래 열심히 인생의

좋은 날을 구가하는 현대인이라면 급진적이라고 맹비난받은

루소의 사상 덕을 입지 않았다고 누구도 부인할 수는 없을 터…



역사와 인생이라는 것이 그래요. 살아가던 그 당시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지만, 아주 가끔은 진심으로 뭔가를

추구했던 한두 사람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는 거죠.



세상의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의 은덕에 힘입어 부지불식

간에 삶이 윤택해지고 평화로워지지만 대부분 그냥

모르고 지나간다는 사실…



고상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만이 역사의 위인이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평범한 상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 또한

인생의 진리인 법이죠.



종교적 이유로 내세를 믿는 분이라면 죽어서 모든 것의 화해를

받아들일 때쯤 깨닫게 될 거라고 봐요. 아, 내가 몰랐었는데

이런 사람이 이렇게 살아서 그 덕에 잘 산 거였구나 하고..



장 자크 루소도 모르는 사이에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돕고 있는 숨은 현자로서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래는 그의 인생을 축약한 짧은 동영상..

에밀 내용이 부족한 분은 그 아래 걸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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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History of Europe in Early Modern Times V

Rise of Western Modern Philosophers




오늘날 정치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압도적으로 유럽 출신

백인들의 시각과 사고를 반영하고 있는 것은 다들 아실테죠.


그래서 서유럽 주요 국가의 근세사를 따라가보는 것이 종종

큰 의미가 있답니다. 하여 근세를 열어젖힌 몇 가지 트렌드를

시리즈처럼 훑어보는 시간을 마련해 볼까요.




V. 근대 철학 Modern Philosophy 



모든 학문은 철학으로부터 파생되어 가지를 치고 생장합니다.

철학은 정치경제 등 사회 현상 전반에 직간접적 영향을 주고요.

유럽 역사에서 근대 철학의 태동이란 현상은 이런 이유 때문에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현대 문화의 바탕을 형성하죠.


인문주의의 부활, 무역 항로의 개척, 프로테스탄트의 발호,

자연 철학의 과학화 등 지금까지 상술한 각 현상들이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점차 사회가 생동하고 변화하는데,

이를 설명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철학자들이 맡은 거죠.


16~17세기를 살며 새로운 움직임을 포착한 초기 철학자들이

선각자로서의 사명을 찾았습니다. 중세를 지배한 스콜라 철학

극복하고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정신을 되살려 그네들이 살던

현재의 시간에 적합한 시대적 사상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죠.


초기 선구자들을 지역과 성향에 따라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를 아우르는 서유럽 대륙에선 합리주의,

rationalism으로, 영국에선 경험주의, empiricism으로 부르며

각자 독자적 체계를 조성했어요.


이성과 경험으로 나뉘는 흐름을 당시에 인지한 건 아니고 정작

후대에 이 일을 한 사람은 칸트입니다. 현대 철학의 하위 분과를

구분하면 인식론, 형이상학, 존재론, 윤리학, 논리학, 미학, 정치

철학 등인데 대륙과 영국의 논쟁은 인식론에서 출발하였죠.


합리주의는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초월적 절대 진리를 찾아 인식의

근본으로 삼자는 생각입니다. 30년 전쟁 참전 중 신비한 꿈을 꾸고

학문의 길에 들어선 르네 데카르트가 선구자로서, 그는 철학, 수학,

광학, 천문학 등 방대한 연구를 한 대학자이자 철학의 아버지에요.


1637년에 출간한 방법서설에서 그는 이른바 방법적 회의

반복하여 종국에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의심할 수 없는 제1원리로 제시했어요. 이로부터 시작하는

연역적 추론을 통해 신과 사물의 존재를 증명하자는 거죠.


경험주의는 사물의 현상에 대한 인식의 출발점을 사유자가

직접 경험한 지점으로 잡자는 생각으로서, 평생 법관으로 산

프란시스 베이컨이 데카르트보다 수십 년 앞서 늘그막에

실험과 저작에 몰두하며 새로운 생각을 집대성했어요.


그가 죽기 여섯 해 전 1620년에 집필한 신기관은 그리스

이래 과학 연구론의 체계를 장악한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에

의문을 품고 귀납적 실증으로 진리에 접근할 것을 주문했고

(아는 것이 힘이다..란 명제) 우상론에서 - 종족, 동굴, 시장,

극장 - 인간의 보편적 편견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대륙의 합리론을 계승한 이는 네덜란드의 바뤼흐 스피노자와 독일의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였어요. 둘은 데카르트와 함께 3대 거장으로

꼽힙니다. 스피노자는 1674년 에티카를, 라이프니츠는 1710년

신정론을 출간하여 인간 이성의 탐구를 이어갑니다.


에티카는 스피노자 필생의 역작으로서 살려는 본능적 의지,

코나투스가 지배하는 감정을 통제하려면 오직 이성에 기댈 수

있을 뿐이라 썼죠. 라이프니츠는 신정론에서 철학과 신학이

서로 모순되지 않아 양자 모두 신의 섭리일 뿐이라고 설파해요.


영국의 경험론은 존 로크가 계승하고 데이빗 흄이 발전시켜

후대로 넘어갑니다. 1690년에 로크가 출간한 인간오성론

백지 상태의 인간이 경험으로 지식을 축적한다고 봤지요.

(빈 서판 같은 백지 상태, 라틴어로 타뷸라 라사라고..)


한편 계몽주의가 발전한 사회계약론이 주류를 형성하여 공화주의

정치 사상으로 또 하나의 줄거리를 이룹니다. 토머스 홉스가 단초를

풀기 시작하죠. 1651년 명저 리바이어던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과 같은 자연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계약을 맺고

국가를 세운다는, 현대적 이데올로기의 출발점을 제시합니다.


존 로크는 왕당파가 왕권신수설을 부활하려는데 반발해 1688년

통치론에서 그해에 일어난 명예혁명을 옹호하고 인간의 자연권,

피치자로서의 저항권, 선거제와 권력 분립의 원리, 노동 가치설

등의 주제로 미국과 프랑스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어요.


장 자크 루소는 1762년 출간한 동명의 저서로 아예 사회계약론

완성한 사람이죠. 양도할 수 없는 국가의 주권은 오직 인민에게서만

나오며 자유의지와 사회계약으로 공공선을 추구한다고. 익숙하죠?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을 정립함으로써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

기반을 완성하지만… 본인은 혁명 발발 11년 전에 사망…ㅜ


이렇게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영국을 중심으로 맹렬하게 발전한

세 줄거리가 합하여 근대 철학이 집대성되는 전기를 맞습니다.

네, 이마누엘 칸트.. 지구상 역대 최고의 지성이 등장해요. 짠.


칸트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에요. 첫째, 합리든 경험이든 계몽이든

그때까지 발전한 유럽의 모든 철학을 종합하여 인식론, 형이상학,

윤리학, 신학, 미학, 존재론, 정치학 등 전 영역을 집대성한 체계를

완성하고 수백 년 후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에요.


둘째, 이렇게 완성한 독일 관념론의 비판 철학이 제시한 모든 논제가

결국 선험적 이성이 주재하는 사상의 중심에 인간을 주체로 놓았고

이는 르네상스 이후 수백 년만에 유럽이 신의 그늘을 드디어 완전히

벗어나 인류가 최상위 존재로 올라섰음을 의미하는 거란 점이죠.


1781년 순수이성비판, 1788년 실천이성비판, 1790년 판단력비판

차례로 출간하며 그는 인류의 철학을 종합합니다. 전 영역에 걸쳐서요.

이성을 중시하나 경험론을 끌어와 a priori, 선험적 관념론을 세웠죠.


칸트 이후의 철학은 어떻게 그를 계승하여 발전시킬지가 관건이었죠.

게오르크 헤겔이 독일 관념론의 적통을 계승했습니다. 칸트 만큼이나

철학의 전 영역을 통찰하며 절대적 관념론변증법, 역사 철학

종합하여 수많은 헤겔주의 추종자를 낳았습니다.


18세기 공화주의를 일단락짓고 맞은 혁명의 시대에 사상의 조류는

자유주의로 흘러갑니다. 제레미 벤담은 1789년 저서 도덕입법원리

통해 공리주의를 확립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창했고

후대의 자유주의자에게 영감을 줬어요.


존 스튜어트 밀은 1859년 자유론으로 19세기 자유주의 정치 사상을

종합한 대가입니다. 이미 벌어진 정치 현상의 사변을 세운 것이 밀의

역할이었다면 카를 마르크스는 1867년 자본론으로 미래에 등장할

사회주의 정치 체제의 철학 기반을 제공하는데 앞장섰죠. 18세기

말엔 에드먼드 버크가 보수주의의 근간을 다진 적도 있었어요.




영화의 소재로는 철학자 자신보다 철학책 속 논쟁 주제가 더

알맞을 겁니다. 인식론이 와닿지 않는다면 매트릭스

숟가락 씬을 다시 한번 음미하는 것이 좋겠고요.



리들리 스코트해리슨 포드와 작업한 블레이드 러너

인간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존재론을 탐구했었죠. 같은

감독의 프로메테우스는 신의 존재를 파고 들었고요.



인과론의 비극적 참상은 2004년작 나비효과

처절하리만치 극적으로 묘사했었고요.



욕망에 빠진 인간의 윤리적 모순에 대해선 작고하신 앨런 파큘라

감독이 노년에 작업한 1990년작 의혹(무죄추정)을 추천해요.

해리슨 포드가 여기에도… 출연진 면모와 연기가 엄청나죠.

(원제는 Presumed Innocent.. 미성년자 특히 주의)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은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이

돌아가시기 전 블루-화이트-레드 시리즈에서 다루었는데요.

이 연작의 프로토타입 작품을 잘 모르시더라고요.

1991년작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렌느 야콥이 여기서 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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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Categories of the Political Science

What Do They Study Mostly Today?







정치학political science라고 하고요.

왜 사이언스가 붙냐면 현대 정치학 연구물이 숫자와

통계를 써대며 거의 계량화해 버렸기 때문이에요.



(미국의 정치학 연구 문화이죠. 미국은 정치도

주도하고 정치학도 주도하고 있답니다. 참 쉽죠?)



유럽은 아직도 politics라는 단어를 쓰기도 합니다.

특히 영국. 옥스브릿지나 LSE, UoL을 보면 알 수 있죠.



경제학을 미시와 거시, 계량으로…

법학을 민사, 형사, 공법, 소송으로 나눌 수 있듯이

정치학의 서브 장르, 하위 분과 학문을 나눠보면요.



학교의 전통에 따라 여러 관점이 혼재하여

살짝 머리 아프지만 본 블로거의 주관으로는..



정치 사상사, 정치 이론, 비교 정치, 공법, 행정,

정치 경제, 국제 정치의 일곱 분과가 맞다고 봅니다.

원래는요. 원래는, 오리지널리.



그러나 한국의 정외과 교육 풍토에서는 보통

공법행정정치경제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무겁도록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각각 법학과, 행정학과, 경제학과에서

열심히들 가르치고 있으니 정치외교학과가 저거 다 가르치면

딴 과는 뭐 먹고 사냐는 논리가 굳어온 때문인 듯해요.



그런데 근대 학문의 발전 역사를 주욱 살펴보면 나오지만

철학의 정치 사상이 굵은 줄거리를 형성하고 거기에서

우리가 아는 사회과학이 모두 갈라져 나왔지요.



철학에서 자유주의와 민주 정치의 연구가 터져 나왔고

중간에 경제학이 나왔는데 원래는 정치 경제, political

economy라는 서브 장르의 외양으로 등장한 거죠.



정치학이 독립 학문으로 인식된 시점은 대략 19세기

후반이고, 20세기 전반기에 행정학이, 20세기 중반에

정책학이 갈라져 나왔어요.



사실 오늘날 주류로 인식되는 사회과학이 죄다

철학과 정치학의 본류에서 새어나온 지류들인 셈이죠.



우리 식의 교육 풍토가 주류라고 볼 수는 없을 듯하고요.

미국의 정치학 전공자들은 앞에서 분류한 일곱 가지를

그래도 조금씩은 훑는다고 해요. 아예 생까진 않고.



미국 학제에서 politics라고 하면 미국식 민주주의와 헌법론,

정부 이론(즉 행정학), IR, 국제경제, 국제법을 다 조금씩

커버하는 편이죠. 한국식 정외과 커리큘럼과 차이가 있음..



우리는 또 정치’외교’학이라고, 외교를 강조하쟎아요.

근데 이건 솔직히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현상이에요.



외교학이란 것이 사실 별다르게 존재하는지 의문이죠. 저 위

일곱 가지 중 국제 정치학, 즉 국제 관계학 밑에 또 세부적인

여러 각론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외교 이론일 뿐이에요.



*미국 4년제 대학교 학부 수준에서 제공하는 커리큘럼 훑


(Harvard MA)

https://gov.harvard.edu/gov-courses


(Northridge CSU CA)

https://catalog.csun.edu/academics/pols/programs/ba-political-science-i/politics-and-government/


(Grambling State LA)

http://www.gram.edu/academics/majors/arts-and-sciences/poli-sci/curriculum/political%20science.php


(Hampton VA)

http://libarts.hamptonu.edu/page/Curriculum-7


(Jackson State MS)

http://www.jsums.edu/polisci/undergraduate-courses-offered/




정치 사상사는 철학사에서 정치 파트를 빼온 식이에요.

보통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공맹, 카우틸랴에서부터

고대 정치 사상을 풀어나가죠.



그리고 민주 정치 역사에서 많이 들어본 마키아벨리,

홉스, 루소, 몽테스키외, 밀, 마르크스의 이야기가…



현대에 정치학이 독립한 이후의 사상가로는 모겐소,

아렌트, 달, 사이먼, 롤스, 애로우, 키신저, 헌팅턴, 나이

등등이 등장하여 어려운 이야기를 풀어가는 거죠.



(이 중 로버트 달은 민주 정치의 이론화에 공이 크고

본 블로그 좌상단 작은 이미지로 등장한 할아버지가

바로 이분이랍니다. 좋아해서요.)



정치 이론 파트는 추상적 개념을 파고드는 난해한 분야고

보수, 자유, 사회 등 이데올로기와 권력론, 국가론 같은

현대 정치 현상의 구성 요소를 철학적으로 푸는 겁니다.



여기까지 분야는 오늘날 정치학에서도 종사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고 극소수 철학적 천재들만이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해요. 비주류란 말이죠.



현대 정치학의 주류 분야는 크게 비교 정치와 국제 관계,

이 둘로 나뉩니다. 대학원 이상의 정치학 전공자가 다들

뭐 연구해서 먹고 사냐 할 때 죄다 이 둘에 몰려 있지요.



비교 정치 파트에서 본격적인 민주 정치의 제도가 나와요.

대의제부터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등등..

삼권 분립에서 입법, 행정, 사법의 역할.. 정당과 이익

단체, NGO, 커뮤니케이션 같은 사회 집단까지..



하지만 오늘날 비교 정치 연구 소재 중 정수는 바로 선거죠.

선거를 통해 권력이 창출되기도 하고 통계 분석을 도입하여

논문 뽑아내기 좋기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이 연구합니다.



요즘 핫한 선호 투표제, 비례 대표제, 연동형/권역별 등등

주제가 최근에 가장 빈번한 연구 사례들입니다. 정말

다양한 연구 논문이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공법 연구의 핵심이자 출발점은 헌법입니다. 연구 대상이나

소재를 보면 법대의 헌법학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어요.



하지만 (본 블로거 개인 감상인지는 몰라도) 법학 전공자가

쓴 헌법학 연구물과 정치학 전공자의 공법 연구물은 많이

달라요. 사안을 바라보는 관점, 논조, 어법 등등에서…



원래 헌법학을 먼저 공부하고 정치학으로 빠졌는데

법대생 세계에서 관용적으로 쓰는 공통 어구를 잘 쓰지

않아 정치학 이론서를 읽는데 고생했던 적이 있어요.



법학 전공자의 어법이 다소 딱딱하고 정형화되어 있다면

정치학 전공자는 꽤 리버럴한 철학적 사유의 방식으로

정치와 헌법의 소재를 풀어간다고 할까…



설명하긴 어렵지만 정외과에서 공법 연구를 배제해온

수십년 한국 풍토만의 특유한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행정 이론은 행정학과에서 배우는 그대로입니다.

개론, 조직, 인사, 재무 등을 거쳐 정책학까지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죠. 일부 각론은 경영학과 많이 겹칩니다.



인사 행정은 그대로 경영학의 인사 관리와 유사합니다.

공공의 경영이 행정이고 사기업 행정이 경영이니까요.



정책학이란 분야가 따로 떨어져 나왔으니 행정학에서

다소 이질적인 분야처럼 보이기도 해요. 어떤 정책의 성과를

과학적으로 측정하자고 달려드는 실증 중심 분야랍니다.



경제학이 원래 18세기 정치 경제학에서 출발했다고 했죠.

그래서 지금도 정치학과 경제학은 겹치는 영역이 꽤 크고

때로 오버랩되어 콜라보하는 연구를 많이 합니다.



경제학에서 산업 조직론게임 이론을 공부하던 분들은

모든 이론이 정치학 교과서 속에서 동어 반복되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국내에 개론서로 나온 책 중에 ‘세계 정치론’을 읽어 보시면

특히 경제학 이론이 정치학자의 변주를 거쳐 해석된 글을

경험하실 수 있어요. 로체스터 학파의 특징이라네요.

(브루스 부에노 데 메스키타 교수 원저의 세계 정치론)



선거나 투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행위자 간의 머리 싸움을

어떻게 과학적인 방법으로 실증할 수 있을 것인가…

주로 이런 연구라고 보시면 됩니다.



국제 정치학, 즉 국제 관계학, 곧 IR은 정치학의 하위

분과이기도 하면서 약간은 독립 학문처럼 분화하고

있기도 해요. 국제학이란 학제 분야로 발전한다고도 하죠.



국제 외교와 파워 게임, 교류 관계 형성 같은 것들이

주요 연구 소재입니다. 해외 토픽 시사 뉴스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국제 관계학의 서브 장르로 공부해야 할 필수 각론을

역사, 사상, 한반도, 강대국, 외교, UN, EU, 안보, 국제법,

국제경제, 민족, 인권, 젠더, 환경, 종교/테러의 열 다섯

분야 정도라고 보면 대략 틀리지 않을 거에요.



앞에 얘기했듯이 오늘날 정치학 연구를 둘로 나눠

반은 비교 정치의 선거, 나머지 반은 IR의 지역학..

양적으로 대략 이렇게 보면 거의 맞습니다.



오늘날 정치학의 트렌드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여기에 한국의 특성을 고려하여 통일 이론이나

한국형 IR이 독자적으로 연구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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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ological History of International Relations




예전에 현대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일반적인 흐름으로

짚은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약간 포커스를 좁혀 볼까요.


국제 정치, 흔히 IR, 국제 관계학이라고 부르는

분야의 이데올로기 역사는 정치학 본류의 그것과는

약간 궤적을 달리 하여 발전해왔습니다.


원래 정치학의 연구 분야를 셋으로 구분하거든요.

정치 사상 및 이론, 비교 정치학, 국제 정치학…


이 중 국제 정치학에 해당하는 분야를 가리키죠.

요즘은 국제 관계학이라고 더 일반화되어 있는 듯해요.

international relations를 번역한 거니 이쪽이 더 맞남..


국제 관계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연구는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학자들이 제기하기 시작하였는데요.


여러 국가의 이전 투구가 부딪히는 현상의 원리를 찾아내려는

이른바 ‘현실에 대한 설명력’이란 논리로 이런 이즘이니 저런

이즘이니 하는 것들이 발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멀리 보자면 군주론마키아벨리리바이어던홉스

사실 서양 정치학사에서 처음으로 현실주의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니 이 분들을 원류로 봐야 하겠지만요.


교과서마다 분류 기준도 다르고 설명 체계도 다르지만

여기서는 깔끔하게 네 가지 사조로 정리하겠습니다.

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조주의, 구성주의입니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의 다른 표현이에요. 국가나 정치 현상에

도덕적 이상이나 지향점이 있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가

흘러간다는 생각인데요.


멀리 보자면 동양의 공자맹자 같은 유가의 사상이

이런 이상주의의 근간을 형성한 적이 있습니다.


자유주의 국제 정치의 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우리가

국사 시간에 3.1운동 배우며 접한 바 있던 민족 자결주의라는

것인데 1910년대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주창했어요.


윌슨이 이런 주장을 하며 국제 연맹이란 것이 창설되잖아요.

국제 연맹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2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점을 보면 자유주의 사조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이상적 도덕을 넘어서서 각 나라의 국익을 건드리는 안보

상황이 닥칠 경우 공권력 체계를 갖추지 못한 국제 기구는

유명 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현대의 자유주의 국제 관계학 이론가들은

(국제 연맹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자 안보 체계

주요한 관심 테마로 논리를 전개하는 편입니다.


이상주의를 비판하며 한스 모겐소가 주창한 사조가

현실주의입니다. Politics among Nations라는

저서로 유명하신 분인데요.


국가 간에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힘의 균형을 이룰 수밖에

없는 구체적 현실을 인정하고 세력 균형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논리 체계를 마련하신 분이에요.


2차 대전이 끝난 후의 냉전이라는 구도를 완성한

사상가로 흔히 불리곤 하죠. NATO와 같은 군사 동맹

통해 세력 구도의 균형을 옹호한 논리입니다.


성선설 같은 자유주의에 비해 성악설 같은 색깔이 보이죠.

국익을 위해서 국가는 국방력을 총동원하여 실력 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호전적 논리 체계가 여기서 나왔어요.


냉전 시대에는 금과옥조처럼 받들던 사상이기는 하지만

70년대가 지나 오일 쇼크처럼 냉전 양극화 구도를 뒤흔드는

현상이 튀어나오고 유럽 경제 공동체처럼 국익 논리를

반박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퇴색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케네스 월츠 같은 학자를 통해 신현실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1979년 발표한

국제 정치 이론이란 저서로 이를 완성하였다 하죠.


구조주의마르크스 사회주의에서 영향을 받은 체계입니다.

물론 교과서에 따라 사회주의와 구조주의를 구분하는 설명도

있죠. 급진주의라고 따로 표시하는 책도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의 자본가 계급이 개발 도상국이나 제3세계의

물적 자본을 착취하는 형태로 국가 관계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 구조를 취하고 있어요.


안토니오 그람시 같은 이론가가 이 계통의 대표적인 분이고

남미 제3세계 정치 구도에서 맹위를 떨친 종속 이론

실제로 국제 관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미의 일부 현상을 제외하고 냉전 구도 자체조차

설명이 안 되는 한계를 보이기도 하는지라 약간은 철 지난

생각으로 치부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요즘엔요.


구성주의는 80~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비교적 신박한

사상 체계인데요. 사회 구성주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social constructivism…


인간의 선악 본성이나 국가의 힘 같은 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이나 행위자의 정체성이 국제 관계 현상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때로는 감성이나 정서, 심리 같은 주관적 요소를 깊게

관찰하기 때문에 인종, 종교, 성별 같은 현대적 아젠다를

성찰하는 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로 무장한 국제 테러가 뚜렷하게

아젠다로 부상한 21세기에 들어 더욱 설명력이 배가하고

있는 사상 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웬트라는 58년생 정치학자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가이고요. 전술한 케네스 월츠의 저서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99년에 국제 정치의 사회 이론이란

책을 통해 사회 구성주의를 화려하게 등장시켰답니다.


2018년 현재의 국제 관계학에서는 이런 사상 체계를 혼용하며

정치 현상의 설명력을 제고하기 위해 애쓰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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