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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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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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구매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이번에는
Rise of the Olympian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이제는 후기... (물론 스포일러 왕창 있다.)



[11] Rise of the Olympian 올림푸스의 부활
... epilogue & criticism





본작 Rise of the Olympian
계속해서 게일 시몬 Gail Simone 의 진두 지휘 하에
2009년 상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스토리 아크를
단행본으로 묶어 출간한 것이다.


Wonder Woman 시리즈의 정식 제호로는
#26권에서 #33권까지 8권에 해당하는 분량이며
2009년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내내 연재되었고
이는 스토리 아크 쳐놓고는 꽤 긴 편집량이다.
챕터의 수로만 따져 봐도 여덟 개나 되고
프롤로그와 인터루드까지 포함한 대작이다.


직전에 포스팅한 The Circle와 비교해 봐도 알 수 있지만
규모나 분량, 스토리의 복잡한 플롯 등 여러 측면에서 봐도
확실히 2008년의 The Circle에 비해 대작임이 분명하며
이는 게일 시몬 체제가 확고부동하게 자리잡은 후 비롯된
창작적 자신감이라는 동기에서 기인했다고 볼 수 있다.


작화는 아론 로프레스티 Aaron Lopresti
버나드 창 Bernard Chang 이 나누어 맡았다.
미국에서는 로프레스티보다 의 명성이 더 높다고 한다.
(나이는 더 젊지만... 주워 들었다.ㅎ)


플롯과 스토리가 시몬의 1인 주도 하에 일관성을 유지한 반면
작화는 두 아티스트가 챕터를 나누어서 맡았기 때문에 중간에
그림체에서 큰 변화가 있고 이는 잘 모르는 독자가 봐도 확연하다.
그 변화는 #31권, 즉 챕터 6에서 온다. 여기만 이 그렸기 때문이다.


인기가 더 높다고는 하지만 사실 본 블로거는
로프레스티의 그림체를 의 그것보다 더 선호한다.
의 그림체가 코믹의 정체성을 확연히 드러내는
직관적인 펜터치인 반면에, 로프레스티의 그림체는
훨씬 디테일이 살아 있는 묘사적 유화풍이기 때문이다.


로프레스티와 창의 그림체 비교

위가 '로프레스티'의 WW, 아래가 '창'의 WW..



뭐, 사실 그림체의 문제는
독자 개인의 취향이 걸린 것이라서
그다지 비판이나 평가를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냥 좋아하시는 대로 좋아하시면 된다.


본 블로거가 관심있는 것은 플롯과 스토리일진데...
확실히 2008년의 스토리 아크에 비해 일취월장한
시몬의 자신감이 무게감 있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직전 포스팅과 또 비교하지만)
The Circle의 이야기는 사실 아마존 민족 내의
지극히 개인화한 원한과 복수의 모티브를 갖지 않았는가.
역사에 걸친 원한의 씨앗을 뿌린 것도 히폴리타 여왕 개인,
이에 복수하는 집단도 알키온 개인의 캐릭터만이 부각될 뿐이다.


그에 비해 본작은 스토리와 배경 철학의 사변을
인간에서 신의 영역으로 확장시킨다.
원더우먼 스토리가 태생적으로 신화와 종교를
배경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미덕의 요소가,
게일 시몬의 지휘 하에서 3~4년차에 와서야 비로소
꽃을 피우는 셈이라고 보시면 되겠다. 창작, 어렵다...


시몬이 내세우는 주요한 철학적 관심사는
- 작가 자신의 가장 유명한 주제이기도 한 -
여성성과 남성성의 존재론적 양립과 해체이다.
- $&#% 뭔 말 ㅠ..? 말인즉슨......


세상을 지배하는 중심 논리로서,
아마존으로 대변되는 여성의 논리
가가리안으로 대변되는 남성의 논리
과연 어떻게 대립하여 서로 합일에 이르는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 기독교와는 달리 인간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
그리스 종교에서 神의 제3자적 입장이라는 것이 또 개입한다.
신의 영역에서도 아테나와 아레스를 중심으로 여성성과
남성성의 대립이 이루어지는 것이며, 중재자이어야 할
제우스 신이 (잠시나마) 아레스의 손을 들어주는 것,
바로 여기에서 갈등의 원인이 촉발하는 셈이다.


극중 스토리에서 남성성을 대변하는 아킬레스는
국제 연합(UN) 본회의장에서 이렇게 외친다.
"당신들 인간의 수천 년에 걸친 지배 체계는 실패했다!"
- 이는 사실 원더우먼의 여성성에 의존하고 있던
인류의 3천여 년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어떠한가? 참으로 깊고 오묘한 사안이 아닌가?
시몬과 같은 멋진 페미니스트가 아니면 과연 누가
이런 성찰적 의제를 코믹팬의 앞에 던져줄 것인가?
- 이런 전차로, 실로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작품인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의 매력을 결정하는 인자들을
논함에 있어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굳이 흠을 잡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지만서도...


신이라는 존재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설정 때문이겠지만
원더우먼의 문제 해결 방식이 또 지나치게 물리적이고 마초적인
그것으로 한 걸음 후퇴한 듯한 느낌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
신이 끌고 있는 운명의 수레 곁에서 인간이 무얼 돕겠는가 말이다.
이런 문제점은 Amazons Attack!을 논하면서 이미 거론한 바 있다.


또한 인접한 DC의 다른 스토리 아크를 통해서 발전했거나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각종 서브 스토리가 몇 개 잠재해 있는데
군데군데 이 서브들에 대한 연결 고리에 대한 설명을
다소 불친절하게 풀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든다.
이 때문에 전체적인 스토리는 다소 산만한 느낌도 있다.
(AA!에서는 서브와 관련하여 이런 문제는 없었다고 본다.)


그러나 대작으로서 스케일을 키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노출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라고 이해한다면
일견 시몬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닌 것 같다.
본작의 스토리 아크와 원더우먼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독자가 얼마나 애정을 품겠는가 하는 점이 관건일 것 같다.


또한 중요한 한 가지 더...
본작을 통해 발전한 제노사이드라는 캐릭터는
빌런이면서도 엄청난 매력을 풍기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히로인 중 레전드 급이라고 하는 원더우먼을
한 번에 발려 버리는 그 위력이란...!


너무 무지막지한 위력이라서 중간에 살짝 질리기도 하지만
어찌 되었든 원더우먼과 대결 구도를 형성함에 있어서 한 치의
부족함이 없고 오히려 기존 빌러니스인 치타나 키르케보다
훨씬 우직하고 담백한 맛이 느껴지는 캐릭터임은 명약관화이다.


멋진 빌런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하는 작품이며, 동시에 또..
세상의 이치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작품이므로
본 블로거, 감히 독자 제현의 애정을 호소하는 바이다.
아울러 국내 정식 발간을 기대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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