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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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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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자기 복제되고 있는 배트맨과 수퍼맨 등 DC의 영웅들에 비하면
원더우먼의 역사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그래픽 노블과 영화, TV시리즈, 소설을 넘나들며
수퍼맨과 배트맨이 승승장구하는 동안 원더우먼이 침잠해온 원인은 무엇인가?


첫째, 캐릭터가 여성이기 때문에 가부장적 사회인 현대의 이야기에 녹여내기에
많은 기술적 제약이 요구된다는 원인이 있을 수 있겠다
.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진 그레이와 캣우먼 정도를 제외하고는
수퍼 히어로물의 역사에서 독립 개체로 성공한 여성 캐릭터는 많지 않다.





둘째, 작가들의 역량이 부족하여 신화와 전설에 기반을 둔
원더우먼의 배경 플롯의 함축적 알레고리를 담아내기 버거운
현실적인 원인도 분명히 있다.


물론 이 점을 비판함에 있어 영역은 달리 해야 한다.
그래픽 노블 작가들은 독창적 자기 세계에서는 탁월하지만
기존의 컨텍스트를 답습하고 해석하는 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시나리오 작가들은 아예 코믹북의 세계에 대한 무지와 몰상식으로 일관해 왔다.


원더우먼의 스토리를 발전시키지 못했다고 해서
작가의 역량을 싸잡아 비난해야 하냐고 의문을 품는 분도 많으시겠으나...
어찌 되었든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없던 것은 사실 아닌가.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인은 세번째이다.
원더우먼은 한 번도 인접 컨텐츠의 지원 사격을 제대로 받은 바가 없는
매우 쓸쓸하고 외로운 고군분투형 컨텍스트인 채로 지내왔다.


배트맨은 일찌감치 DC의 캐릭터 중에서 작가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케이스.
프랭크 밀러와 앨런 무어로 대변되는 명작가들이 이미 1980년대부터
명작 그래픽 노블들을 줄줄이 양산하기 시작해온 것이다.





1980년대 말은 이러한 배트맨 명작이 극에 달했던 정점의 시대였다.
팀 버튼의 '배트맨 더 무비'가 1989년에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수퍼맨은 영화가 죽쓰고 있는 동안에
걸작 TV시리즈가 플롯 회생의 견인차 역할을 맡았다.
1989년에 '로이스와 클락'이 ABC의 전파를 타기 시작해 4시즌을 거쳤고..
그 뒤를 이어 '스몰빌'이 2001년부터 WB의 전파를 타 지금에 이른 것이다.





1980년대를 그래픽 노블을 통해 배트맨이,
1990년대와 지금까지도 TV시리즈를 통해 수퍼맨이,
각각 승승장구하는 동안 원더우먼은 명성에 걸맞는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원더우먼 하면 떠오르는 인접 컨텐츠는 오로지 이것 뿐이다.





하긴 그녀의 카리스마가 대단하긴 하다.
그 우월한 신체 비율과 기럭지, 귀여운 듯 매력적인 얼굴 하며...


하지만 되짚어 보면, 린다 카터의 카리스마가 과연
원더우먼의 코믹북 오리지널에 부합하는 성격이었는지 의문이 든다.


히폴리타의 딸, 다이애나 프린스는 근육질의 여전사이다.
그의 종족은 아마존이고 아마조네스의 후예가 아닌가.


린다 카터는 근육질로서 현실적인 액션을 보여주기에는
뭔가 상당 부분 부족하지 않았는가 하며... 팔다리가 길긴 했으나...


특히 연기를 처음 해보는 초짜 배우로서
기본적인 억양이나 대사 소화능력에서도 부족함을 드러냈으니...


린다 카터의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의 허상에서
이제는 모두 다 헤어나올 때가 되지 않았나 판단한다.


더더군다나 TV시리즈의 30여편 남짓한 에피소드들은
첫 시즌의 몇 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망스러운 수준인지라
에피소드의 일부를 극대화하여 새로운 컨텐츠로서 개발하는 일도
지금으로서는 확률이 지극히 낮은 일이 아닌가 싶다.


작가들이 정말로 기피하는 작업일 터이다.

애써 가며 만들어도 초등학생용 전작의 아우라를
벗어나지 못할 확률이 농후한데 누가 시도하려 하겠는가?


대중들은 끊임없이 원더우먼의 영화화를 희구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런 가상의 포스터까지 등장했겠는가.





물론 우리의 폭스는 전혀 출연을 생각지 않고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한다. (다행이다...!ㅋ)


많은 사람들은 말한다.
린다 카터를 넘어설 카리스마를 갖춘 배우를 못 찾기 때문에
원더우먼의 영화화가 어려운 것 아니냐고...


하지만 오히려 정답은 배우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코믹의 세계에서나 미디어의 세계에서나 원더우먼의 플롯은
그다지 크게 진보한 적이 별로 없는 것...


바로 그게 문제인 것이다.
문제는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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