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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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9
    맥스 베이컨 Max Bacon


오랫동안 이 분야 포스트를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오늘 한 곡의 청명한 트랙을 들으니 마음이 동한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인데... (이하 WHRM)
이 골드 앨범에 청명한 보컬을 제공한 보컬리스트..


맥스 베이컨 Max Bacon 되시겠다...



그는 모비 딕이나 나이트윙 같은 밴드에서 활약했다고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의 유명세는 오직 한 밴드..
GTR에서 활동한 기록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GTR...
조용히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락 팬들에게 전설처럼 남아버린 그 밴드..


전설의 밴드가 남긴 전설의 명반...



'발끝을 맞춰서봐'라고 외치는 아름다운 발라드가
지금도 음악팬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는 그 수려한 트랙들..
그것들을 만들어낸 80년대 중후반의 밴드 되시겠다.


GTR은 1986년에 가공할 기타리스트
두 명이 의기투합하면서 락 씬에 등장했는데...


스티브 하우 Steve Howe



스티브 해킷 Steve Hackett



두 스티브가 그들이다.
'가공할'이란 표현을 썼지만 당시엔 정말 가공할 일이었다.
한 밴드에서도 보기 힘든 걸출한 뮤지션들이
여러 명씩 의기투합하여 밴드를 만들다니...
그리고 그 앙상블이 매우 뛰어난 결과물을 빚어내다니...


그렇다. GTR은 80년대에 유행한 수퍼밴드 되시겠다.
수퍼밴드의 시작이 야드버즈요, 그 끝은 미스터빅이라고 했던가...
일반적으로 수퍼밴드는 걸출한 아티스트.. 보통은 기타리스트가
다른 핵심멤버를 규합하는(=꼬셔내는) 형태로 시작하고는 한다.


레인보우는 리치 블랙모어가 주동하였고
오지 오스본 밴드는 오지가 주동하였다.
배드 잉글리쉬는 닐 숀이 불러 모았고...


보통 어느 한 사람이 주동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데에 반해
GTR은 두 스티브가 비슷한 비중으로 합심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두 스티브.. 둘 다 프로그레시브 씬에서 한 가닥 하던 기타리스트이다 보니까
일렉트릭 기타의 새로운 영역을 실험하는 데에 팀컬러의 비중을 두게 되었다.


(물론 그 '새로운 영역'이란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나 닐 숀의
정확하게 정반대편에 위치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드락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


이름도 GTR.. guitar의 약어이다.
이들의 트랙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일렉기타가 이런 소리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는
사운드가 아주아주~ 즐비하다. 풍성한 gtr의 향연..


특히 WHRM에서 해킷이 연주한
synthesizer guitar의 사운드는 아주 유니크하고 unforgettable하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못 본 사람들은 인트로에 등장하는 사운드가
키보드로 연주한 것일 거라고 지레짐작할 터이다. 그러나 기타였다 사실은..


해킷은 언제나 저 사진에 보이는 안정감 일백프로의 포스쳐로
조용하고 사색적으로 음미하듯이 기타를 연주하는데..
저 포즈로 조용하고도 박력있게 얼터네이트 피킹을 날려주시는..
바로 그 사운드가 WHRM의 인트로 프레이즈 되시겠다.
멋진 사운드 아닌가?


하우는.. 아시다시피..
클래시컬하고 스페니쉬한 프레이즈를 즐기는 연주자이고..
이 앨범에서는 그의 이런 특성이 그리 강하게 풍겨 나오지는 않는다.


기타의 새로운 사운드.. 라는 취지에 동감한다면
이 앨범은 하우보다 해킷의 지배력이 더 강한 앨범이었다..고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


밴드의 출신 배경이 이렇다 보니
너무 기타리스트 얘기만 했는데...
이런 그들의 '새로운 영역' 운운하는 사운드에
묘하게 합치하는 음색이 맥스 베이컨이었다.


혹자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지티알이 왜 깨졌는지 알아?"
- "맥스의 '앵앵거리는' 소리가 짜증나서야!"


앵앵거린다... strident라고 정확하게 위키피디어에 표현되어 있다.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두고 이런 단어를 써가면서 폄하할 수 있는지 의문인데...
(나 참...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노래를 얼마나 잘 하길래?)


비록 맥스 베이컨이 GTR 실적 이외에 혁혁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뮤지션으로 살아온 사람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앨범에서 보여준 유니즌과 싱크로는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앨범의 성과가 이를 입증하지 않는가?
비록 한 장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GTR의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은
앨범 차트 11위까지 올랐고 싱글로서 WHRM은 14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어디 이런 성과가 두 스티브에게서만 비롯된 것이겠는가?
락큰롤은.. 종합무대예술이고 팀웍에 의한 결과물이다.


맥스의 사운드는, 물론.. 일반적으로 락 보컬리스트들이 지향하는
선굵은 보이스 컬러와는 정확하게 차별적인 무언가가 있다.
성대를 트레이닝하는 방법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 같고..
어쩌면 타고 난 자연음색이 변성기를 거쳐 안착한 경로가
다른 사람과는 달랐음에 틀림없다.


속된 말로, 락음악을 배우는 과정에서
보컬리스트들이 흔히 접어들게 되는 경로...
'목소리를 맨바닥에 갈아버리는' 트레이닝 코스... 그리고 득음하는...
맥스 베이컨은 바로 이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다.


왜? - 그야, 타고난 자신의 음가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고 쿨한 태도인가?
한 아티스트의 당당한 애티튜드가 물씬 느껴지지 않는가?
그 애티튜드인즉슨.. WHRM의 테마를 장식하는 그 당당함.. 되시겠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 얼마나 시원시원한가?


이와 비슷한 음색을 갖고 있는 보컬리스트는
피터 세테라, 피터 가브리엘, 제이슨 쉐프 정도...?
가브리엘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음에서 살짝 아슬아슬한
'목에서 나는' 소리를 즐기는 보컬리스트들 되시겠다.
덕분에 삑사리 확률이 가장 높은 이들이기도 하다. (가브리엘 빼고..)


Toe the Line을 듣고 그 애절함에 눈물지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맥스의 목소리를 두고 '앵앵거림(strident)' 운운은 안 했으면 한다.
어찌 되었든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절세가창의 보컬리스트였으니까...


자, WHRM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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