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음악사의 흐름을 바꿀 만큼 거창한 의의를 갖진 않지만
퍼포머 및 프로듀서로서 남긴 독창적 캐릭터를 되새겨볼 때
분명히 눈여겨볼 만한 한 획을 그었다고 인정하기 충분한
아티스트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음악가가 이 분 아닌가 한다. 미국의 팝락
밴드 스틱스 Styx의 70~80년대 전성기를 이끌고 청아한
고음 창법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보컬리스트, 키보디스트
겸 송라이터, 데니스 드영 Dennis DeYoung이시다.
*Caught in the Act 버젼.
- 인트로는 State Street Sadie란 곡.
*Caught in the Act 버젼.
*Caught in the Act 버젼.
*Caught in the Act의 영상물 버젼. 07년 DVD로 출시.
스틱스의 결성은 파노조 형제 이야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시카고 지역 토박이로 각각 베이스와 드럼을 연마하던 척
파노조 및 존 파노조 쌍둥이가, 한 살 많은 지나가던 동네
형(...) 47년생 데니스 드영과 트리오로 결합한 밴드...
이것이 바로 오늘날 널리 알려진 스틱스의 원형이란다.
60년대 내내 동네 파티란 파티는 죄다 쓸고 다녔다고.
축하 연주 백밴드로서. 69년에 어쿠스틱 기타를 들고
존 설루스키가 가담해 초창기 포크 비슷한 사운드에
기여했고, 이듬해엔 하드락 기타리스트 제임스 영이
들어와 기본 5인조 구성이 갖춰진다.
이 시기 드영은 창립 멤버이면서 리더이고 리드 보컬과
작편곡 등 모든 면에서 밴드를 이끄는 입장. 스틱스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엔, 교육대학으로 유명한
시카고 주립대 졸업해서 초등학교 음악 교사로 일하랴
밴드 겸업하며 레이블과 계약하랴 눈코뜰새 없으셨다.
72년에 밴드 이름을 스틱스로 개칭하고 데뷔 앨범을 내지만
그닥 반응은 없었고 여전히 시카고 로컬 밴드에 불과하였다.
초기엔 프로그레시브의 영향을 받아 직선적인 락 컨셉을
융합하려 했으나 4집까지도 주류 진입엔 실패한 때였다.
(Styx II)
다만 73년 2집 Styx II 중 파워 발라드 곡 Lady가 시카고
지역 방송국 전파를 슬슬 타기 시작하여 앨범 발매 2년이나
지난 75년 초엽에 핫100 차트 탑텐에 오르게 되니 이 시기
이들의 거의 유일한 성과였다.
('Lady' from Styx II, 1973)
*95년 컴필레이션 앨범 수록 재녹음 버젼
https://www.youtube.com/watch?v=eU_MoPHeG2A
(Equinox)
스틱스의 메인스트림 진입은 75년 5집 Equinox부터 기점을
잡아야 한다. 핫100 차트 탑40까지 오른 Lorelei가 소폭의
히트를 기록했고 AOR 계열 앤썸인 Suite Madame Blue가
전국적인 매니아 팬덤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전미 단위의
투어가 갑자기 잡히기 시작하자 가족에게로 돌아오려고 탈퇴를
희망한 설루스키가 마지막으로 참여한 앨범이기도.
('Lorelei' from Equinox, 1975)
https://www.youtube.com/watch?v=Oo8apevCeAY
('Suite Madame Blue' from Equinox, 1975)
*Caught in the Act 버젼.
당장 투어 뛰기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드영의 앞에 여섯 살
아래 앳되고 재기발랄한 기타리스트가 등장하니, 스틱스 변혁의
큰 엔진으로 급성장할 토미 쇼였다. 노래도 잘 하고 연주력에
송라이팅 실력도 겸비한 재주꾼이다. (이때까진 참 좋았는데..)
(Crystal Ball)
76년 6집 Crystal Ball은 새 멤버를 소개하기 위한 드영의
배려가 돋보인 앨범. 쇼의 달란트를 썩히지 않고 작곡과 리드
보컬에 적극적으로 참여시켰고 핫100 탑40를 기록한 쇼
작곡의 Mademoiselle이나 타이틀 트랙이 소폭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두 곡 모두 쇼의 리드 보컬..
('Mademoiselle' from Crystal Ball, 1976)
https://www.youtube.com/watch?v=G3WlNZb0Jv4
('Crystal Ball' from eponymous album, 1976)
https://www.youtube.com/watch?v=j5M1x_SAGsw
(The Grand Illusion)
진정한 스틱스의 전성기는 77년 7월 7일에 발매한 7집 The
Grand Illusion과 함께 달아올랐다. 미국 시장에서 현재까지
트리플 플래티넘을 찍은 올타임 히트 앨범. 드영이 주도한
Come Sail Away와 쇼가 리드한 Fooling Yourself (The
Angry Young Man), 두 히트곡을 배출한 수작이다.
('Come Sail Away' from The Grand Illusion, 1977)
('Fooling Yourself (The Angry Young Man)' from
The Grand Illusion, 1977)
*Caught in the Act 버젼.
드영의 리드로 일구는 키보드락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상당히
여물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앨범이었다. 쇼와 영의 안정적인
트윈 기타 체제도 점점 자리를 잡아서 스틱스를 규정하는 또
하나의 캐릭터로 슬슬 발현하고 있었다. Come Sail Away가
핫100 탑텐에 들고 Fooling Yourself가 탑40로 히트했다.
('The Grand Illusion' from eponymous album, 1977)
https://www.youtube.com/watch?v=aIuCdQtNBgg
('Miss America' from The Grand Illusion, 1977)
https://www.youtube.com/watch?v=mzrgbsLDiK8
*James Young의 작곡과 리드 보컬.
(Pieces of Eight)
78년 8집 Pieces of Eight은 전작의 성공을 그대로 계승하여
연속 히트를 기록하면서도 쇼의 창작 역량이 한층 더 전면에서
부각되는 계기를 마련한 앨범. (상대적으로 드영의 기세는 다소
물러난 듯이 보여 이때부터 미세한 균열이 포착되기도 했다.)
쇼의 스틱스 시대를 대표하며 그의 음악 커리어를 상징하는
시그니처 트랙 Blue Collar Man (Long Nights)... 바로
본작에 수록되어 핫100 20위권 직전까지 히트를 쳤다.
Renegade, Sing for the Day 등 쇼가 주도하고 노래한
후속곡까지 연이어 반응을 얻어 거의 온전하게 토미 쇼
위주의 앨범이라 할 만했다.
('Blue Collar Man (Long Nights)' from Pieces of Eight, 1978)
*studio album version.
Renegade가 핫100 탑20에 진입하는 행운까지 겹쳤다.
거친 상남자들의 스토리와 사운드를 갈구하는 듯한 쇼의
창작 성향은 확실히 드영과 뚜렷한 차별점을 제공한 데다
트윈 기타의 또 다른 축인 영과의 궁합도 묘하게 잘 맞았다.
('Renegade' from Pieces of Eight, 1978)
*기타 솔로는 James "JY" Young.
('Sing for the Day' from Pieces of Eight, 1978)
https://www.youtube.com/watch?v=aglWbPkl-QM
(Cornerstone)
프로그와 포크의 중첩적인 영향 하에서 자신들만의 아레나락
전략을 도모하던 스틱스. 79년 9집 Cornerstone은 70년대
밴드의 시대 낭만을 간직한 이들 경력의 정점이자 활화산의
끝물 같은 것이었다.
(Babe, single)
('Babe' from Cornerstone, 1979)
*official video archive. 79~80년경으로 추정.
스틱스의 유일한 핫100 차트 탑 히트의 싱글 Babe가 수록된
바로 그 앨범이다. 전작의 트리플에 이어 더블 플래티넘으로
상업적인 성과를 이어갔고 탑40에 오른 Why Me를 비롯해
Borrowed Time, Lights 등 팬덤에게 선물같은 트랙들이
줄을 이었다.
('Borrowed Time' from Cornerstone, 1979)
https://www.youtube.com/watch?v=J4QqmeMaqBw
('Lights' from Cornerstone, 1979)
https://www.youtube.com/watch?v=YraWuJxPcyU
전작의 쇼에 뒤질세라 자신의 소프트한 성향을 더 가열차게
밀어붙인 드영의 창작성이 돋보였으나 그 와중에도 Boat
on the River 같은 히트 트랙에서 쇼의 재능은 빛이 났다.
('Boat on the River' from Cornerstone, 1979)
*유럽과 일본에서 인기가 좋았다. 한국에서도..
- 원래 밴드 초창기에 드영은 아코디언을 연주했었다.
본격 긴장 국면이 펼쳐진다. First Time의 싱글 발매 여부를
두고 드영과 쇼가 대놓고 대립했고 창립 멤버인 드영이 무려
해고까지 당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일대 참사가 벌어지는 등,
커리어의 정점에서 복잡한 내부 요인이 폭발하고 있었다.
('First Time' from Cornerstone, 1979)
*너무 드영스러운 말랑말랑한 발라드에 쇼가 질려 버렸다고...ㅠ
('Why Me' from Cornerstone, 1979)
*First Time이 반대에 봉착해 대신 타협한 트랙이 이 곡.
어쨌든 세간의 반응은 좋았다.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
2위까지 올랐고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로도 지명이
되었다. 갤럽 여론 조사로 80년에 가장 인기있는 밴드로도
뽑히고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도 받았다...만.
(Paradise Theatre)
81년 10집 Paradise Theatre는 스틱스가 유일하게 빌보드
200 차트 탑을 찍어본 앨범. 핫100 차트 탑텐 히트 싱글도
둘이나 나왔으니 The Best of Times 및 Too Much Time
on My Hands. 각각 드영과 쇼의 작품이다. 둘 사이에
여전히 신경전이 지속 중이었다. 으이그.
('The Best of Times' from Paradise Theatre, 1981)
*Dennis DeYoung on leading vocals.
스틱스 최초의 컨셉트 앨범으로서 하나의 스토리텔링 구조를
가지고 가사가 연결되는 방식이었다. 이런 구상은 아이디어가
나름 풍부했던 드영이 제안한 것. 70년대 프로그에서 벗어나
새로운 80년대를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이 다양한 시도를
가능케 한 요인인 듯하다.
('Too Much Time on My Hands' from Paradise Theatre, 1981)
*Tommy Shaw on leading vocals.
Rockin' the Paradise는 80년대 투어마다 오프닝을 장식한
트랙으로 팬덤이 좋아하고 락 트랙 차트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Nothing Ever Goes as Planned와 영이 주도한 Snowblind
등의 반응도 괜찮았다.
('Rockin' the Paradise' from Paradise Theatre, 1981)
*Caught in the Act 버젼.
('Nothing Ever Goes as Planned' from Paradise Theatre, 1981)
https://www.youtube.com/watch?v=OOR5abTAiMI
('Snowblind' from Paradise Theatre, 1981)
https://www.youtube.com/watch?v=piUt0PdC-3o
(Kilroy Was Here)
83년 11집 Kilroy Was Here에 이르러 드영은 아예 한술 더
떠 락 오페라 컨셉트 앨범을 시도한다. 음악의 절정기가 바로
지금이라고 판단한 때문인지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고 계셨다.
('Pinball Wizard' from The Who's Tommy, 1969)
https://www.youtube.com/watch?v=joxyFDmh_LY
('Superstar' from Jesus Christ Superstar OST, 1973)
https://www.youtube.com/watch?v=LBB26xe01XM
더 후의 69년작 Tommy나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70년작
Jesus Christ Superstar를 동종의 기원 작품으로 꼽는다.
다소 한물 간 장르인 줄 알았는데 MTV 시대에 락 오페라?
상당히 이례적이란 반응이었고 스토리도 그닥 재미는 없는
듯했으나 드영은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락 음악이 종교적 죄악으로 터부시되는 근미래의 세상에
킬로이란 뮤지션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살고 간수는 일제
로봇이며 후배 뮤지션이 그의 해방을 위해 싸운다...는 뭐
그런 스토리란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시고..ㅠ
('Mr. Roboto' from Kilroy Was Here, 1983)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 2위까지 오르고 핫100 차트 탑텐
싱글이 둘이나 나왔다. Mr. Roboto 및 Don't Let It End..
Mr. Roboto는 가상의 일제 로봇 얘기인데 일본어 가사도
등장하고 보코더 이펙트도 이채롭다. 뭐, 당시엔 참신한
사운드였으니까.. 왜색이 짙어 한때 한국선 금지곡...
('Don't Let It End' from Kilroy Was Here, 1983)
본작의 진정한 백미는 파워 발라드 Don't Let It End인데
반드시 아래에서 설명할 라이브 앨범 버젼으로 들어보실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이외에 제임스 영 색깔이
확 드러나는 Heavy Metal Poisoning도 들을 만하다.
('Heavy Metal Poisoning' from Kilroy Was Here, 1983)
('High Time' from Kilroy Was Here, 1983)
https://www.youtube.com/watch?v=6vGE-FM-BDg
결국 토미 쇼의 임계점을 넘어선 모양이다. 본작 프로모션
목적의 전미 투어가 끝나자 마자 밴드 탈퇴를 단행하시고
결국 스틱스는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었다.ㅠㅠ
(Caught in the Act)
해체가 결정되고 나서 스틱스 최전성기 아카이브를 담은
유일한 라이브 앨범 Caught in the Act가 발매된다. 가장
실력이 팔팔한 젊은 시절의 유일한 아카이브이기 때문에
팬덤이 매우 중시하는 앨범이다. 음반과 동영상 두 가지
경로로 출시되었다. 84년.
본 블로거가 스틱스를 최초로 접신한 앨범도 실은 이 라이브
앨범부터였다. 사운드 퀄리티야 90년대 이후 재결성 녹음이
더 좋겠지만 전성기 실력이란 면에선 비교를 불허하는
가치를 지닌다.
본작엔 단 한 곡의 스튜디오 버젼 신곡이 있다. 핫100 차트
탑40 히트를 기록한 Music Time. 아직 저작권 개념이 없던
90년대에 모 대학에서 무단으로 번안해 응원가로 쓰기도
했던 곡이니 의외로 익숙할지도...
('Music Time' from Caught in the Act, 1984)
(Desert Moon)
찢어지고 나서 멤버들은 각자도생해야 했고 드영과 쇼는 각각
솔로 앨범을 낸다. 이 대결 구도에선 드영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84년 솔로 데뷔 앨범 Desert Moon에서 동명의 타이틀
트랙이 핫100 차트 탑텐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80년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꽤 들을 만한 노래..
('Desert Moon' from eponymous album, 1984)
(Damn Yankees)
쇼의 솔로 커리어 정점은 80년대말 슈퍼그룹 이합집산의
유행 속에 찾아왔다. 테드 뉴젠트 및 잭 블레이즈 등과 함께
댐 양키스를 창단하여 데뷔 앨범으로 무려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하는 성공을 거둔 것. 대표 싱글인 High Enough가
핫100 차트 탑텐을 기록하기도 했다.
('High Enough' by Damn Yankees, 1990)
(Edge of the Century)
90년에 쇼는 댐 양키스 활동으로 일본까지 와서 투어 도는 등
돈 버느라 바쁘던 상황. 쇼만 빼고 전성기 스틱스 멤버가 다시
재결성에 이른다. 같은 해 12집 Edge of the Century를
발매하고 대표 싱글로 Show Me the Way를 발표하는데
이 곡이 핫100 차트 탑텐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다.
('Show Me the Way' from Edge of the Century, 1990)
*걸프전 시기인지라 운때가 맞아 히트했다는 말도 들었다.
**Tommy Shaw의 빈 자리를 메꾼 연주자는 Glen Burtnik.
그러나 전반적으로 드영은 시대 감각에 둔한 상황이었다. 세상의
음악은 이미 그런지 락으로 바뀌어가고 있거늘.. 결국 15년 넘게
인연을 맺었던 레이블로부터 방출 당하고 스틱스는 또 다시
쓸쓸하게 해산하였다.
('Love at First Sight' from Edge of the Century, 1990)
https://www.youtube.com/watch?v=xmmymL5zsFU
(Greatest Hits)
95년에 컴필레이션 Styx Greatest Hits를 발매하기 위해
왕년의 멤버들이 다시 뭉쳤다. 이번엔 토미 쇼를 포함해서.
존 파노조가 빠졌다. 알콜 중독 습관으로 간에 이상이 왔고
그는 결국 이듬해 사망한다.
*컴필레이션 홍보를 위해 이때 미국 아침마당 같은 TV쇼에
드영, 쇼, 영 셋만 출연해 주요 히트곡의 간단한 축약 버젼을
들려주는데 이때 호흡이 기가 막혀 좋아한 팬이 많았다.
(Return to Paradise)
96년에 오랜만에 뭉쳐 출발한 전미 투어는 성공적이었다.
이 실황을 모아 두번째 라이브 앨범 Return to Paradise를
내는데 골드까지 인증받는 등 나름대로 깜짝 성공이라 할
만했다. 97년.
2년 후엔 신보 앨범 좀 내보자고 뭉쳐 보았으나 드영, 쇼,
영 세 사람의 음악적 견해 차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음을 확인할 뿐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드영의 안구
건강 문제가 겹쳐 자연스럽게 또 다시 방출 수순을 탔고
드영을 대체할 로렌스 고완을 섭외하여 나머지 멤버들만
투어를 감행하는 단계까지 가버린다.
이때 틀어진 관계는 아직까지 복원이 안 된 상태. 쇼와 영
두 사람이 여전히 올드팬을 위한 투어 중심으로 스틱스를
이끌고 있으며 드영의 빈 자리는 그럭저럭 고완이 메꾸고
있다. 드영은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하여 스틱스란 이름을
대놓고는 못 쓰고 소규모 라이브 및 이벤트 중심으로 예전
팬덤을 만나고 있다고. 아이고...
상업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75~84년 10년간의 전성기를
뒤로 한 채 스틱스의 스토리는 아마도 여기서 끝을 맺을 것
같다. 현재는 쇼+영 중심의 스틱스와 드영의 솔로 이벤트
양쪽으로 갈라져 올드팬 중심의 무대에들 서고 계시다고.
*Blue Collar Man. '15년.
*The Best of Times. '14년.
*Too Much Time on My Hands. '16년경 추정.
*Babe. '04년경.
*Come Sail Away. with Lawrence Gowan on leading vocals.
데니스 드영과 스틱스의 오랜 팬으로서 영원히 둘로 갈라진
현재의 모습은 여러 모로 안타깝다. 예전 포스팅의 다른 액트
사례에서도 종종 다루었듯이 이런 문제는 어느 한쪽 편의
손을 들어주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 논평하기 쉽진 않다.
드영은 과연 훌륭한 리더였는가 하는 본질적인 질문부터
해야 하지 않나 싶다. 객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뮤지션으로서, 락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10년의 전성기를
일군 제1의 원동력을 그에게서 찾아야 함은 지당하겠지만,
80년대 초중반 후반기 활동의 모습은 꽤 의아한 면이 있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음악사의 시대 흐름을 읽어내는 눈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자신의 창작 성향이 70년대
밴드 시대의 낭만 끝물을 움켜잡고 있는 면이 강하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80년대엔 이미 한물 간 것으로 평가받던 락
오페라 컨셉트나 10대 어린이에게나 통할 꿈과 희망 타령의
스토리텔링이, 상대적으로 세련된 자신 혹은 멤버들의 작곡
및 연주 능력에 심대하게 못 미치는 균열을 보인다는 것이다.
90년대 재결성 시점에 음악의 대세인 그런지 락의 유행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사례를 통해, 드영이 음악사를 읽는 감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또 한 번 입증이 된다. 70년대에 초등
교사 하던 시절의 감각으로 영원히 간다고 하면 오산인데...
대중 음악이란 결국 대중을 향한 메세지의 싸움이다. 바로
앞 포스팅의 U2 만큼은 아닐지언정 최소한 시대 정신이나
대중의 기호 흐름을 따라갈 각오는 되어야 도태되지 않는
것이다. 청소년 시절엔 쉽고 감동적인 그의 가사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지만 사회인이 된 이후 잘 듣지 않게 된 것이
곧 '세상은 이렇게 천연색의 낭만으로만 가득 차 있지 않아'
하는 점을 청자 스스로가 깨닫고 각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치하고 조악한 경향은 당장 같은 진영의 멤버인
토미 쇼조차도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 아닌가. 나름대로
반골 및 아웃사이더 경향이 강하고 개성이 뚜렷한 쇼나
제임스 영을 포용하지 못하고 솔로 프로젝트로나 추진할
소재를 지나치게 강요한 책임은 결국 드영에게 있다.
쇼 역시 노래 잘 하는 랜디 로즈 같은 이미지로 더 성장할
수도 있었던 뮤지션인데 힘들고 어려웠던 청년기에 자신을
발탁해준 드영이나 스틱스에 조금 더 이해하고 다가서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80년대의 헤어 메탈 시대가 약간 그런 성향이 강하긴 했지만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휘날리며 허세와 야성을 좇는 상남자의
삶은 결코 오래 갈 수가 없다. 환갑을 넘긴 나이까지도 쇼가
그렇게 살고 계신지는 알 길이 없으나 길지도 않은 인생에
젊은 전성기 기억을 공유하는 인연이 소중하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고 인간적으로 잘 좀 풀었으면 한다.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드영이 눈 때문에 아파서 투어 연기하면
안 되겠냐고 솔직히 나왔을 때 단칼에 거절한 싸가지 없음은
전적으로 쇼의 잘못이 분명하다. 힘들고 배고팠을 때 서로
보듬어주던 기억은 싹 달아나 버린 거냐. 지들 가사는 꿈과
희망 식으로 쓰면서 왜 실천들은 못하고 사시는지 원...
어쨌든 포스팅의 주인공이신 데니스 드영은 미국 시장에서
2천만 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리시는 등 음악사에 한 획을
긋는 실적을 올린 아티스트임은 분명하고 음악적 능력에
관해선 아래와 같은 매체의 평가로도 입증할 수 있다.
훌륭한 키보디스트로서, 그의 음악을 카피하며 아마추어
밴드메이트 생활을 한 본 블로거를 포함해 수많은 후진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신 바, 일흔이 넘은 지금도 전성기에
버금가는 음역(!)을 유지하며 팔팔하게 현역으로 뛰고
계신다고 한다. 노익장에 경의를 표한다.
(Digital Dream Door's 100 Greatest Rock Vocalists)
https://digitaldreamdoor.com/pages/best_vocalists.html
(Digital Dream Door's 100 Greatest Rock Keyboardists)
https://digitaldreamdoor.com/pages/best_keyboard.html
*Dennis DeYoung gear:
https://equipboard.com/pros/dennis-deyoung
*critique on Dennis DeYoung soloing:
https://www.keyboardmag.com/lessons/the-art-of-synth-soloing-dennis-deyoung-of-styx
본 블로거가 좋아하는 데니스 드영과 스틱스의 노래는 다양한데
그 중 Don't Let It End를 최우선으로 꼽고 싶다. 특히 84년
Caught in the Act 라이브는 인생 앨범 중 하나로 밴드 음악의
편성을 어떻게 하면 찰지게 구성할 수 있는가 하는 하나의 모범
답안으로 받아들여왔다. 들국화 등 80년대 기억을 공유하는
한국의 음악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들었다.
Don't Let It End를 처음 들은 앨범이 Caught in the Act라서
이 버젼을 가장 좋아한다. 거의 동기나 악절 단위로,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외울 만큼. 70년대 밴드의 시대 끝자락의 낭만적 작법과
80년대스런 감성 같은 것이 묘하게 어우러진, 떠나간 연인을 향한
애절함이 느껴지는 파워 발라드이다. 추천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Don't Let It End' from Caught in the Act, 1984)
*Caught in the Act의 영상물 버젼. 07년 DVD로 출시.
https://www.youtube.com/watch?v=UOqeuupZndg
*studio album version.
https://www.youtube.com/watch?v=oKUOy-Tam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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