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음악은 할 얘기 많으니까...
몇 분의 보컬리스트들 이야기를 개시한 김에 음악
카테고리를 부활시키려 하고, 이제 이 분을 얘기하겠다.
한국과 일본 등지 락 씬에 80년대 이후로 큰 영향을
미쳤고 음악의 성향이 메탈이 아님에도 이상하게
메탈 키드들의 반향을 불러 일으킨 분.
노래를 잘 하는 흉성의 표본이 뭐냐 하는 질문에
묵묵히 이 분의 레코딩이 답으로 제시되던 때도 한때는
있었다. 저니의 프론트맨으로 영원토록 기억될 그 이름,
스티브 페리 Steve Perry이다.
저니 Journey, 아메리칸 하드락의 상징.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사운드를 구사해온 인기 밴드이며 Open Arms 및
Don't Stop Believin' 등 시그니처 송과 연속 7장에 달하는
멀티 플래티넘 앨범의 성과를 자랑하는 기념비적 아티스트들.
빌보드 탑40 싱글이 무려 18곡인 데다 미국 내 판매고만 5천만
장에 달하고 세계적으로는 8천만 장 가까이 팔아치운 괴수급
스테디셀러이기도. 2005년 유력 일간지 USA투데이가 집계한
역대 가장 사랑받는 미국 락밴드 5걸 중 하나로서, 2017년
락앤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이들... 이 모든 것이 저니가
거둔 성과이고 그 중심엔 이 분, 스티브 페리가 있었다.
('Open Arms' from Escape, 1981)
80~90년대 이후 한국에도 등장하기 시작한
스쿨 밴드의 내노라 하는 보컬들은 모두 이 분의
영향권 하에 있었다. Open Arms의 하이 노트를
찍을 수 있나 없나가 오디션의 기준이던 때도 있었으니.
Don't Stop Believin'이 그 기준곡을 대신하기도 했다.
Don't Stop~은 키보디스트들의 리프 레퍼토리 확장에도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드라마 글리나 영화
락 오브 에이지의 커버로만 접한 듯. 원곡은 이 분들이다.
1981년 명반 Escape에서 싱글 커트된 저니의 대표 트랙.
03년 영화 몬스터에서도 절절한 감정으로 삽입된 적 있다.
(Escape)
(12년 락 오브 에이지. 메리 J 블라이지만 참 아깝네.. 왜 거기서 나와.)
저니의 멤버는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 주요한
포지션의 주요 멤버는 큰 변화 없이 음악의 색깔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다. 보컬의 페리,
기타의 닐 숀, 키보드의 조나단 케인, 베이스의
로스 밸로리 등이 그들이다. 49년생 페리가
밴드를 완전히 탈퇴한 것은 90년대 말경..
(Schon)
(Cain)
(Valory)
(아, 위 뮤비의 핸드싱크는 유명하니 즐감하시길. 뜬금없는 주피터8까지.)
(Roland Jupiter-8)
(조나단 케인의 신디 파트에 관해)
https://www.youtube.com/watch?v=HjNdXJP8QDo
저니의 초창기는 산타나 세션 멤버들의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다. 산타나의 히트 트랙에서 노래를 불렀고
Hammond B-3 오르간 연주력으로도 일찍이 정평이
나 있던 그렉 롤리가 보컬과 키보드를 겸했었는데
이때 음악이 지금과 상당히 달랐고 반응도 대략
그저 그런 수준이었음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To Play Some Music' from Journey, 1975)
https://www.youtube.com/watch?v=iA1kGECadwQ
*프로그레시브 색이 짙게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롤리가 저니의 정규 6집과 1981년경까지 함께 했으니
상당한 기간 저니의 음악적 기초 완성에 기여했음은
자명하다. 아래 트랙들을 들으면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페리+롤리 듀오 체제의 1~2기 시절 그들을 볼 수 있다.
롤리가 자의에 의해 밴드를 떠나며 베이비스 The Babys
에서 신디사이저를 다루던 조나단 케인을 추천했고 케인의
신디가 롤리의 해먼드를 대체하며 매우 산뜻하고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숀과 케인의 조합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밴드는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었던 것.
(나중에 왜 베이비스와 저니 출신들이 모여 프로젝트를
따로 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Rolie)
(Hammond B-3)
('Feeling That Way' from Infinity, 1978)
드럼은 꽤 변화가 있었는데 초반엔 에인슬리 던바가
사운드의 기조를 갖추는데 기여했고 흔히 상업적으로
히트한 80~90년대와 현재엔 스티브 스미스가 활동했다.
90년대와 10년대 중반까진 빼어난 보컬 실력까지 갖춘
딘 카스트로노보가 출중한 파워 드럼을 뽐냈었다.
던바, 스미스, 카스트로노보의 드러밍에서 공통점을
꼽아볼 수 있듯이 복잡하지 않고 육중하게 선이 굵은
파워 드러머들이 저니의 사운드에서 전통적인 한 축을
맡아 왔다고 하겠다. 저니 사운드에서 뭔가 재즈스럽고
복잡한 리듬은 왠지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근데
정작 스미스는 버클리에서 전공이 재즈였다능..)
(Dunbar)
(Infinity)
(Smith)
(Evolution)
특히 금세기 초반 보컬리스트 체제가 본격적으로
갖추어지기 직전 간간히 리드 보컬을 겸하기도 했던
카스트로노보의 팀내 기여도는 꽤나 출중한 편이었다.
로저 테일러 및 돈 헨리 이후로... 그는 드러머 중 가장
탁월한 보컬 실력을 갖춘 뮤지션으로 기억되리라.
물론 파워 드러밍 역시 탁월하다.
사실 카스트로노보의 이런 음악적 기여도는 2천년대 초
저니의 음악적 여정에서 한 번도 겪지 못한 새로운 요소라서
저니의 보이스를 대변하는 페리가 떠난 후 보컬과 드럼을
동시에 갖춘 이 포지션 메이커를 놓고 어떻게 밴드 구성을
새롭게 가져갈지, 숀을 중심으로 상당히 고민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한때는, 정말 한때는...
(Castronovo)
('Mother Father' from Escape, 1981)
(카스트로노보. 보컬과 드러밍 양쪽 모두 후덜덜한..)
('Still They Ride' from Escape, 1981)
(Escape 앨범의 트랙 중에서)
73년에 결성한 저니는 75년에 데뷔 앨범을 냈으나 사실
3집까지는 음악 방향도 갈팡질팡에 별 볼 일이 없었다.
뭔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77년에 페리가 새로
들어오면서부터. 78년의 Infinity 앨범에서 Wheel in
the Sky, Lights 등 트랙이 서서히 두각을 나타냈고
앨범은 20위 근처까지 상승한다.
78년에 라이벌 제퍼슨 스타쉽에 가담한 일로 드러머
던바가 짤리고 스미스가 들어온다. 79년 Evolution
앨범에서 싱글 차트 첫 탑20 진입곡 Lovin' Touchin'
Squeezin'을 만들어낸다. 80년 Departure 앨범은
차트 8위까지 오르는 쾌거에다 Any Way You Want
It이 히트하기까지. 그런데 계속된 투어에 지친 롤리가
탈퇴하고 케인이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메인 스트림에서 만개하기 직전 페리의 진가를 알 수
있는 대표적 트랙은 역시 Departure 앨범에서 크게
히트한 Any Way You Want It일 것이다. 보컬과 작곡
양면에서 출중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쥬크 박스
뮤지컬에서도 리메이크된 바 있어 익숙하리라. 그의
능력은 일찌감치 남달라서 Lights, Lovin' Touchin'
Squeezin' 역시 그가 만든 트랙들.
(Departure)
('Any Way You Want It' from Departure, 1980)
(전성기 1981년 Escape Tour 시절)
https://www.youtube.com/watch?v=b9EukP0QsXU
(꽤나 당혹스러웠던 영화 락 오브 에이지 버젼)
('Lovin' Touchin' Squeezin'' from Evolution, 1979)
1981년 Escape, 1983년 Frontiers 앨범에 이르는
시기가 저니 디스코그래피의 최전성기이다. 이땐 시쳇말로
미국 국민 밴드 내지 세계구급 스타가 되어 버린다. 월드
투어로 따지면 80~85년 무렵 정도 된다. 월드라 해도
한국은 절대 온 적 없다... 한국엔 17년에야 겨우 오셨다.
물론 스티브 페리 없이. 궁시렁..
Escape 앨범에서는 지금도 귀에 선연한 매우 많은 히트
트랙을 쏟아냈다. Open Arms, Don't Stop Believin',
Who's Crying Now, Still They Ride, Stone in Love,
Keep on Runnin', Mother Father... 도대체가 버릴
곡이 없다는 표현은 이런 데다 쓰는 말일 것. 솔직히 말할까.
현재의 저니조차도 사실 이 때 히트곡 우려먹으면서 먹고
살고 있다고 해도 뭐라 할 사람 없을 걸.
이분들 히트곡이 이거 밖에 없냐 뭐라 할까 싶어 반복적인
언급을 자제하지만 Open Arms는 당시 세계적으로 대박
친 히트곡이었다. 싱글 핫100 차트에서 6주나 2위에만
머물다가 하락했는데 정상 등극이 가능할 수도 있었기에
안타깝기도. J 게일스 밴드의 Centerfold 및 조운 제트 앤
블랙 하츠의 I Love Rock 'n' Roll이 가로막고 있었다고.
그럴 만두 하다 싶네..
('Centerfold' by the J. Geils Band, 1981)
https://www.youtube.com/watch?v=BqDjMZKf-wg
('I Love Rock 'n' Roll' by Joan Jett and the Blackhearts, 1981)
https://www.youtube.com/watch?v=f2W2HexpXg4
많은 평론가들이 80년대 하드락을 대표하는 앨범으로 첫
손에 꼽았고 별 네 개 또는 네 개 반을 선사한다. 공격적인
어프로치를 드러내기에 헤비 메탈로 분류하는 매체도 많다.
드디어 이들을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서게 했고 현재까지
9x 플래티넘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핫100 탑텐 싱글 셋을
포함하여 정말 많은 수록곡이 차트와 셋리스트를 휩쓸었다.
('Who's Crying Now' from Escape, 1981)
('Stone in Love' from Escape, 1981)
('Lay It Down' from Escape, 1981)
(가장 높은 초고음 샤우팅이 아마 이 트랙에서 나올 걸)
(Frontiers)
전작이 워낙 초대박인지라 상대적으로 약했다 뿐이지 1983년
Frontiers 앨범 역시 대박이었다. 6x 플래티넘을 기록한 앨범이
차트 2위까지 올랐고 싱글에서 탑텐 하나, 탑20 언저리에 세 곡이
나왔다. 영국 앨범 차트에선 역대 최고 성적인 6위까지 오르기도.
오늘날까지 이들 음악을 규정하는 좋은 곡들이 뽑혀 나왔다.
Separate Ways (Worlds Apart), Send Her My Love,
After the Fall, 또한 Faithfully까지... Separate Ways가
싱글 8위까지 올랐다. 버릴 트랙이 없는 전작의 완성도가 주욱
여기까지 이어져 찬사를 받았었다. 속된 말로 돈을 갈퀴로 쓸어
담던 호시절.. 단 너무 상업적이라고 욕도 먹었고. 전작이 헤비
메탈이라면 본작은 왠 어덜트 컨템포러리였다. 저런.
Ask the Lonely 및 Only the Young 등 두 곡은 앨범 발매
직전에 빠져서 영화 OST로 팔려 나갔다. 특히 후자는 좋은 곡
많기로 소문난 비전 퀘스트에 삽입되어 싱글 탑텐에도 오른다.
대신 두 곡은 컴필레이션으로선 이례적으로 88년 차트 10위에
오른 Greatest Hits에 들어간다. Chain Reaction 역시
라디오 방송 신청이 높아 고른 지지를 얻었다.
(Greatest Hits)
('After the Fall' from Frontiers, 1983)
('Send Her My Love' from Frontiers, 1983)
('Ask the Lonely' from Two of a Kind OST, 1983)
83~87년 시기는 월드 투어에 성공한 밴드로서 저니의 커리어
상 최정점이자 동시에 리스크도 떠안고 지낸 시기였다. 뭐 아주
특별한 위험은 아니고 어느 밴드에나 있을 법한 문제, 즉 멤버들
솔로 활동 관련한 것이지. 특히 프론트맨의 문제가 심한 거고.
음악적 창의성과 테크닉과 상업성을 갖춘 보컬리스트이니
솔로 제의가 안 들어오면 이상한 일. Frontiers 발매 이듬해
페리의 첫 솔로 앨범인 Street Talk가 발매되고 그냥저냥
정도가 아닌 더블 플래티넘 급의 대박을 쳐버린다. 싱글의
기록도 빼어났다.
Oh Sherrie 싱글이 핫100 차트에서 무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꽤 히트했으니 듣고 기억하는 분도 있을 듯.
이 곡은 여러 모로 저니의 컬러와 판박이 성격이 강하고
밴드 멤버들도 이를 인정하여 함께 협연도 했다 한다.
뮤직 비디오 앞부분에 스티브의 어색한 연기 파트도
나오니 스킵을 원하는 분들은 2분경부터 보면 된다.
(Street Talk)
('Oh Sherrie' from Street Talk, 1984)
이 시기 저니는 정말 잘 나갔다. 닐 숀은 로니 제임스 디오가
불러모은 Hear N' Aid 프로젝트에 초청되셨고 스티브 페리는
그 유명한 USA for Africa에서 당당히 2부의 한 소절을
불러 제끼셨다. 평소 친한 케니 로긴스 다음으로...
We Are the World 뒷부분은 다른 아티스트
중심이니 2분 30초 경 앞부분만 보면 된다.
(Stars 중 닐 숀 파트만)
(Raised on Radio)
85~86년경 다시 스튜디오 앨범을 위해 뭉쳤을 때는 정말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밸로리와 스미스가 음악적 견해 차로
무려 잘리기까지 했고. 전문 세션맨 랜디 잭슨이 대체 멤버로
투입되었고 드러머는 공석에 투어 세션으로 떼운 시절. 잭슨
하면 아메리칸 아이돌 평가위원으로 유명한 그 분 맞다.
혼돈의 86년, Raised on Radio 앨범이 발매된다. 더블
플래티넘과 탑20 싱글 4곡의 달성엔 성공하나 전작에 의존한
결과임은 자명했다. (Be Good to Yourself, I'll Be Alright
Without You, Girl Can't Help It, Suzanne이 그 네 곡.)
결국 87년 저니는 한 차례 활동 중단의 수순을 밟게 된다.
(Jackson)
('Girl Can't Help It' from Raised on Radio, 1986)
('Be Good to Yourself' from Raised on Radio, 1986)
80년대 후반이 되어 각자의 길을 가게 된 페리와 숀, 케인.
페리는 솔로 아티스트로서, 숀과 케인은 당시 유행하던
슈퍼 그룹을 결성하여 살 길을 모색하는 식으로 변화한다.
배드 잉글리쉬가 이때 결성된 반은 프로젝트 성격인 밴드로서
페리와 케인에 베이비스 출신 존 웨이트와 리키 필립스,
여기에 딘 카스트로노보가 가담한다.
배드 잉글리쉬는 얼핏 들어도 참 저니스러운 사운드를 구사했다.
팬덤에서까지 저니 창작성의 연장선에서 이해하고 있을 정도..
몇몇 트랙은 중박 정도의 싱글 히트를 기록했다. 명작곡가
다이앤 워렌이 쓴 When I See You Smile은 싱글 차트
1위까지 올랐을 만큼.
('When I See You Smile' by Bad English, 1989)
(Trial by Fire)
딴에는 여러 가지 방도를 시도했다. 전술한 카스트로노보의
겸직 사례도 있고.. 특히 98~06년 동안 함께 한 보컬리스트
스티브 오제리의 임팩트가 나름대로 컸다고 본다.
전에 즐겨 보던 오제리의 한창 때 라이브 동영상이 있었는데
새 인물이 자리잡은 이후 내린 모양이다. 없어졌네. 아래는
그런 대로 오디오만으로 확인하실 수 있는 링크.. 오제리의
탈퇴 사유는 곡이 가진 극강 난이도가 보컬리스트 당사자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복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
(Augeri)
(04년경 오제리와 카스트로노보가 모두 출연. Keep on Runnin'..)
https://www.youtube.com/watch?v=3wZgP-qhj_E
저니 셋리스트가 가진 부담이란 것이 그 정도인 거다..
특히 밴드의 상징과도 같은 Separate Ways 같은 트랙의
난이도는 정말.. 왜 키를 낮추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인터넷의 댓글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그래서 숀과
케인의 독단적 밴드 운영을 성토하는 일부 팬도 있지..)
오제리가 건강상 이유로 하차한 후 약 1년여 동안 제프
스캇 소토도 재적했다. 잉베이 말름스틴과 활동으로 꽤
유명하고 검증된 보컬리스트였으나 기존 멤버와의 성향
차이가 심해서 거의 쫓겨나고 만다.
(Soto)
이렇게 그냥저냥 침몰할 뻔하다가 2007년 무렵 밴드는
기사회생한다. 잘 알려진 대로 필리핀에서 날아온 무명의
커버밴드 출신 보컬리스트를 영입한다는 동화 같은
스토리와 함께. 오오, 아넬 피네다가 등장한 것이다.
피네다의 등장은 괜찮은 마케팅 요소였다. 적절하게 감동적인
스토리와 오랜 무대 경험에서 오는 안정적 실력이 버무려진
결과였지. 하지만 67년 양띠인 이 형님도 너무 늦은 나이에
발탁된 거 아니냐, 진성 팬덤은 아직도 우려가 크다. 가뜩이나
난이도 높은 밴드의 트랙들을 풀타임으로 소화하기엔 정말...
외계인 고문, 아니 피네다 고문 아니냐고.
그리고 10년대 들어 그런 궁시렁 소리가 늘어나면 날수록
결국 종착점은, 스티브 페리가 얼마나 위대한 보컬리스트였나
하는 깨달음이었다. 오제리나 피네다나 심지어 카스트로노보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결국 그와의 비교를 피할 도리가 없으니.
(Pineda)
(피네다와 재녹음한 오픈암스)
https://www.youtube.com/watch?v=I5_qNpALAOU
('After All These Years' from Revelation, 2008)
(피네다 영입 후 2008년의 첫 정규 앨범 중에서)
아레나 락 또는 AOR, album-oriented rock을 대변하는
아메리칸 하드락의 대표 주자가 저니였다. 대형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대규모 페스티벌식 콘서트에 최적화한 밴드들이
70년대 중후반부터 영미권 시장에서 우후죽순 성장한 것..
그 중심에 저니가 있었다.
대형 PA에서 빵빵하게 터져 나오는 스타디움에서 청중을
사로잡는다는 뭐 그런 컨셉의 장르 아닌 장르인 건데...
청중의 떼창과 호응이 가능해야 하고 그러려면 귀에 쏙
박히는 후크성 강한 멜로디 라인을 가져야 했고 이런
음악은 필연적으로 라디오 친화적인 매니아 성향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고... 뭐, 대략 이런 특성을 지닌다.
파워 발라드나 락 앤썸 등, 떼창이 가능한 육중한
음률을 뽑아내는 뮤지션의 기술이 중요한 때였다.
기타나 키보드의 리프를 매끈하게 만들어낼 줄 아는
것이 밴드 멤버로서의 큰 미덕으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락 밴드의 투어 공연이란 것이 산업적인 규모로
커지기 시작해 오늘날 라이브 네이션 같은 기업형 모델로
발전한다. 롤링 스톤즈, 핑크 플로이드, 퀸, 킹크스, 시카고,
플리트우드 맥, 스틱스, 토토, 다이어 스트레이츠, 제네시스,
러쉬, U2, 보스턴, 밴 헤일런 등이 여기로 분류되었고
저니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헤드라이너 중 하나.
이런 밴드들에게 페리의 흉성이나 숀과 케인의 리프
처럼 선굵은 남성적 파워 사운드 요소는 장수의 생명줄
같은 것이었다. 페리는 대략 1980년 경부터 시작한
새로운 아레나 하드락 최강 밴드가 일군 사운드 성과의
핵심이었다.
('Faithfully' from Frontiers, 1983)
한국에선 Open Arms가 발매 당대부터 즉각적인 반응을
얻었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 사람들이 Faithfully를 발견해내
현재의 인기에 다다른 걸로, 그렇게 기억한다. (그 약간의
시간이 얼마였냐에 대해선 사람의 기억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걸로 정리하자. 공식 기록이 없으니...)
여담으로, 81년 텍사스 휴스턴 라이브는 진리인 듯하다.
반복해서 시청하니 휴스턴에 있는 듯 착각이... 영 시간이
없는 분들은 검색어 잘 찾아서 이 라이브 한 번만 보면
스티브 페리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참고로 MTV가 제작한 것.
(Gibson Les Paul)
(Roland Jupiter-8)
https://www.youtube.com/watch?v=Xw4AV_BeE24
*Chain Reaction. 2분 5초경. 단체 발연기는 덤..
영원한 저니의 프론트맨 스티브 페리. 금세기엔 대외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지는 않아서 건강에 이상이 있지 않은지 염려도
된다. 그래도 17년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선 밴드 멤버들과
조우했고, 무엇보다 까마득한 후배로서 자신의 후임을 맡고
있으면서도 페리에 대한 존경을 숨기지 않는 아넬 피네다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격려해 선배로서 큰 귀감이 되었다 한다.
페리가 90년대에 잠시 저니와 재결합하여 Trial by Fire
앨범을 낸 그 순간이 있었다. 마지막 불꽃이라고 할까. 여기서
싱글 커트된 When You Love a Woman이야말로, 페리의
마지막 전성기를 확인할 수 있는 절정의 트랙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강력하게 추천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친다.
('When You Love a Woman' from Trial by Fire, 1995)
"공감을 눌러 주시면 큰 힘을 얻습니다"
'rock vocalist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드 스튜어트 Rod Stewart (0) | 2019.05.15 |
---|---|
스팅 Sting (0) | 2019.03.15 |
피터 세테라 Peter Cetera (1) | 2019.01.30 |
로버트 플랜트 Robert Plant (0) | 2019.01.05 |
프레디 머큐리 Freddie Mercury (0) | 2018.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