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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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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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노래를 잘 한다.. 또는 노래 잘 함을 추구한다 할 때
클리셰처럼 쓰는 표현이 '천상의 목소리'이다.
(본 블로거가 아는 한 성악가는 예명이 skyvoice이다...ㅎㅎ)


천상의 목소리가 뭘까?
천사가 내는 목소리? - 들어본 사람이 없지 않은가?
들으면 천국이 열리는 목소리? - 안 열리면?ㅋ


뭔가 특별하게 정의가 내려질 법도 하건만
진정한 천상의 목소리란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것 같다.
그냥 들었을 때에 딱 '아, 이것이구나' 하고 감이 오게끔
만드는 그런 목소리이어야 한다고나 할까?


위대한 보컬리스트의 이야기를 하려고 서론을 뽑았다.
존 앤더슨 Jon Anderson 이다. 아!!!



락 음악 역사상 위대한 보컬리스트 하면
누구요~ 누구 빠졌어요~ ... 하는 소모적 논쟁이 벌어질 텐데
거기에 동참하고픈 마음은 결단코 없고...
본 블로거는 그냥 앤더슨을 천상의 목소리로 밀련다.
아니, 내가 밀지 않아도 그는 이미 그러하다. 거럼...


예를 들어 로버트 플랜트를 보자.
기본적인 미성은 타고 나야만 하는 것이고
날카로운 쇳소리는 미성에 샤우트 창법이 합쳐져야 하는 것...
이따금씩 서정적이거나 연극적인 코드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감성을 키워낸 것이다.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으로 따지자면
플랜트는 50% : 50% 정도...?


꽃미남 시절 플랜트.. 곱기도 하네..



이언 길런을 보자.
그는 원래 락을 할 수 있는 목소리를 타고나지 못했다.
늙어서 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순전히 노력에 의해 목소리를 만들어 냈다.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은 20% : 80% 정도...?


길런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더랬지..



존 앤더슨에게 선천성과 후천성의 배합을 따져 본다면?
90% : 10% 정도 아닐까 싶다. 모르긴 해도...


엄청나게 공격하는 분들 많겠지만 나름 근거는 있다.
본 블로거, 늙은 재결합 버젼 예스의 라이브를 많이 봤지만
단언컨대 앤더슨이 힘들어 하는 제스처를 본 기억이 없다.


별로 힘에 부치지 않고도
모든 트랙의 노트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짚어주는
촌철살인(응?) 카리스마적 해석능력... 그것이 앤더슨...
이런 철두철미함이 젊어서도 그러했고 늙어도 마찬가지이다.


젊은 레드 제플린의 라이브를 참 좋아하지만
이미 플랜트는 그 시절부터 한 키 내리는 모험을 감수키도 했다.
길런이야 워낙 소리가 어려우니 삑사리 부지기수였고...


노래를 잘 부른다 못 부른다의 이분법적 사고를 떠나서
앤더슨이 소리를 뽑아내는 자태를 보아하면
내심 무한정의 질투 에너지가 생성된다.
'저런 소리를 저렇게 힘들이지 않고...!'
실제로 해보면 결코 만만치 않은 노트들이다, 물론!


플랜트와 길런의 절창도 막상 따라 하려면 힘들지만
'뭐, 저들도 저렇게 힘들어 하니' 하는 위안이라도 느껴지는데
앤더슨에게서는.. '저렇게 힘들여서 音을 뽑아내고 있구나'
- 하는 인상을 절대로 읽어낼 수 없다는 것...
바로 이것이 이유 아닌 이유이다. 터무니 없는가?


그의 악기는 어쿠스틱 기타...
(그것 그렇고, 아유 참 어리네..)



또 한 가지, 앤더슨이 천상의 목소리인 이유...
그의 노트는 재현하기가 어렵다!
(응? 공책이 어렵다고? -.-)


그가 부르는 한 음 한 음은 이어 나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음렬이라는 말씀...
이건 아마도 왠만한 평론가와 식자층이
모두 인정할 것이다.


그의 노트들이 어렵다는 점은
그와 함께 한 연주자들이 어떤 성향의 인물이었는지만
대충 훑어 보아도 답은 나온다.


예스 시절엔 릭 웨이크만이 함께 했고...



스티브 하우도 있었다.



80년대는 반젤리스와 함께 했고...



마이크 올드필드와 함께 하기도 했다.



변화가 심한 음렬, 장조와 단조를 파고드는 화성,
변박과 재즈적 엇박자들, 몽환적인 사운드 톤...
뭐, 이들 서넛의 공통점만 꼽아봐도 대략... 난감이다.
'바보들의 어렵기만 한 작곡기법'..
백과사전 편찬하면 제1장에 언급될 사람들이다.


이런 바보들의 대표 트랙?
예스 시절엔 Roundabout을 빼고 얘기할 순 없을 것이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Close to the Edge..
스티브 하우의 인트로가 인상적인 Long Distance Runaround..
아, 대곡에 명곡인 Starship Trooper까지... 빼놓을 곡이 없다!


존 & 반젤리스 시절에는 (한국서만 히트한) Polonaise 말고도
서양에서는 Friends of Mr. Cairo가 가장 히트곡일 것이다..
본 블로거는 Deborah를 쬐금 더 좋아하지만..
존 & 올드필드의 대표곡이라면 Shine일 것이고.. (Mr.빅 아님)
앤더슨이 솔로로 발표한 Hold on to Love도 참 좋다.


한 곡 한 곡 앤더슨만이 소화할 수 있는
고음역의 몽상적 사운드가 물씬.. 가득할 터..!
앤더슨의 멜로디 성향을 보면 그는 확실히
브리티쉬 포크의 영향을 짙게 받았음이 분명하다.
아메리칸 하드락의 블루~한 전통과는 달라요..


이들과 주욱 함께 수십 년을 함께 동고동락했고
이들이 한때 가장 신뢰했던 보컬리스트라면...
오히려 네임밸류에서 조금 앞선다는 그 어떤 다른
보컬리스트보다 좀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은가..


이 핑게 저 핑게 모두 집어치우고..
최근에 Polonaise를 요모저모 다시 뜯어 들었지만
앤더슨의 보컬은 흉내내기가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어렵지 않은 듯 자연스레 고개를 젖히며
폐부를 가르는 흉성을 한풀이하듯 뽑아내는
그 절창의 재능이란... 참...


후배 보컬리스트들을 더욱 좌절케 만드는 일이 뭔지 아는가?
- 나이를 먹어서 저런 소리를 더 자연스럽게 뽑아낸다는 것!!
지천명의 앤더슨이 Roundabout을 오리지널 키로
뽑아내는 광경은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DVD로 확인하시라..


참 곱게도 늙어가시네요... ㅎㅎ



본 블로거, 개인적으로는
Polonaise는 삶이 무료하고 무기력해질 때 자주 듣는 트랙...
Roundabout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할 때 찾아듣는 트랙...
들로 나름 정의하여 인생을 함께 하고 있는데..


그가 내게 주는 활력은 바로 천국을 맛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에너지, 그것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천상의 목소리란 본 블로거에게서
이렇게 정의가 내려지는 것인가? - 아마도...ㅋ


천상의 목소리, 존 앤더슨을 음미해 보라.
천국을 맛볼 수 있을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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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평가를 받아 위대함을 떨친 밴드도 많지만
반대로 락의 흑역사에서 실력에 비해 저평가 받은
불운한 밴드도 많이 있었다.


오늘날 70~80년대를 향수할 줄 아는 올드 락 팬 중에는
이런 전차로 서바이버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꽤 많다.


오늘의 주인공은 서바이버의 전성기를 이끈
지미 제이미슨 Jimi Jamison 되시겠다..



사실 서바이버는 Eye of the Tiger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 OST가 과연 서바이어에게 약이었던가
독이었던가에 대해 평가하기는 쉽지가 않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서바이버의 색깔과 한계를 지나치게 빨리 규정해 버린..
그래서 약보다는 독으로 더 작용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물론 곡은 참 좋다. 그 리프 하며 멜로디와 코드 하며..)


그들의 앨범 가운데에서 개인적으로는
Vital Signs가 가장 명반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바이버를 아는 락팬이라면 주저없이
이 음반에 엄지손가락을 세울 것이라고 확신한다.


Vital Signs 커버..



Vital Signs... 그들의 다섯번째 정규작..
서바이버의 음악사 30년을 한 번에 규정짓는 이 앨범은
한 밴드의 음악적 성향이 집대성된 최고의 명반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가장 정당하지 못한 평가를 받은 불운의 음반이기도 하다.


본 앨범으로 대변되는 '서바이버'스러운 사운드란..
퓨어 메이저 코드 위주의 화려하고 직선적인 화성 전개..
복잡하지 않으면서 박력있는 미국적 비트와 리듬..
기타와 키보드가 일구어내는 적정한 밸런스..
그리고 그 두 파트가 번갈아가며 만드는 리프의 궁합..
... 등으로 규정되는 것들이다.


라이브 사진이 별로 없어서 유감..



여기에 한 가지 더...
지미 제이미슨의 절창의 보컬도 빼놓을 수 없는 음악적 요소인데
남성적이고 거친 질감이 살아있는 중저음을 뽐내면서도
고음에서 오페라틱 락을 방불케 하는 감수성이 그 특징이다.


이건 사실 코브라 활동 시절의 사진..



제이미슨의 보컬 컬러를 대변하는 작품은
이 앨범 최고의 히트작인 High on YouI Can't Hold Back,
The Search is Over 등인데...
특히 High on You는 가장 서바이버적인 사운드가
그 극점에 다다른 정수 중의 정수라고 본다.


정통 하드락 밴드인 코브라에 재적했던 제이미슨에게 있어
서바이버처럼 말랑말랑한 음악을 하는 밴드로의 이적은
사실 대단한 모험이었음에 틀림없다.


제이미슨과 같은 보컬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파트의 뮤지션들이 있었기에 그들은 뭉칠 수 있었던 셈인데
서바이버의 사운드를 결정짓는 주술사들인즉슨..


기타와 키보드를 함께 연주하는 짐 페테릭과..



기타리스트인 프랭키 설리반이다.



이 중 가장 오래 된 창단 멤버로서 지금도 서바이버를 이끌고 있는
짐 페테릭이야말로 서바이버의 리딩맨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는 기타와 키보드를 모두 능숙하게 다루는 재주꾼이자
상당한 감각을 지닌 작곡가로도 칭송을 받았다.


현재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서바이버의 라이브 투어는
1985년 제팬 투어실황인데, 여기서 페테릭은 전문적인
키보디스트로서 설리반과 멋진 앙상블을 보여주고 있으며
I'm Not That Man Any More의 인트로 파트에서는 독립적으로
설리반과의 블루지한 듀오 프레이징을 선보여 각광받은 바 있다.


계속해서 전 세계에 공개된 1987년 나고야 투어 때는
짐 페테릭의 키보드 테크닉이 절정에 달했던 때였고
당시 각종 락음악지의 키보드 부문 수위를 휩쓸던 중이었는데
나고야에서 연주한 Is This Love의 산뜻한 키보드 연주는
지금도 많은 팬들에게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너무 페테릭 얘기만 해서 좀 그렇지만
사실 서바이버에서 짐 페테릭을 빼놓고는
얘기를 꺼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도 하고...


90년대 이후에 페테릭이나 설리반을 제외하고
제이미슨 혼자서 서바이버 타이틀을 이끌었을 때에는
라이브 기량이 (나이를 고려하더라도) 턱없이 못 미쳤던 것도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서바이버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끈
프론트맨은 지미 제이미슨임이 확실하다.
그의 야성적인 외모가 많은 여성팬을 모은 것도 사실이고
그 시원시원한 창법이 전 세계를 사로잡은 것도 사실이다.


긴 머리 때문에 더 야성적..



사실 서바이버는 초창기 록키 OST 시절에
데이브 비클러라는 또 하나의 명창에게 빚진 면이 크긴 하다.
비클러가 없는 Eye of the Tiger... 상상도 안 되지 않는가 말이다.


비클러의 눈빛이 정말 호랑이 같다..



안타깝게도 비클러는 당시 성대에 이상이 생겨
부득이하게 서바이버의 전성기를 함께 할 수 없었다 하는데
지금은 다시 회복하여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지금도 본 블로거는 서바이버의 음악을 들으며
삶의 고단한 단면들을 한 고비씩 넘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친 하루를 끝내고 듣는 한 떨기 가녀린...
The Search is Over의 선율... 그 맛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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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이 분야 포스트를 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오늘 한 곡의 청명한 트랙을 들으니 마음이 동한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인데... (이하 WHRM)
이 골드 앨범에 청명한 보컬을 제공한 보컬리스트..


맥스 베이컨 Max Bacon 되시겠다...



그는 모비 딕이나 나이트윙 같은 밴드에서 활약했다고
기록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의 유명세는 오직 한 밴드..
GTR에서 활동한 기록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GTR...
조용히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져 버린..
락 팬들에게 전설처럼 남아버린 그 밴드..


전설의 밴드가 남긴 전설의 명반...



'발끝을 맞춰서봐'라고 외치는 아름다운 발라드가
지금도 음악팬의 가슴을 뜨겁게 울려주는 그 수려한 트랙들..
그것들을 만들어낸 80년대 중후반의 밴드 되시겠다.


GTR은 1986년에 가공할 기타리스트
두 명이 의기투합하면서 락 씬에 등장했는데...


스티브 하우 Steve Howe



스티브 해킷 Steve Hackett



두 스티브가 그들이다.
'가공할'이란 표현을 썼지만 당시엔 정말 가공할 일이었다.
한 밴드에서도 보기 힘든 걸출한 뮤지션들이
여러 명씩 의기투합하여 밴드를 만들다니...
그리고 그 앙상블이 매우 뛰어난 결과물을 빚어내다니...


그렇다. GTR은 80년대에 유행한 수퍼밴드 되시겠다.
수퍼밴드의 시작이 야드버즈요, 그 끝은 미스터빅이라고 했던가...
일반적으로 수퍼밴드는 걸출한 아티스트.. 보통은 기타리스트가
다른 핵심멤버를 규합하는(=꼬셔내는) 형태로 시작하고는 한다.


레인보우는 리치 블랙모어가 주동하였고
오지 오스본 밴드는 오지가 주동하였다.
배드 잉글리쉬는 닐 숀이 불러 모았고...


보통 어느 한 사람이 주동하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던 데에 반해
GTR은 두 스티브가 비슷한 비중으로 합심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두 스티브.. 둘 다 프로그레시브 씬에서 한 가닥 하던 기타리스트이다 보니까
일렉트릭 기타의 새로운 영역을 실험하는 데에 팀컬러의 비중을 두게 되었다.


(물론 그 '새로운 영역'이란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나 닐 숀의
정확하게 정반대편에 위치한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드락 기타가 표현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


이름도 GTR.. guitar의 약어이다.
이들의 트랙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일렉기타가 이런 소리도 가능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내는
사운드가 아주아주~ 즐비하다. 풍성한 gtr의 향연..


특히 WHRM에서 해킷이 연주한
synthesizer guitar의 사운드는 아주 유니크하고 unforgettable하다.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못 본 사람들은 인트로에 등장하는 사운드가
키보드로 연주한 것일 거라고 지레짐작할 터이다. 그러나 기타였다 사실은..


해킷은 언제나 저 사진에 보이는 안정감 일백프로의 포스쳐로
조용하고 사색적으로 음미하듯이 기타를 연주하는데..
저 포즈로 조용하고도 박력있게 얼터네이트 피킹을 날려주시는..
바로 그 사운드가 WHRM의 인트로 프레이즈 되시겠다.
멋진 사운드 아닌가?


하우는.. 아시다시피..
클래시컬하고 스페니쉬한 프레이즈를 즐기는 연주자이고..
이 앨범에서는 그의 이런 특성이 그리 강하게 풍겨 나오지는 않는다.


기타의 새로운 사운드.. 라는 취지에 동감한다면
이 앨범은 하우보다 해킷의 지배력이 더 강한 앨범이었다..고
그렇게 평가하고 싶다.


밴드의 출신 배경이 이렇다 보니
너무 기타리스트 얘기만 했는데...
이런 그들의 '새로운 영역' 운운하는 사운드에
묘하게 합치하는 음색이 맥스 베이컨이었다.


혹자들은 그렇게 얘기한다.
"지티알이 왜 깨졌는지 알아?"
- "맥스의 '앵앵거리는' 소리가 짜증나서야!"


앵앵거린다... strident라고 정확하게 위키피디어에 표현되어 있다.
보컬리스트의 역량을 두고 이런 단어를 써가면서 폄하할 수 있는지 의문인데...
(나 참...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노래를 얼마나 잘 하길래?)


비록 맥스 베이컨이 GTR 실적 이외에 혁혁한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뮤지션으로 살아온 사람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이 앨범에서 보여준 유니즌과 싱크로는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다.


앨범의 성과가 이를 입증하지 않는가?
비록 한 장밖에 남기지 못했지만 GTR의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은
앨범 차트 11위까지 올랐고 싱글로서 WHRM은 14위까지 올랐다고 한다.
어디 이런 성과가 두 스티브에게서만 비롯된 것이겠는가?
락큰롤은.. 종합무대예술이고 팀웍에 의한 결과물이다.


맥스의 사운드는, 물론.. 일반적으로 락 보컬리스트들이 지향하는
선굵은 보이스 컬러와는 정확하게 차별적인 무언가가 있다.
성대를 트레이닝하는 방법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 같고..
어쩌면 타고 난 자연음색이 변성기를 거쳐 안착한 경로가
다른 사람과는 달랐음에 틀림없다.


속된 말로, 락음악을 배우는 과정에서
보컬리스트들이 흔히 접어들게 되는 경로...
'목소리를 맨바닥에 갈아버리는' 트레이닝 코스... 그리고 득음하는...
맥스 베이컨은 바로 이 과정을 생략해 버린 것이다.


왜? - 그야, 타고난 자신의 음가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자신만만하고 쿨한 태도인가?
한 아티스트의 당당한 애티튜드가 물씬 느껴지지 않는가?
그 애티튜드인즉슨.. WHRM의 테마를 장식하는 그 당당함.. 되시겠다.
"When the Heart~ Rules the Mind~" 얼마나 시원시원한가?


이와 비슷한 음색을 갖고 있는 보컬리스트는
피터 세테라, 피터 가브리엘, 제이슨 쉐프 정도...?
가브리엘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음에서 살짝 아슬아슬한
'목에서 나는' 소리를 즐기는 보컬리스트들 되시겠다.
덕분에 삑사리 확률이 가장 높은 이들이기도 하다. (가브리엘 빼고..)


Toe the Line을 듣고 그 애절함에 눈물지어 본 사람이라면...
적어도 맥스의 목소리를 두고 '앵앵거림(strident)' 운운은 안 했으면 한다.
어찌 되었든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절세가창의 보컬리스트였으니까...


자, WHRM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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