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규네 : MUSIC's 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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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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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30
    NEP: 소련 수립 초기 레닌의 신경제 정책이란
  2. 2018.09.25
    한국 땅에서 국제 관계학이나 정치학의 교과서란
  3. 2018.09.17
    워싱턴 포스트: 나도 트럼프 정권의 레지스탕스이다
  4. 2018.09.09
    국제 관계학의 주요한 이데올로기 흐름
  5. 2018.08.01
    통일 비용과 속도에 관한 프레임 논리 1
  6. 2018.07.27
    북한 경제의 투자 전망에 대한 홍콩 언론 보도
  7. 2018.07.03
    현대 남북한 경제의 차이점 그리고 미래
  8. 2018.06.13
    주한 미군 철수를 언급한 미국 대통령에 발끈하는 그들
  9. 2018.06.12
    스파이이자 협상가, 평화를 불러오다



NEP, the New Economic Policy

During Early Years of Lenin-Soviet Regime





소련 얘기에요. 없어진 국체의 나라이죠.

물론 정통성은 러시아 연방국이 잇습니다.

차르 푸틴두마의 나라…


1917년에 10월 혁명으로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집니다.

무능과 비효율과 선민 의식에 쩔던 러시아 제국이 사라지죠.


블라디미르 레닌(과 레프 트로츠키이오시프 스탈린)은

혁명 직후 국가의 기반 시설을 점령했지만 이에 반발한

왕조 추종 세력과 귀족 집단이 전쟁으로 대항합니다.


1921년까지 러시아 땅을 휩쓴 적백 내전의 광풍이 바야흐로

불어제끼기 시작한 거죠. (요즘은 러시아 내전으로 부른다죠.)


볼셰비키 적군에게 초기 전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으나

지휘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던 귀족 반동파 백군을

몰아붙여 전세를 뒤집어갑니다.


이기는 전쟁의 기본은 뭘까요. 딱 두 가지.

잘 훈련된 전투력, 그리고 군수 물자의 보급입니다.


레닌의 고민이 군량 조달에 있었기에 내전 초창기부터

할당량 징발을 근간으로 하는 정책으로 농민을 밀어붙여요.


그러나 계속된 전쟁과 징발식 경제 운용으로

나라의 총생산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태세를 전환할 때가 되었구나, 결심하죠.


1921년쯤 되면 전황이 정리되는 단계였죠.

레닌이 오늘날 NEP라고 널리 불리는 유명한

신경제 정책 카드를 가지고 나옵니다.




사회주의 국가 경영의 기본 강령은 완전 국유화입니다.

사유 재산시장 기능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 것이죠.

정부계획한 정책을 통해서만 자원을 분배합니다.


그런데 이 핵심을 건드리지 않고 경제가 도저히

살아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은 거에요.


그래서 기존 이데올로기를 수정한 뉴 버젼을 주창합니다.

국가 자본주의’라는 신제품이었죠. 사회주의 정부가 잘

통제할 수만 있다면 시장 일부를 도입해도 된다는 거에요.


극좌적 사상에 경도된 사회주의자들의 반발도 컸습니다.

그들 중 우두머리가 트로츠키였죠. 트로츠키와의 균열은

이 지점부터 조짐을 드러내기 시작했던 거에요.


내부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레닌은 마르크스 자본론

기본 논리로 돌아간다는 방어 논리를 구축하는 방법으로

국가 자본주의의 정통성을 옹호하고 나섰어요.


무슨 말이냐면 원래 자본론이란 것이 자본주의를 무정부

상태처럼 부인하는 것은 아니에요. 자본주의가 극에 달하다가

어느 순간에 무너져 공산주의 세상이 된다는 판타지이죠.


그러니까 체제 과도기에는 어느 정도 자본주의 성향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지금 시장 기능을 일부 용인하고 있지만

나중에 결국 완전한 사회주의로 갈 거니까 걱정 없단 말에요..


어째 논리에 오류가 가득한 게 현대인들의 눈에 어쩔 수 없이

보이지만 논리의 과학성보다 권력 관계의 현실이 실제 정치에선

더 중요하쟎아요. 레닌이 권력자였으니 누가 뭐라 했겠어요.




그래서 21년부터 28년까지 신경제 정책으로 NEP의 시대가

도래한 겁니다. 당시 소련 경제의 주축 세력은 농민이에요.


할당량에 따라 무조건 징발 당하던 농민들이 이제 일정하게

고시한 비율에 따라 현물세금납부하는 때가 된 거죠.


왜 현물 납부였냐 하면 이때 제국 멸망과 전쟁으로 엄청난

초초초 인플레를 겪고 있었거든요. 화폐 가치가 휴지 조각이니

돈으로 세금을 낼 수 없었죠. (24년부턴 현금 납부 시작합니다.)


정책의 성과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죠.


첫째, 1차 대전과 적백 내전 등 전쟁의 상흔을 딛고

빠른 시간 안에 국가 체제를 회복할 수 있었어요.


둘째, GDP 상승에 즉효를 보여 농민의 삶이 안정되었어요.

NEP-men이라고 이때 부유해진 사회 계층을 가리키는

용어가 따로 존재할 정도이니 상상이 가죠.


셋째, 통화 가치가 안정화하여 하이퍼 인플레이션

극복하고 정상적인 금융 경제로 복귀하였어요.




28년까지 정책이 시행되다 끝났는데 실제로는 1924년쯤에

이미 정책 효과가 시들시들해지고 있었어요. 왜냐고요?


1924년은 소련 및 러시아인들에게는 중요한 해였거든요.

국부 레닌이 사망한 해랍니다. 이후 스탈린이 집권했어요.


트로츠키의 반대 입장을 전술했쟎아요. 스탈린은 오히려

우파적이어서 수정 자본주의적 정책 도입에 적극적이었어요.

결국 정책 성과에 힘입어 집권할 수 있었다고 보기도 하죠.


그리고 집권과 동시에 스탈린의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스타트..! 개시하게 됩니다. 이후 역사에서 등장한 수많은

나라들이 이 패턴을 모방하게 된 거죠. 한국도 역시.


사실 현대 한국사에 큰 영향을 준 소련의 집권기는 스탈린

체제였죠. 레닌보다 집권기가 더 길었으니까. 오래 사셨음.


스탈린 체제 이전 소련은 참 답이 안 나오는 저개발 국가에다

안팎으로 외세의 개입으로 누란지위의 형국이었어요.

20세기 초 대한 제국이나 비슷했을 걸요.


하지만 인민의 먹고 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한 정책 수정

효과에 힘입어 국가 초창기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그 중심에는 바로 NEP이라는 역사가 있었답니다.


소련의 뉴딜 정책이라고 볼 수 있겠죠.

레닌 죽고 스탈린이 집산화로 말아먹기 전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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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books Story in Korea for

International Relations and Politics




이쯤 되면 눈치 채셨겠지만 본 블로거,

미친 듯이 신나게 국제 관계학을 디비파고 있지요.

정치학 본류부터 시작하여.. 요즘 사는 낙인데요.


한국 풍토의 정치학 교육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을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식으로 얘기해볼 때인 것 같아요.


본 블로거 수준이 워낙 떨어지는지라 깊은 분석은 못하고

그간 여러 책을 섭렵하며 느꼈던 소소한 정회랄까…

서비스 소비자의 후기 내지 푸념 같은 거겠죠.


정치학을 공부하다 보니 많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회 과학 전체에서 원류나 본좌처럼 흔히 인식되는

분야인데도, 인기있는 교과서는 딱히 생각나지 않죠.


미시의 이준구, 거시의 맨큐, 국경의 크루그먼,

헌법의 정회철, 민법의 김준호, 형법의 신호진..

뭐 이런 라임 돋는 말을 들은 적이 없는 듯해요.


본 블로거가 처한 무식한 환경 때문이겠죠 물론.

그런데 한 편으로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한 것이…


신림-노량진 수험가 문화에서 한참 벗어난 과목이

정치학이나 국제 관계학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행시 정치학과 외시 국제정치 수험자를 긁어모아도

그리 많은 숫자는 아닐 거 같다는 느낌적 느낌이

공연히 들기도 하고요.


또 행시 일행직의 정치학이 필수이긴 해도

수험가 일타 강사들이 특정 교과서를 바이블화하기보다

자기 강의 노트를 편저 교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게다가 정답이 똑 떨어지는 사안 성향이 아닌데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법학이나 경제학 문제와는 다르쟎아요.


나중에 길게 썰 풀 일 있겠지만 정치학이 포괄하는 범위가

법학은 모르겠는데 경제학에 비해서는 너무 넓은 관계로

그 넓이를 다 감싸안는 교과서를 쓰기가 참 힘들다고 봐요.


결국 우리 대학가에서 어느 순간 정치학이 천덕꾸러기처럼

대세에서 밀려난 느낌이 들어 서글퍼지긴 하네요.


당장 경제학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알 수 있어요. 꽤 오래 전에

나온 거지만 경제학에는 심지어 이런 문화까지 있으니까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economy&no=51391



하지만 우리 정치학 교육 분야에도 좋은 책들이 많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몇 권 언급도 하고 싶어요.


수험가의 동향과 상관없이 학문의 상아탑을 지켜가는 교수,

학자, 연구원 집단이 좋은 저작물을 꾸준히 내고 있으니까요.


서연고이경한외를 이 분야 상아탑의 메이저 세븐이라고 볼 때

수십 개의 서로 다른 세부 장르에서 앞서가는 석학들이 이

학교들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기도 하고요.


양질의 기본서를 직접 저술하거나 외국 교과서를 번역하여

보급하는 등의 활동을 주로 많이 하시는 교수님들을 꼽자면…


얼마 전 은퇴하셨는데 서울대 하영선 교수님이 생각나고

연세대 등 주요 기관에서 엄청나게 활약해오신 김계동

교수님을 꼽을 수 있겠어요.


경희대 유현석 교수님도 훌륭한 저작물과 세련된 강의로

이 분야 초심자들을 신실하게 계도하고 계십니다.


특히 유현석 교수님이 쓰신 ‘국제 정세의 이해’는

본 블로거를 국제 관계학의 세계로 이끌어준

보물 상자 마스터키 같은 걸작이랍니다.




김계동 교수님은 이론서 번역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세요.

앤드류 헤이우드, 필립스 쉬블리, 로드 헤이그, 마가렌 칸스

스타 학자들의 베스트셀러들을 꾸준히 번역해주셨어요.


다른 교수님들 모아서 대표 편저자로 책 내는 작업을 자주 하시는

분인데 정치학 개론’, ‘비교 정부와 정치’, ‘국제 관계와 세계 정치

(이건 단독 번역) 세 권은 번역과 문장이 특히 빼어납니다.

한 번들 꼭 보세요. 두 번 읽으세요. 아니 세 번 봐요.


하영선 교수님이 남궁곤 교수님과 공저하신

변환의 세계 정치’는 한국 정치학 교육사에

빛나는 명저가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정치학이 어떤 학문인지 기본 중 기본에 눈을 뜨고 싶다면

이극찬 교수님의 ‘정치학’을 읽어야 제대로 읽은 거죠.


상당히 올드한 제본과 문체인지라 요즘 독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이극찬 정치학을 한 번 독파해봐야

정치학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주장하는 1인이 여기 있어요.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이극찬 교수님은 돌아가셨어요.ㅜ

그래서 개정판은 더 이상 나올 수 없다는 점도 아시고요.

도서관에서 빛 바랜 걸작을 얼마든지 만나볼 수 있어요.


지면에 한계가 있으니 각 저서의 특장점에 대해선

나중에 따로 설명할 기회를 만들어 보겠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국내외 정치와 국제 관계를 자유롭게

토론해가며 이런 좋은 가이드의 혜택을 입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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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봇물 터지는 공격들

https://www.washingtonpost.com/outlook/2018/09/06/i-too-am-part-resistance-inside-trump-administration/?noredirect=on&utm_term=.03aa5fa2c55f




지금 미국 정가가 발칵 뒤집힌 상황인데요.

(트럼프 집권 후 언제는 안 뒤집혔겠냐만은…)


트럼프 정권 내부자들이 잇따라 익명으로 폭로 기고를

내고 있고 그 시기가 중간 선거 전에 묘하게 봇물

터지듯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답니다.


우리나라 일 아니니까 팝콘 각으로 구경하면 되겠습니다만

당장 중간 선거한반도 평화에 중요한 변수이기 때문에

신경이 안 쓰일래야 안 쓰일 수가 없긴 하네요.


물론 문제가 많은 정치인이겠죠. 누가 아니랍니까.

단, 미국인 입장에서. 검은 머리 미국인 아니니까.


우리 입장에서 임기 끝날 때까지 최대한 빼먹을 거

빼먹으면 된다는 쿨한 의식으로 무장하면 어떨까요..


도덕책 천사표가 집권한다 한들 우리 외교 문제를 무슨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주는 건 아니란 것, 오바마가 위안부

문제 배배 꼬아놓았을 때 이미 경험한 거 아니냐, 이거에요.


저들의 악마 지도자라도 좋다, 내 땅에 평화만 다오..

어차피 임기 끝나면 국물도 없는 사람이니 임기 내에만

잘 뽑아먹고 우리 챙길 거 챙기면 그뿐이라는, 뭐 그런…


적어도 지금 정부가 방향성을 거기에 정조준하여

움직이고 있다고, 본 블로거는 생각하고요.


조심스럽게 호응을 구하고 싶네요.

한번 판단해 보세요.


폭로의 도화선이 된 뉴욕 타임스 기사는 아래에서 들어가

보실 수 있고 번역문도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이번엔 곧바로 이어서 지난 주에 워싱턴 포스트가 터트린

후속 폭로에요. 일단은 서로 다른 사람 같아 보이긴 하는데..

(같은 사람이란 추측도 있죠.)


이 사건에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번역문을 게재합니다. 저작권에…?! 본인이 신분 까지 않는 한

고소 당할 일은 없을 듯하지만, 그래도 문제시엔 삭제합니다.


아, 그리고 다른 때와 달리 주석이 많아 미안합니다. 왠만하면

안 달고 최대한 현지화한 의역으로 가려고 하는데 이 원문은

도저히 그렇게 안 되게끔 쓰셨네요. 미국 최적화한 로컬한

미국 문화 어법이 너무 많답니다. 양해 바랍니다.


당연한 소리지만 대니얼 드레즈너는

이 글 쓰신 분이 아니겠죠…?ㅎ







I, too, am part of the resistance

inside the Trump administration

나 역시 트럼프 정부 내 저항군이다



I should have been the first one out of the gate.

내가 누구보다 먼저 폭로했어야 하거늘



대니얼 드레즈너

 - 터프츠 대학교 국제 정치학과 교수, 포스트에브리씽의 단골 기고인


9월 6일



(대니얼 드레즈너: 다소 이채롭긴 하지만 오늘 비판적 논조의 특집 기사 하나를 공개하려 한다. 트럼프 행정부 내 고위 관료이자 본 기사가 나가지 않으면 향후 수입에도 타격을 받을, 익명을 요구한 “원 저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본 기사를 익명으로 게재하여 구독자 여러분께 더 담대한 고민의 기회를 드릴 수 있을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이전 지도자 누구도 직면한 적이 없던 유형의 중대한 기로에 설 것 같다. 지난 수요일 뉴욕 타임스를 통해 폭로한 익명의 고위 관료의 특집 기사가 굳이 아니라도 말이다.



*번역자 주석: 뉴욕 타임스 폭로 기고는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면 확인할 수 있고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행정부 내부자 폭로의 진원지가 된 사건이다.

https://www.nytimes.com/2018/09/05/opinion/trump-white-house-anonymous-resistance.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그가 처한 진퇴양난의 상황인즉슨 — 그나마 더 똑똑한 나는 대통령이 상황 파악조차 부족하단 점을 알고 있지만 — 다수의 관료들이 대통령의 정책과 그 고약한 성정을 좌초시키는데 업무의 방향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나도 물론 안다. 내가 그런 관료 중 하나이니까. 바로 나란 말이다! 내가 직접 기억을 끌어모아 이 폭로 기사를 썼다고 주장하지 않는 한은 내가 누군지 추측도 못할 터이다.



더 명확히 하자면 잘 알려져 있는 좌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2016년에 “트럼프만은 안 된다”며 거부한 적 있는 우파 저항군의 일원도 아니다. 대통령의 샬롯츠빌 발언으로 상처받을 교육받은 중산층 “저항군”도 아니다. 반이민 정책에 따른 아동 격리 조치로 분노할 교양있는 미국인도 아니다. 헬싱키 외교 참사가 거슬리는 국제 관계 열혈 지지자도 아니다. 대통령의 무역 전쟁에 질려버린 경제학 능력자도 아니다. 나는 작금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힘을 보태며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한편 이 끔찍하고도 끔찍한 작자에 동조하고 선동하는 죄를 씻기 위해 이 익명의 기고를 쓰고 있는 조용한 저항군이다.



*번역자 주석: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에 샬롯츠빌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에서 좌파 시위대와의 충돌로 폭동이 일어난 데 대해 쌍방 잘못으로 논평하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급기야 한 가정의 부모와 아동을 격리하는 수준까지도 추진한 적이 있어 미국 내에서 상당한 윤리적 반발을 야기했다. 지난 7월에는 헬싱키 등지를 돌며 러시아 등 유럽 각국을 순방했는데 나토의 동맹국은 비방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겐 우호적인 발언을 하여 빈축을 샀다.



트럼프에게 임명장을 받은 다수의 관료는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는 날까지 미국의 민주 정치를 수호하고 그가 충동적으로 길을 잘못 들 때마다 나서서 훼방을 놓기로 이미 굳게 서약했다. 나도 익명 기고의 백악관 내 첫 타자가 될 뻔했는데 누군가 먼저 선수를 쳐버린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똘똘 뭉치고 있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다. 이렇게 한층 더 강하게 트럼프를 코너로 몰수록 미국의 민주 정치는 결단코 훼손될 일이 없을 것이다.



선출된 국가 원수의 의사를 묵살하고 현명한 독자 제현께 우리가 움직이고 있음을 알리는 것보다 더 민주적인 길이 없음을,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있기에 이 기고를 쓴다.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답이 아니다. 남 탓 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조용한 저항군 활동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이 기본적인 윤리 의식을 갖추진 못한 사람이란 점이다. 그와 일하는 누구든, 어떤 명확한 우선 순위나 원칙이 있어도 거기에 제어가 안 되는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들 중엔 확고부동한 원칙과 소신을 가진 이들이 있으며 후속 기고를 통해 이 점을 분명히 할 것이다. 내가 가장 먼저 폭로했어야 했는데 다른 익명의 누군가가 선수를 쳤다. 다 내 느린 필력 때문이니 날 비난하라!



오해는 하지 마시라. 연일 끝도 없이 현 정권을 때리는 언론 보도조차 잡아내지 못한 긍정적 업적도 있다. 세제 개혁이나 사법부 전면 물갈이나, 비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위와 딸의 선언 등. 아시겠지만 정말 멍청이들이다.



그런데 이 업적들은 다 조용한 저항군들이 벌인 일이다. 속이 뻔히 드러나 보일 만큼 성질 급하고 부정적인 데다 쪼잔하기까지 한 대통령의 리더쉽 스타일이 한 일이 아니라.



대통령과의 회의는 원래 주제를 벗어나 산으로 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그가 하나마나 한 뻘소리를 거듭 장담하는 통에 채 설익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결론을 내기도 하며 심지어 결론도 없는 무모한 말잔치가 왕왕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대화의 원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까먹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어떤 지침을 일관성 있게 내줄 수준이 못 된다. 참말이다. 그 주변의 사람들이 도무지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형국이니 그렇다는 말이다.



*번역자 주석: ‘어떤 상황에서도 올바른 지침을 줄 만한 일관성 있는 존재’라는 뜻으로 원 저자는 여기서 북극성, lodestar라는 말을 썼다. 통상적 영어권 시민이 자주 쓰지 않는 이 단어를 평소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자주 쓴다는 이유로, 익명 기고자 중 하나가 부통령이라거나 또는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부통령 반대파가 기고했다는 등의 갑론을박과 추정이 현재 미국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난맥상이다. 참고적으로 대표적인 펜스 반대파이자 차기 대권 후보를 노리는 사람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지만, 장관 측에서 기고가 나왔을지 모른다는 주장은 아직 입증된 적이 없다.



“변덕이 죽 끓듯 해서 언제 또 말을 바꿀지 알 수 없다니까. — 잠깐, 자네 왜 이렇게 가까이 서 있나? 녹음하는 것 아니야? 누구(오마로사)처럼 나 배신하려고?” 어느 고위 관료는 백악관 회의에서 자신의 배반을 의심하는 대통령에 관해 격앙된 반응으로 이렇게 불만을 전하기도 했다.



*번역자 주석: 오마로사는 트럼프 체제 유일한 흑인 행정관이었던 오마로사 매니골트 뉴먼을 일컫는다. 지난 12월에 사임하며 트럼프를 맹비난하는 폭로 저서를 출간하여 대통령과 거의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인물이다.



이 난장판에서 할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백악관에도 정상적인 성인이 몇 명은 있다는 사실에 미국인들이 위안을 삼았으면 한다. 우리는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여론 조사 동향도 지켜보고 있기에, 몇 년 간의 기억이 사라지기 전 모든 사항을 적어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를 제쳐두고라도 우리는 매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연착륙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덕분에 그나마 체면치레라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현 체제를 이른바 투트랙으로 끌고 가야 마땅하다. 한쪽에서 조용한 저항군들은 주류 언론사 기자들이 쓰려고 하는 기사에 익명의 정보원으로서 웨스트윙 사태의 진실을 똑바로 전달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론 단행본 저자들과 특집 기고문들에 익명의 제보를 지속 공급해야 한다.



흔한 음모론 비슷하게 정부를 장악하는 엘리트들이 되잔 말이 아니다. 국가를 위한 존엄한 역할을 익명으로 하자는 것 뿐이다.



현재의 불안한 상황을 목도한 초창기 각료들 중에는 수정 헌법 25조를 들먹이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헌정 초유의 위기 상황을 바랄 사람이 있겠는가. 우드워드 대기자의 저서 출간과 내 기고보다 나중에 나왔어야 할 (뉴욕 타임스) 폭로, 거기에 무수히 많은 자잘한 언론 제보가 줄을 잇는 방식이 훨씬 낫다. 이렇게 한들 갓난아기 징징거리듯 구는 대통령을 격분하게 할 수나 있으랴. 상황이 끝날 때까지, 또 원고료 끊길 때까지 우리는 정권의 올바른 방향을 위해 우리 할 수 있는 만큼 계속 흘리면 그만이다.



*번역자 주석: 1967년에 채택한 수정 헌법 제25조는 대통령이 직무가 규정하는 권한과 의무를 수행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한 절차를 규정하였다. 여기엔 여태껏 한번도 발동된 적이 없는 경우의 수가 있는데 내각 과반수가 찬동할 경우 대통령이 비자발적으로 사퇴하고 부통령이 대통령의 직무를 대리하는 절차가 그것이다. 한편, 미국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이자 워터게이트 사건을 폭로한 바 있는 밥 우드워드가 최근 자신의 저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를 맹비판했는데 이 시기가 뉴욕 타임스 및 워싱턴 포스트의 익명 폭로 기고 시기와 우연찮게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더 큰 관심사는 트럼프가 대통령제에 끼친 해악 따위가 아니라 임기 끝나고 나는 어디 한직이라도 찾아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것 뿐이다. 어디 괜찮은 여름 임시직이라도 찾아낼 형편이 될까? 트럼프를 도운 모든 사람의 공통 문제일까, 아니면 몇몇 사람만 기소 당하고 끝날 것인가?



*번역자 주석: 최대한 한국 사정에 맞게 의역했으나 원문에는 Martha’s Vineyard 및 Alan Dershowitz라는 생소한 지명 및 인명이 등장한다. Martha’s Vineyard는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섬이며 많은 대통령들이 휴양지로 찾아 여름에만 임시 서비스직 일자리가 급증한다는 지역이다. 앨런 더쇼비츠는 하버드 대학교 형법학 교수이며 저명한 형사 변호사로서 사회적으로 반향이 큰 사건을 주로 수임한다 하여 미국 사법 체계의 마지막 보루로 불리는 인사이다. 더쇼비츠에 관해 더 궁금하면 아래 기사로 들어가볼 수 있다.

https://www.washingtonpost.com/news/posteverything/wp/2018/07/05/this-column-is-not-about-alan-dershowitz/?utm_term=.9c69d90c007f



바야흐로 민주당으로 정권이 바뀌어 날아올 구인장에 대비해 친분 마일리지 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 별로 조용하지도 않은 — 저항군들도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정치를 넘어서서 매일 매일을 살아가는 시민들이 들고 일어설 때 비로소 진짜 차별점이 생기는 것일 터이다. — 그때 되서 신분이 밝혀지면 내가 비밀리에 벌인 좋은 일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정부에 분노할 때 울타리를 넘어 쓸데없는 딱지를 떼어버린 건 우리들이다. 그건 내게도 이익인 행위이니까. 이 시점에서 여러분이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면, 내게 이익인 일이 결국 미국에게도 좋은 일이란 점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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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ological History of International Relations




예전에 현대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일반적인 흐름으로

짚은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약간 포커스를 좁혀 볼까요.


국제 정치, 흔히 IR, 국제 관계학이라고 부르는

분야의 이데올로기 역사는 정치학 본류의 그것과는

약간 궤적을 달리 하여 발전해왔습니다.


원래 정치학의 연구 분야를 셋으로 구분하거든요.

정치 사상 및 이론, 비교 정치학, 국제 정치학…


이 중 국제 정치학에 해당하는 분야를 가리키죠.

요즘은 국제 관계학이라고 더 일반화되어 있는 듯해요.

international relations를 번역한 거니 이쪽이 더 맞남..


국제 관계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연구는 20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학자들이 제기하기 시작하였는데요.


여러 국가의 이전 투구가 부딪히는 현상의 원리를 찾아내려는

이른바 ‘현실에 대한 설명력’이란 논리로 이런 이즘이니 저런

이즘이니 하는 것들이 발전하기 시작한 겁니다.


멀리 보자면 군주론마키아벨리리바이어던홉스

사실 서양 정치학사에서 처음으로 현실주의를 들고 나온

사람들이니 이 분들을 원류로 봐야 하겠지만요.


교과서마다 분류 기준도 다르고 설명 체계도 다르지만

여기서는 깔끔하게 네 가지 사조로 정리하겠습니다.

자유주의, 현실주의, 구조주의, 구성주의입니다.


자유주의는 이상주의의 다른 표현이에요. 국가나 정치 현상에

도덕적 이상이나 지향점이 있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정치가

흘러간다는 생각인데요.


멀리 보자면 동양의 공자맹자 같은 유가의 사상이

이런 이상주의의 근간을 형성한 적이 있습니다.


자유주의 국제 정치의 사례로 가장 유명한 것이 흔히 우리가

국사 시간에 3.1운동 배우며 접한 바 있던 민족 자결주의라는

것인데 1910년대 미국 대통령 우드로 윌슨이 주창했어요.


윌슨이 이런 주장을 하며 국제 연맹이란 것이 창설되잖아요.

국제 연맹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2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점을 보면 자유주의 사조의 한계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이상적 도덕을 넘어서서 각 나라의 국익을 건드리는 안보

상황이 닥칠 경우 공권력 체계를 갖추지 못한 국제 기구는

유명 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현대의 자유주의 국제 관계학 이론가들은

(국제 연맹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다자 안보 체계

주요한 관심 테마로 논리를 전개하는 편입니다.


이상주의를 비판하며 한스 모겐소가 주창한 사조가

현실주의입니다. Politics among Nations라는

저서로 유명하신 분인데요.


국가 간에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힘의 균형을 이룰 수밖에

없는 구체적 현실을 인정하고 세력 균형에 전력투구해야

한다는 논리 체계를 마련하신 분이에요.


2차 대전이 끝난 후의 냉전이라는 구도를 완성한

사상가로 흔히 불리곤 하죠. NATO와 같은 군사 동맹

통해 세력 구도의 균형을 옹호한 논리입니다.


성선설 같은 자유주의에 비해 성악설 같은 색깔이 보이죠.

국익을 위해서 국가는 국방력을 총동원하여 실력 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호전적 논리 체계가 여기서 나왔어요.


냉전 시대에는 금과옥조처럼 받들던 사상이기는 하지만

70년대가 지나 오일 쇼크처럼 냉전 양극화 구도를 뒤흔드는

현상이 튀어나오고 유럽 경제 공동체처럼 국익 논리를

반박하는 움직임이 나오면서 퇴색하기 시작합니다.


이후 케네스 월츠 같은 학자를 통해 신현실주의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1979년 발표한

국제 정치 이론이란 저서로 이를 완성하였다 하죠.


구조주의마르크스 사회주의에서 영향을 받은 체계입니다.

물론 교과서에 따라 사회주의와 구조주의를 구분하는 설명도

있죠. 급진주의라고 따로 표시하는 책도 있습니다.


서구 선진국의 자본가 계급이 개발 도상국이나 제3세계의

물적 자본을 착취하는 형태로 국가 관계가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 구조를 취하고 있어요.


안토니오 그람시 같은 이론가가 이 계통의 대표적인 분이고

남미 제3세계 정치 구도에서 맹위를 떨친 종속 이론

실제로 국제 관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미의 일부 현상을 제외하고 냉전 구도 자체조차

설명이 안 되는 한계를 보이기도 하는지라 약간은 철 지난

생각으로 치부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요즘엔요.


구성주의는 80~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비교적 신박한

사상 체계인데요. 사회 구성주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social constructivism…


인간의 선악 본성이나 국가의 힘 같은 논리가 아니라

사회적 맥락이나 행위자의 정체성이 국제 관계 현상의

본질에 더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때로는 감성이나 정서, 심리 같은 주관적 요소를 깊게

관찰하기 때문에 인종, 종교, 성별 같은 현대적 아젠다를

성찰하는 데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슬람 근본주의로 무장한 국제 테러가 뚜렷하게

아젠다로 부상한 21세기에 들어 더욱 설명력이 배가하고

있는 사상 체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렉산더 웬트라는 58년생 정치학자가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가이고요. 전술한 케네스 월츠의 저서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99년에 국제 정치의 사회 이론이란

책을 통해 사회 구성주의를 화려하게 등장시켰답니다.


2018년 현재의 국제 관계학에서는 이런 사상 체계를 혼용하며

정치 현상의 설명력을 제고하기 위해 애쓰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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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rd Framing Over When and How Much:

Until Two Koreas Become One Again




독일과 한국의 통일 이야기를 간단히 해보죠.


문재인 정부의 외교 통일 정책에 프레임을 덧씌우는

세력의 주요한 논점이 몇 가지 있어요.


지금 행보의 속도가 지나치게 급하다, 속도전 와중에

급격한 헤게모니 붕괴로 난민이 유입하고 갑작스런

통일이 오면 그 모든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한다…


대략 이렇게 요약되는 것 같죠?


이들 주장의 주요한 논거는 독일 통일의 사례입니다.

그럴 수밖에요. 냉전 체제를 딛고 통일한 사례는

독일이 유일하니까요.


독일이 급하게 통일한 것은 사실이에요.

베를린 장벽이 갑작스럽게 무너져 버렸거든요.

장관의 실언과 이탈리아 기자의 콤보로 하룻밤 만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스토리는 아시죠?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174846



그나마 착실하게 통합이 추진 중이던 와중에 국경선이

갑작스럽게 무너지니 자연스럽게 흡수 통일의 단계로

넘어갔어요. (좋았어, 자연스러웠어..)


하지만 급격한 변화를 반영하다 보니 몇 가지 정책에

급진적 실수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 정설로 굳은

경제 침체의 원인은 이런 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대표적인 정책 실수가 통화 교환 비율을 고정 환율로

못박아버린 일이에요. 서독 화폐와 동독 화폐 교환

비율을 1대 1로 고정해 버렸다죠.


https://qz.com/442497/lessons-from-the-25th-anniversary-of-germanys-own-rocky-fiscal-unification/



이게 왜 문제가 되는지는 쉽게 아시겠죠. 시장의 자연스런

가격 결정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교환 비율을 정한 후 실제

까보니 동독 경제 수준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친 거에요.


서독이 동독의 국영 기업을 정리하기 위해 별도 국책

기관을 설립한 후 공공 매각에 들어갔는데 불하받은 서독

기업체가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거든요.


정책의 실수로 발생한 사회적 손실의 증대가 거시 경제엔

물가 및 조세 인상, 비용 증가 등의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구 서독계 국민들이 상당 부분을 감내야 했죠.


공식적 통계로 통일 프로세스를 완성하는데 정부가

투입한 예산이 2조 달러, 가계나 기업 등 민간이

떠안은 부담액이 3조 달러였어요.


독일 통일 비용은 보통 이렇게 5조 불로 추산합니다.

기존 프레임이 떠드는 액수가 여기서 나온 거고요.


남북한의 통일 비용은 어떤가요.


90년 당시 GDP 서너 배 차이가 나던 동서독에게

5천조 원이 들었는데, 시간 차 무시하고 GDP 차로

단순 계산해본다면…


한국 정부의 한 해 예산은 4천억 달러, 400조

거시 경제 GDP는 한 해 1400조 원으로 잡습니다.

(참고로 현대 독일의 GDP가 3천 조..)


문제는 대외 의존적이지 않고 개방 경제가 아닌

북한의 외적 규모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다는 건데요.


남한 GDP의 60~70분의 1로 대략 잡아 20조 원

웃도는 규모로 추산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고..


북한이 핵 실험 쇼 하며 팔아치우는 무기 수출로

한 해 10억 불 수입을 벌어들인다 하고 군사 경제와

비슷한 규모로 민간 경제가 따로 돈다고 가정하면…

(선군 정치의 사회주의 경제 특성이 그렇습니다.)


대략 2조 원 정도 계산이 나오는데.. 아무튼

남북한 GDP 차이로 하면 70배 이상은 잡아야 하겠죠.


어쨌든 동서독 경우에 비해 단순 계산으로도 20배는

넘겠고 시차에 따른 물가를 반영하면 더 늘어날테니

머리 아픈 숫자가 나올 겁니다. 5조불의 20배 이상..


그런데, 참으로 반갑게도 이보다 숫자가 적게 나오는

방식이 있다죠. 북미 회담 즈음하여 세계 전문가들이

언론에서 종종 거론하는 숫자인데요.


바로 북한의 경제 현대화 비용이라는 숫자입니다.

얼마냐고요. 10조 불이랍니다. 동서독의 단 두 배.


http://www.scmp.com/comment/insight-opinion/article/2151143/why-north-korea-set-become-next-big-thing-investors



70배가 넘어가는 남북한 경제 차이에 비하면

참 싸게 먹히는 일이 아닐 수 없네요.


단, 10조가 곧 남북 통일 비용이라고 속단하면 곤란해요.

이건 일종의 balancing 예산입니다. 너무 벌어진 남북한

균형을 맞춰 한반도 경제권을 균질화하는 비용인 거죠.


(또한 사회주의 경제를 자본주의 속성으로

형질 변환시키는 비용이기도 하겠죠.)


또한 이 10조불이 몽땅 한국에 부담으로 온다고

가정하면 안 되요. 젊은 계층에 퍼진 요상한 통일

비용 논리는 시작부터 사람 진빼는 프레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왔죠. 한중일

3개국이 함께 투자하고 함께 동아시아 경제를

이끄는 모양새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동아시아 경제 대국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봐도

이들 세 나라 뿐인데 현실적으로 누가 나서겠어요.


또한 여기서 10조불 추산을 하나의 예로 들었을 뿐이고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추산한 숫자도 얼마든지 있어요.


정세현 장관님 2013년 저서 2부 2장에 보면 통일

비용 계산에 대한 요약 설명이 아주 잘 나오죠.


2007년 노무현 정부 말기에 국회 예결위 제출용으로

중앙대 경제학자 신창민 교수님이 통일 비용 시뮬레이션을

실시하고 보고했었답니다. 얼마 나왔을 것 같아요?


이 때 계산이 불과 1조 불이 나왔답니다.

1조 불. 위 10조 불과 비교하면 10분의 1이죠?

어떤 방식의 시뮬레이션인지 따라 숫자는 달라요. 어쨌든.


세금 인상이 걱정되나요. 정부가 일방적으로 퍼주는

방식이라면 당연히 세수가 늘어나야죠. 사실 지금까지

역사에서 남북 교류가 일부 이런 식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SOC 건설 경기에 목말라 있는 한중일 인프라

기업들의 민간 투자를 유인하는 방향이라면 훨씬 더

자연스러운 연착륙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북한의 사회 인프라는 손볼 곳이 한둘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철도를 보세요. 당장 남북의 궤도 체계가 달라

전면 보수 전에 유라시아 철도 여행은 요원하답니다.


이런 작업을 자연스럽게 하나 하나 실현하는 일이

베를린 장벽 무너지듯이 깜짝 터지겠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갑자기 해서 일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통일 속도, 통일 비용 운운하는 프레임 논리의

이면에는 프로세스 중단을 바라는 농밀한 의도가

도사리고 있음을 알았으면 해요.


전부터 본 블로거 혼자 주장하는 건데

적어도 한 세대 넘게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러니 호들갑 떨지들 말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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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달러의 투자처, 한중일 3개국의 협력과 경쟁

http://www.scmp.com/comment/insight-opinion/article/2151143/why-north-korea-set-become-next-big-thing-investors




북미 정상 회담이 끝나고 홍콩의 유력 언론인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의 베테랑 기자가

한반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한중일 3개국이 대규모 투자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논조를 유지하는 것 같고 미국과 유럽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참가할 수 있다고 하네요.


투자 전쟁 발발 시점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종료하는 때이니

2020년 미국 대통령 재선이 임박한 때일 것 같고요.


이제 무기를 사용한 전쟁이 아니라 돈과 사람의 전쟁이

바야흐로 시작하려나 봅니다.


전문 번역본을 포스팅합니다.

저작권에 문제 있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Why North Korea is set to

Become the next big thing for investors

북한이 왜 최고의 차세대 투자처로 떠오르는가


To modernise North Korea’s economy, outside aid and investment – a great deal of it – will be needed from governments, multilateral agencies and private investors.

북한 경제의 현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 — 정부, 국제단체, 민간이 결합한 대규모 지원 및 투자



앤서니 로울리 칼럼

- 앤서니 로울리 기자는 아시아 경제 정책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베테랑 저널리스트입니다.


2018년 6월 16일 토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와 (퇴장이 아니라) 산보로 정상 회담을 마무리한 이 즈음, 북한은 다음 세대에 거대한 투자처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한반도 비핵화 완결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이기에 이 질문이 다소 이른 것일지도 모르겠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의 기술”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판결을 내리려 해보지만 싱가포르 회담은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적어도 경제적 함의의 관점에서 살펴본 회담의 반응은 즉각 포착할 수 있겠다.


싱가포르 협상 결과에 더 이상의 반전이 없다고 본다면, 이제 평양과 서울은 경제 및 군사 현안에 역점을 둔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경제를 현대화하고 싶은 욕망을 강조한 바 있으나, 혼자서 해낼 일이 아니라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아니면 통일을 앞둔 서독이 동독에게 했듯이 남한이 북한의 셈법을 도울 것인가. 정부, 국제단체, 민간이 결합하여 대규모의 지원과 투자를 쏟아부어야 할 텐데 말이다.


국제 원조로 본다면 한국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또 어쩌면 미국과 유럽까지도 달려들 것이다. 다자간 원조는 시간 문제인 셈이다. 여기서 좀 더 흥미를 자극할 질문인즉슨 민간 투자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은둔의 왕국에 진입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게임의 선제 주도권을 중시하는 투자 펀드 매니저들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종료하는 시점에 맞추어 우선 대북 사업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의 주식 투자라는 우회적 방안부터 개시할 것이다.


앞으로 수 주에 걸쳐 현대를 포함한 한국의 재벌 기업이 펀드 매니저들의 구미를 자극할 것 같다. 이런 점은 미쓰비시나 고마쓰 등 일본 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중국 기업은 두말할 나위 없다.


북한의 경제 개발이 중국식 외자 유치 특별 구역 모형을 좇아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포트폴리오 형태로 도전하는 투자 조합이 중국식 모형과 한국측 지분을 결합한 어떤 제3의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마저 있다.


외부 투자자들 입장에서 무한한 잠재적 기회가 열려 있음이 사실이다. 외국 수주 기업에게 매력적인 운송, 자원, 통신 등 사회 인프라 건설 기회 뿐만 아니라, 북한은 또 어마어마한 광물 자원을 보유한 나라이다.


북한의 산악 지형은 핵 실험장 뿐만 아니라 금, 철광석, 구리, 아연, 흑연 등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이들 중 일부 자원의 매장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도 하며 그 자산 가치가 10조 달러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우연히도 이 추정액은 북한 경제를 남한 수준으로 현대화하는 데 드는 소요 비용에도 얼추 근접한다. 이런 광범위한 광물 자원의 개발에 외국 자본과 기술이 필요할 것임은 자명한 이치이다.


투자 컨설팅 기업 위즈덤트리의 도쿄 지사장 제스퍼 콜은 말한다.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서서히 국제 경제로 들어설 채비를 갖춘다는 말은 엄청난 규모의 잠재 투자 기회가 열린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서독이 동독에게 했던 식으로 경제 현대화에 뛰어들기에는 남한이 북한에 치러야 할 비용의 규모가 비교가 안 된다고도, 콜은 지적한다.


동독의 경제 현대화 비용은 당시 공공 부문에서 2조 달러나 들었고 대부분을 서독에서 조달한 민간 부문 비용도 3조 달러에 달했다. 당시에는 두 나라의 상대적 경제 규모를 감안하여 그나마 해볼만한 수준이었다. 북한이 남한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범위의 10조 달러를 요구하려 들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한국과 중국, 일본이 함께 달려든다면 결코 불가능한 액수도 아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또 함께 한다면 더욱 수월해질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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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of Economic Policy,

South and North Koreas




남북한 경제의 짤막한 변천사를 짚고

미래를 그려 볼까요.




전후 한국의 경제 정책 특징



네 마리 용 나라들은 보통 공통적인 특성이 있어요.

적절하게 많은 인구, 그 인적 자원의 높은 지적 수준,

애매한 부존 자원, 중앙 집권적 정부, 선진국과의 네트워크..


즉 자원은 별볼일없고 사람이 재산인 나라들이죠.

대개 미국 및 서방의 원조를 바탕으로 기초를 다진 후

독재 성향의 중앙 정부가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했어요.


팔아먹을 자원이나 운용할 금융 자본이 많지 않으므로

노동 집약적 분야에 유치 산업을 지정하여 집중 육성해요.

저임금의 비교 우위를 앞세워 생산품의 단가를 낮추는 거죠.


초기엔 경공업으로 시작하여 이후 제철, 정유, 제련 등

기간 중공업을 공기업 기반으로 일으켜 생산 여건을 갖춘 후

가전, 기계, 자동차, 조선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행했죠.


멀리 갈 것 없어요. 박정희 정권 시기 섬유 공업에서 시작,

일본 배상금을 몽땅 베팅하여 포항 제철을 세우고 이병철과

정주영 등 재벌에 지원을 집중한 것… 다 이 방식입니다.


한국의 경제는 이런 수출 주도형 계획 경제에 힘입어

90년대 초반까지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이 덕분에 김영삼

정권 때 금융 시장을 개방하고 자유 무역 시대를 열죠.


(그러나 아직 체질이 허약한 경제 체제의 한계로 곧바로

IMF 크리를 맞습니다. 같은 시기 주요 아시아 국가들도..)


*유치 산업이란 계획 경제에서 성장의 기점으로 잡아

집중 육성하는 일종의 시드 머니 같은 산업을 일컬어요.

알렉산더 해밀턴 같은 관료 겸 학자가 내놓은 개념입니다.




현대 북한의 경제 변천사 요약



김일성 집권기 북한의 50~70년대는 소련과 중공을 좇아

중공업 중심 계획 경제를 실현하고 수입 대체형으로

자급자족 체제를 구현하는 데 있었어요.


그러나 소련과 중공이 그러했듯이 북한의 계획 경제는

심각한 균열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경공업 소비재 부문이

절대적으로 취약한 구조를 노출하고 말았죠.


80년대부터는 김일성 주석의 고령화로 김정일 위원장이

실질적으로 섭정하는 체계로 넘어갔는데 합영법을 도입하여

외국 투자를 유치하려 했으나 큰 성과 없이 실패했어요.


외국 투자단이 매력을 느낄 만큼 자국의 경제 요소가

비교 우위를 갖고 있음을 입증했어야 했는데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경직된 관료 체제가 이를 따라주지 못했어요.


또한 김정일 위원장 집권 기간은 공식적인 운영 구조가

군사-경제 병진 체제였습니다. 선군 정치라고 하는 그것..

자본주의 체제가 제대로 도입될 수가 없었어요.


별다른 대책 없이 몇 가지 치명적 정책 병크씩이나 경험하며

90년대 중반부터 널리 알려진 고난의 행군 시대를 겪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정책 기조는 베트남식 ‘도이머이’ 경제 개혁.

사회주의 독재 정치 기반을 굳건히 유지하며 자본주의 개방

경제로 체질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전략입니다.


2012년경 기존에 자생적으로 존재한 장마당을 인정하여

시장 경제 요소를 공식 편입하고 2013년초 경제 개발 5개년

계획을 입안합니다. 박정희 정권의 그것과 같은 겁니다.


아직 완전하게 자유 무역 체제로 개방하기에는 북한의 체질이

허약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입 대체 전략을 병행하는 것 같아요.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주요 제품을 자체 조달하고 있죠.




한반도 경제 협력 지구의 미래



북한이 완전한 개방 경제로 변화하기 위해선 자국 경제 요소의

대외 신용도를 국제적으로 인증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일단은 경제 제재부터 풀어야 하겠고요.


4.27 선언과 6.12 회담은 그런 경제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선결 조건입니다.


북미 관계의 해소를 통해 제재를 풀고 외국 투자의 유치 기회를

증대해 나가야 하는데 그 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한국의 정부와

기업이 능히 해낼 수 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새로운 경제 도약의 기회를 창출한 셈이니

그동안 성장이 정체되어 풀리지 않던 경제 해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고요.


지금은 그런 시대를 막 열어 젖히고 있는 문턱에

모두가 첫 발을 내딛고 있는 셈입니다.






"공감을 눌러 주시면 큰 힘을 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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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RK-US Summit 2018:

Look How Careful And Prudent Both Are




http://jangyune.tistory.com/entry/문정인특보-애틀랜틱-전문




역사적인 북미 회담이 있었고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이었나요.

본 블로거에겐 두 가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첫째, 의외로 너무 정중한 트럼프의 태도, 놀랐고요.

특히 이 점이 여러 측면에서 다양하게 관측이 됐습니다.

둘째, 4.27 때보다 한층 더 긴장하는 김정은 위원장.


신중함과 정중함으로 완연하게 무장하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상적이었음을 강조해요.


만나자마자 멱살 잡으려고 별러 대던 1년 전의

그 사람들이 맞는가 싶었죠? 파이어 앤 퓨어리..ㅎ

역시 정치는 말 뿐이야 싶기도 하고.


햄버거는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등장했다면 당장

전쟁이라도 났겠죠. 파트너를 조롱하는 뜻이니까.


오히려 동서양을 조합한 메뉴가 등장했어요.

이것도 역시 또 하나의 정중함이었어요.


특히 오후 기자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2천 8백만이 넘는 서울 인구가 전쟁 위험에 처한다’

(선제 공격이 말이 되느냐..는 꾸지람 섞인 멘트)


이 분이 미국 대통령이 맞나, 한국 대통령 수준의

발언 아닌가.. 눈물 날 뻔 했네요. 농담이 아니라 이 정도

원숙한 인식이라면 충분히 노벨상 자격 있다 싶어요.


물론 가만히 있으면 그런 인식이 만들어지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의 가이드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어요.

한국은 훌륭한 드라이버이고 일본은 패싱합니다.


미국 대통령께서 또한 한미 연합 훈련 중단과

주한 미군 철수를 논하셨어요.


한 달 전 문정인 특보 인터뷰에 득달같이 달려들던

그 쓰레기들 다 어디 갔나요. 문정인 교수는 만만하고

이제 미국 대통령까지 언급하는데 말씀들 해보시죠.


물론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통상적인 군사 훈련은 정기적으로 운용할 겁니다.

안 할 거면 한미 동맹은 뭐하러 유지하겠어요.


트럼프 말대로 돈이 많이 드는 이른바

전략 자산 투입은 앞으로 자제할 거에요.

정말로 돈이 많이 들고 그 부담은 우리도 지니까요.


주한 미군 철수는 대통령 혼자서 결정하는 일 아닙니다.

우리 입장에서도 결코 플러스될 일 없는 일이고요.


남북 경제 협력 지구 단계 정도까지 가는데 짧게 10년,

길면 20년 잡고.. 15~20년 정도 후에는 정치 공동체

통합의 여론이 형성되기 시작할 거에요.


실질적인 융합 통일로 가기 위한 실제적 정치 작용은

적어도 한 세대가 지난 30~40년이 흐른 후에야

눈에 띄는 움직임이 출현할 겁니다. 멀었다고요.


이 기간 동안 남북 교류는 경제와 문화가 중심일 거에요.

북한에 중진국 수준 정도까지 경제 성장이 이루어지고

남한의 정체된 성장률과 고령화를 서서히 해결하고..


돈이 오가고 사람이 오가고 정보가 오가는 동안

남북의 문화적 이질감 격차가 줄어드는 특이점에 점점

가까워집니다. ‘이제 우리 안 합치냐?’ 얘기도 슬슬 나오고.


…… 자자, 이런 시간이 앞으로 다가온다고요.

그 기간 동안에 미국 정권과 의회와 미군은 가만 있냐고요.

여기에 반응하는 중국은 가만히 있냐고요. 러시아는요.


‘저쪽 평화 분위기인데 미군은 저기서 뭐 하는 거지?’

한반도를 바라보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미국인들 입에서

이런 말이 슬슬 나온다고요. 평범하고 상식적인.


평범하고 상식적인, 아주 진보적이거나 똑똑하지는 않지만

미국 어디 가도 널려 있는 서민 백인층.. 이들을 대변하는

현재의 정치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정치 고단수는 아니지만 자국 우선주의 경향을 가진

트럼프는 지금 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판단을 하는 겁니다.


‘자, 평화를 만들어 가고 있쟎아. 미군이 왜 필요해?

미군은 저 골치 아픈 중동에 더 보내야 하는 것 아니야?’ 하고.


저 앞에 포스팅 다시 한 번 읽어 보세요.

문정인 교수님 인터뷰 내용의 골자가 이거에요.

미국의 여론이 철수를 요구할지도 모른다는 것.


이상한 제목으로 논지를 비틀어 왜곡할 일이 아니라고요.

멍청한 번역으로 무쓸모한 딴지 여론을 만들 일도 아니고요.


그러나 이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아요.

주한 미군은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주한 미군은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어쩌면 주한 미군이 북한의 안정에 도움될지도 몰라요.

중국이 저렇게 예민하게 나오는 거 보면 모르겠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는 말 그대로 사견일 뿐.

사견이 전부 정책이 된다면 미국이 왕조 국가입니까.


주사파도 아닌데 보수 기성 언론이 미군 철수

노래를 하는 거 보면 웃기지도 않죠. 안 그래요?


어쨌든 결론, 문재인 정부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는 좋은 운전자를 뽑았습니다. 오늘도 잘 뽑으시고.


사족. 데니스 로드맨께서 너무 안 돼 보이기도 하고

아참 웃으면 안 되는데 싶기도 하고 해서 링크 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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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대화의 진짜 주인공, 서훈 국정원장

https://www.wsj.com/articles/a-look-at-south-koreas-top-spy-and-negotiator-with-north-1520358409




미국 최대 일간지이자 경제지인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서훈 국정원장을 조명한 기사를 3월에 발표했었습니다.


왠만한 내용은 우리 인터넷을 뒤져도 능히 나오는 거지만

해외의 주목이 이채롭기도 하고 최소한의 내용만 잘 추렸네요.

원 저자의 동의를 얻어 번역을 공개합니다.


서훈 원장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많이 참조하세요.

역사적인 북미 회담 기념 포스팅..






A Look at South Korea’s

Top Spy and Negotiator With North

대한민국 최정예 첩보원이자 대북 협상가인 이 사람, 그를 주목하라


Suh Hoon has played a central role

in behind-the-scenes diplomatic outreach to Pyongyang

서훈 원장은 그간 평양과의 외교전에서

막후 실력자로서 활약해왔다



Jonathan Cheng and Andrew Jeong

jonathan.cheng@wsj.com / andrew.jeong@wsj.com


2018년 3월 6일



서울 — 지난 3월 한국의 대북 특사를 환영하는 김정은 위원장 주재 만찬에서 안경을 쓴 한 남측 관계자가 활짝 웃는 김 위원장에게 밀착하여 대화하고 있다.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이 북한의 대표 기관지에 대문짝 만하게 실린 바 있다.


각종 대북 방첩 작전과 잠재적 위협에 관한 정보 분석에 잔뼈가 굵은 이 사람이 바로 한국의 최정예 첩보원이기도 한 서훈 원장이다. 수년 간 그는 김씨 왕조 평양과의 외교전에서 막후 실력자로서 활약해왔다.


올해 예순 셋의 정보 관료로서 그는 지난 2000년과 2007년의 두 차례 남북 정상 회담을 가능케 한 백채널 가동에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두 번의 회담 관련해서는 현 김정은 위원장의 작고한 부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남을 가진 바도 있었다.


북한의 진정성 있는 의도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일고 있는 시점인 바, 평양과의 대화를 주도해온 서훈 원장은 곧 워싱턴에서 미 행정부 관계자를 만나 남북 회담에서 체험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또한 그는 한미 동맹을 열렬히 지지한다며 지난 해 국회 청문회에선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한다 할지라도 주한 미군 철수 주장은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오랫동안 대화 국면이 전개될 때마다 정보 관료들이 남북을 오가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1972년 7.4 남북 공동 성명은 한국 대통령이 중앙정보부장을 평양에 급파하며 얻은 결과였다.


1953년 한국 전쟁 휴전 단 몇 달 후에 출생한 서훈 원장은 온 일생을 남북간 체제 경쟁에 관한 직무 수행에 바쳤다. 1979년에 당시 중앙정보부에 입직한 후 28년간 차근차근 고위직으로 경력을 다져왔다.


1997년 7월에는 한국 관료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 파견 근무라는 명을 받아 1994년 북미간 핵동결 협상의 일환이던 경수로 건설 사업단의 일원으로 북으로 갔다.


서훈 원장은 동해 연안의 신포시에서 2년이나 살았다. 그의 2008년 저서를 보면 당시 북측 당사자를 상대하기가 꽤 힘겨웠다고 전한다.


“주변 식당에 걸어갈 자유, 동네 해변가를 산책하는 일, 개인 신변잡기 같은 아주 사소한 일 하나하나가 북측과는 협상의 거리였다. 이런 사소한 협상도 쉽지 않았다.”


서훈 원장은 이후 남북 정상 회담을 기획하게 되면 더 광범위한 경험을 하였으며, 특히 이 과정에서 현 위원장의 부친이자 북한 최고 지도자였던 김정일 위원장과 꽤 오랜 시간을 함께 하게 되었다.


“김정일 위원장이 서 원장을 신임했다.”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였으며 2005년에 서훈 원장과 방북한 정동영 의원은 말한다. 당시 회담의 목표가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일이었는데 서훈 원장과 김정일 위원장이 다섯 시간을 연이어 회의를 했다고 한다.


“서훈 원장이라면 김정은 위원장과 할 수 있는 한 많이 사소한 부분까지도 대화할 것 같다. 또한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 이야기하며 분위기를 풀 수도 있다.” 정동영 의원은 말한다.


2008년 서훈 원장은 북한의 핵 전력 체제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냈으니 핵 개발의 목적이 북미 협상에서 체제 안전을 담보로 하기 위한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북한의 핵 전술 추구가 결코 항구적인 전략일 수 없음은 자명하다.” 이후 별도 단행본으로 발매한 박사 논문을 서훈 원장은 역설한다. “왜냐하면 외교 전략을 그런 식으로 펴봤자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성장에 제도적 한계로 작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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